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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국민연금 손댄 파렴치한" 진짜 아닌가…ISD 맞은 국가만 봉

[이재용과의 기리 ①] 삼성바이오 사태로 해묵은 모직+물산 합병시 이익 논란 입증 가능성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8.06 00:21:04

[프라임경제] 바둑이나 장기의 이치를 '기리(棋理)'라고 한다. 삼성은 애플과 어깨를 견주는 삼성전자 등 여러 굵직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고, 우수한 품질과 '관리의 삼성'이라는 합리적 이미지를 세계에 심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세부적인 일처리에서는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지배권 상속에 많은 역량을 낭비한다는 지적도 받는다. 창립 80년, 이제 이재용씨와의 기리(きり:끝)을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6일 삼성전자를 방문, 과연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면담에 이어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 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때 높아졌으나, 청와대 일각에서 김 부총리에게 일정한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사이의 문제를 단순히 '잡음' 내지 '투자 구걸 논란'으로만 볼 것인가? 세인들은 아직 범죄집단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삼성에 정부가 일반적인 협조를 구하는 선이면 모를까, 아쉬운 소리를 하며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이 부회장이 아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 몸이라는 '불확실성' 때문만은 아니다. '통합 삼성물산' 즉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쳐져 탄생한 조직의 여파가 아직 우리 사회를 헤집고 있고, 그 성격에 대해서도 법적 논란을 상당 기간 지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이 이슈에 또다른 논쟁거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공시누락 의혹을 겹쳐보면 문제점이 더 극명히 드러난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통합시 비율 산정 때문에 ISD, 국민연금 간섭이 논점?

한국 정부를 상대로 일명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가 지난달 접수됐다. ISD를 건 쪽은 엘리엇 펀드.

삼성물산 합병 견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간 합병 비율을 어떻게 매기는가는 양쪽 주주들 모두에게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익의 폭이 달라지는 첨예한 문제였기 때문.

그런데 엘리엇은 이 문제에서 우리 당국이 국민연금의 팔을 비틀어 삼성그룹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유리하도록 투표했다고 주장한다. 이런 잘못된 판단과 투표로 인해 이상한 합병 비율로 일이 일사천리 진행됐고 그 와중에 손해를 봤으니, 이를 원인을 제공한 정부 당국에서 물어달라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교정 공무원들의 인도를 받아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 뉴스1

엘리엇의 주장에는 사실 일리가 있다. 삼성 측이 제시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의 합병 비율(1대 0.35)은 삼성물산 가치가 제일모직의 1/3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삼성물산의 이 같은 가치 저평가에 엘리엇은 불만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최순실씨 등에 대한 접근, 로비 등 의혹이 일었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들인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등이 삼성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에 유죄 판결(하급심 판결)이 나온 바 있다.

채준규 당시 팀장은 원래 합병 적정 산술치가 1대 0.46로 나온 것을 삼성 의도대로 맞춰주느라 합병시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난다는 과장을 한 것으로 알려져 해임처리됐다.

다시 '이재용 문제'로 돌아가 보자. 이 부회장은 자기 재판에서 일반인들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에 손실을 끼쳤다는 의혹이 일자 "연금에 손을 대는 파렴치한이 아니다"라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국민연금 관련 대목, 즉 경영권 승계를 위해 포괄적 뇌물을 썼다는 박 전 대통령과의 부정 연루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무죄를 받은 바 있다.

누구는 유죄, 누구는 무죄? 이상한 상황 속 또다른 퍼즐

ISD 문제를 간단히 요약해 보자. 국가가 부당하게 해외 투자자를 대우하는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옵션에 따라 투자자-국가소송(ISD)이 제기될 수 있고, 실제로 엘리엇이 이를 사용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이 바이오로직스 제3공장을 방문한 모습. ⓒ 뉴스1

그런데 국민연금의 부당한 의사 결정에 일부 개입한 관료-담당 고위직 내부인사 등이 처벌받은 하급심을 보면 이는 한국 정부에 불리한 것 같고, JY가 포괄적 뇌물 청탁 부분에서 무죄를 받은 것을 보면 이는 엘리엇의 논리 전개에 부담인 것 같다.

엇갈리는 판결로 사정이 모호해졌다는 뜻이다. 청탁을 안 했는데도 부당하게 국민연금 등이 알아서 삼성 승계 처리에 장차적으로 큰 그림에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우연히 도왔다'는 퍼즐이 완성된다.

