[프라임경제] 직선제 국면이었다면 문제가 좀 다를 수도 있었을까? 고려대학교 차기 총장 선거를 둘러싸고 연구윤리(논문 자기복제) 논란이 새로운 시사점을 던져 눈길.
금년 치러질 고려대 총장 선출 과정에 후보로 총 7명이 등록한 바 있다. △김동원(58·경영학과) △ 남기춘(56·심리학과) △선경(61·의학과) △이두희(61·경영학과) △정영환(58·법학전문대학원) △정진택(58·기계학부) 교수 등 현직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현직이 아닌 인물 중에서도 최광식(65) 명예교수도 등록해 눈길을 끌었다.
고려대의 위상을 반영하듯 이번 후보군에도 워낙 쟁쟁한 인물들이 많지만, 이 가운데 최 명예교수는 단연 돋보이는 이력의 소유자라 선거 국면에서 특히 관심을 모았었다. 1995년부터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로 근무한 2008년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부임했고, 문화재청장을 지냈다. 문화재청장을 채 1년도 하지 못한 상황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지명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폴리페서'로 분류하는 건 지나치지만, 보수정권이자 고려대 학맥으로 분류되는 MB정권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는 평은 불가피하다는 것.
문제는 그가 장관 후보로 청문회를 거쳤을 때, 논문을 둘러싼 잡음이 있었다. 일명 논문 푠절 및 이중게재 논란에 대해 최광식 당시 장관 후보는 청문회에서 "인용부호를 하지 않은 것은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이렇게 해명한 것도 왜 부적격 판단의 근거가 됐을까?
당시 야권(지금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비판 의견이 대두됐다. 민주당 측에서는 "저작권 분야를 담당하는 (문광부) 장관으로 차후 중복게재 및 자기표절 등에 있어 좋지 않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관으로 일하던 시절의 최광식 고려대 명예교수. ⓒ 문화체육관광부
만약 이번 선거에 일찍이 총장 직선제가 도입됐었다면, 젊은층에서 이런 논쟁에서 긍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후일담이 뒤따른다. 혹은 아예 후보 등록 문제를 신중히 고려했을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
학내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완전한 총장 직선제의 꿈. 동덕여대·홍익대에 이어 고려대에서도 올해 총장 직선제 도입은 무산됐다. 특히 고려대는 김태구 총학생회장이 단식 노숙 농성까지 하며 결연한 의지를 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미 제20대 총장선거 레이스가 시작된 마당에 규칙을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결국 법인과 교수의회, 교우회의 논의 끝에 이번은 기존 선출 방식을 고수하기로 했다. 기존 룰에 따라 차기 총장은 1차적으로 교수의회가 투표를 진행한다. 여기서 6명을 추리는데 이들 중에 법인과 교수, 교우회, 직원, 학생으로 꾸려진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가 3명으로 압축하면 이사회는 그 가운데 1명을 낙점하게 되는 것.
하지만 완전 직선제가 이번에 도입되지 않았다고 해서 윤리 문제 등 여러 이슈가 터질 때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가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단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해석도 나온다.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는 교수 15명에 교우회 5명, 법인 4명, 교직원 3명 등으로 구성되나 학생 측도 3명을 보내는 등 총 5개 단위 대표로 구성된다. 이들이 1인당 각 3표를 행사해 최다득표자를 추린다. 따라서 동문들과 학생 등에서 학교 체면을 대단히 생각하는 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다.
아울러 앞서 말했듯 교수의회의 1차 필터링이 가동되는데, 여기에서부터 강경한 의견들이 결정 방향에 작용할 수도 있다.
아울러 향후 직선제를 도입할 경우, 유사한 문제가 터진다면 고려대는 어떤 선택을 할까 귀추가 주목된다는 전혀 다른 관점도 나온다. 이번 선거 와중에 논문 문제가 큰 이슈가 될지 자체보다도, '이 다음'에 대한 관심이 어쩌면 더 중요한 국면이라는 의견인 셈이다.
고려대가 이번 선거 국면에 '부수적'으로 얻은, 그리고 앞으로 진지하고 오래도록 풀어야 할 '원로가 던져준 도덕성 방정식'인 셈이다.
이유나 기자 | ays@newsprime.co.kr | 2019.01.18 13: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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