다시 이야기하면, 삼성그룹 그리고 이재용 일가 등이 삼성물산 값어치가 합병 당시(국민연금이 대주주로서 투표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당시)를 전후해서, 제일모직 데비 부정하게 평가되는 사정이 있었다는 인식을 가졌는지 사정을 볼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 주변에서 삽질을 하고 있는 것에 앞서 삼성 스스로 '빅 빅쳐'를 그리고 있었다면, 이런 부정한 사정을 '악용'한 데 따른 책임 소재를 따질 필요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 퍼즐은 우연한 기회에 삼성바이오로직스 건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싱거운 검찰 고발 내용이라고? 적극 활용 필요성 높아

여기서 이야기는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넘어간다. 삼성의 차세대 먹거리는 바이오 등에 있다며, 부친 이건희 회장의 와병 사태 직후부터 이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인 것을 아직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합병 전 제일모직이 거느렸던 회사 중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있다. 이 업체는 지난 2011년 설립 후 적자에 시달린 바 있다. 그럼에도 지난 2012년 합작사인 미국 바이오젠(Biogen)사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바이오에피스)를 공동으로 설립하는 등 업무 추진에 박차를 가했었고 바이오 산업 발전에 대한 그룹 측의 의지로 풀이됐다.

바이오에피스가 설립될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에피스 지분 중 91.2%를 보유했다. 반면 바이오젠은 5%의 지분만 가진 상태였다.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주주 간 약정에 따라 바이오젠에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됐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바이오젠은 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50%-1주’(49.9%)까지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렇게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요소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회계연도 이전까지 이를 고의로 공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뒤늦게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회계년도 당시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로 전환하는 무리수를 뒀다. 상장이 이뤄지기 전 처리 상황이라 당기순이익과 기업가치 등이 불어나는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부당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일명 '분식회계 논란'이다.

다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가진 회사, 제일모직 쪽으로 이야기를 돌려보자. 지난 2015년 7월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비율 처리에 대한 잡음이 있었던 것 그리고 그로 인해 ISD까지 빚어지는 등 국제 분쟁까지 불거졌음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바이오에피스 회계 처리 방식, 그리고 삼성바이오와 외국 업체 바이오젠 등 사이의 옵션이 제대로 공시가 안 된 사정은 결국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요약할 수 있다.

제일모직이 거느린 회사가 콜옵션 행사 등으로 지분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정황 등이 정확히 고려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그리고 회계 방식에서도 관계사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값어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매겨졌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등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콜옵션을 제대로 공시하고, 이를 부채로 반영했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줄고 이에 따라 이 업체의 최대주주인 제일모직의 가치도 떨어졌을 것이므로, 통합 삼성물산 탄생 당시 비율이 삼성물산에 당연히 더 유리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런 터에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은 검토를 거쳐 결국 분식회계에 대해서는 결론을 못 내고, 콜옵션 관련 공시를 누락한 점만 문제로 지목해 검찰에 넘겼다. 그래서 다소 싱겁다는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콜옵션 숨겨 값어치 흔든 게 본질, 분식으로 상장은 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JY 등 3세 지배구조 승계 문제에 적극적으로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상황 시나리오나 영향력 분석 없이 회계 처리 등을 '오로지 바이오 산업 미래' 때문에 단행했을 것으로 풀이하기는 어렵다. 국민연금을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움직이려 했는지와는 별개로, 국민연금 등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사이의 저울질을 할 때 또다른 장난을 친 것은 분명한 것.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때 회계를 관계사로 처리를 바꾸지 않았더라도 증시에 상장하는 자체에 문제가 없었다면서 특혜론을 부정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적자 업체도 상장을 할 수 있게 굳이 고치는 게 특혜가 아니면 무엇이냐는 반론도 나온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후 2015년 말까지 누적된 주주 유상증자 금액이 1조2000억원으로 자본이 충분했을 것이라는 점을 덧붙일 필요가 있다. 굳이 상장 이벤트를 통해 또다른 그림을 만드는 데 동원된 것이지, 회사 자체의 내실을 위해 상장이 급한 터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고 보면, 고위 관료와 국민연금 고위층을 구워삶는 고공 로비 외에도 삼성은 이미 충분한 사전정지작업을 통해 합병 비율 조작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그 폭이 얼마이든 간에 이것도 이 부회장에 의한 파렴치한 연금 손대기로 못볼 바가 아니다.

참고로, 위에서 잠시 언급한 바 있는 참여연대 추산 자료, 즉 콜옵션을 감안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 변화와 이로 인한 연쇄 파장 가능성을 보자. 새로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적정합병 비율은 1대 0.35가 아니라 자그마치 1대 0.5가 됐어야 옳다.

국민연금이 내부 보고서를 고쳐주고 난리굿을 치른 게 불과 '1대 0.46에서 1대 0.35로 맞춰주기'였음을 상기해 보면, JY가 법정에서 울먹인 것은 악어의 눈물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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