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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착 KTX 승무원 증언…'뒷차 입석 승객 위해' 앞차 노선변경?

지연폭 줄일 고민은 않고 각역 지령받아 '정차역 추가' 무리수…직원 휴대 PDA장사도 쏠쏠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7.30 10:13:18

[프라임경제] 29일 밤~30일 새벽 KTX 20여대 등 고속열차가 대거 연쇄 지연 운행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단순히 신호기 고장으로 인한 불가항력에 '준하는' 경우로 수천명의 고객 피해가 모두 인정되기에는 그 이후 대응 과정에서 '주먹구구와 인재'로 논란을 키운 구석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연 운행되면서 항의와 환불 요구 등이 쏟아지는 것에 대처를 완벽히 하지 못 하는 사정도 인력으로 안 되는 일로 합리화될 여지가 없지 않다. 교체 처리를 요구하는 승객에게는 그야말로 '떼법이 앞선다'는 잘못된 인식마저 심어주고 있는 정황이 드러났다.

29일 예정시간 대비 1시간30분 가까이 늦어진 부산역 출발-서울역 도착 164편을 예로 들어 보자(부산-울산-신경주-동대구-대전-천안아산-광명-서울역이 통상적인 시간표).

당초 이 KTX 고속기차는 밤 9시3분 울산역에서 승객을 태우고 지나치게 돼 있었으나 부산 출발 당시 앞서 출발한 기차들이 대거 연착되면서 대기 상황에서 지연 운행됐다. 

울산역에 들어섰을 때는 이미 정상시간 대비 약 35분 늦어진 상황. 당시 앞서 운행됐어야 정상인 162호 KTX 열차도 지연 도착한 후 떠난 터이고, 이때 안내 방송은 "서울행 입석을 원하는 경우 탑승하기 바란다"고 했다.

164호 열차는 동대구역에 40분 지체(밤 10시15분) 입성, 그런데 이 열차는 당초 정차역이 아닌 구미역에 10시48분 정차했다(밤 10시48분). 이후 대전 등 당초 정차역을 거쳐 영등포(원래 164편 정차역이 아님: 익일 12시25분)을 거쳐 서울역에는 출발 다음날 12시30분에 종착했다.

일단 타서 표 교체하면 된다, 합리적인 것 같지만? 

여객전무(발권과 개표 점검을 위해 차내에 상주, 돌아다니는 승무원)에게 상황을 문의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앞서 열차들이 지연 도착한 상황에서, 앞의 열차(그나마 이조차도 정상 시간표 대비 늦게 운행 중인 것)에 입석으로라도 먼저 타기를 원하는 이는 타라고 안내 방송이 나왔다. 그런데 발권이나 교환 방법에 대해서는 방법 안내가 없었다. 이런 경우, 승객이 각자 발권 데스크에서 환불, 앞 열차의 입석 표 주문을 하고 타야 하나?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나?

▲ 안내 방송이 지나치게 상세한 경우 오히려 혼선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요점만 안내한 것으로 생각해 달라. 일단 일각이 급한 승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분들은 먼저 들어온 차의 입석으로라도 타기를 원할 수 있다. 안내 방송에 따라 다른 조치없이 급히 승차부터 먼저 한다면 (뒤의 기차 표를 제시하고) 이를 승무원이 환불 처리하고 입석 혹은 기차 사정에 따라 (차내에서) 좌석 표를 판매처리할 수 있다.

- 지연 도착한 것은 승객 잘못은 아닌 것 같은데, 운임 적용은 어떻게 해 주나?

▲ 이런 경우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 처리를 할 수 있고, 새로 구매하는 입석 혹은 좌석 표를 결재할 수 있다. (좌석 사정 등은) PDA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정확히 실시간 점검 적용이 가능하다.

- 이 164호 기차는 원래 구미역에 정차하지 않는 차다. 그러면 오송 등도 모두 서게 되나? 

그건 지금 당장은 알 수 없다.

어떤 사정인 건가? 지연에 따라 불편 해소를 위해 모든 역에 정차를 하면서 승객을 다 태운다는 게 아닌가?

그건 아니다. 열차에서 임의로 정차역을 택하는 게 아니고, 역에서 정차 요구가 들어오는 경우 세울 수(승객을 태울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구미역에 원래 일요일 통상적인 시간표대로 구미역에 정차해서 사람이 탈 경우를 추출해 보면, 이게 왜 큰 문제인지를 알 수 있다.

코레일이 신호 문제로 20여대나 지연 운행되는 일이 지난 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벌어졌다. 피해 승객만 수천명. ⓒ 뉴스1

자기 역에서 입석 주문하면 다른 차까지 세워주는 '억지' 

운행 스케쥴표 전반을 종합하면, 이 구미역 승객 예정은 일요일 밤 10시14분에 탈 166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승객이라고 특정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하면, 연착 등 상황에서 지루하거나 당혹스러운 것은 어느 역 이용자이든 어디 목적지를 향하던 승객이든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런 문제의 매듭을 풀 때에는 선후좌우관계에 합리적 원칙이 있어야 한다.

다른 기차(그게 원래 타려던 차의 앞차이든 혹은 뒷차이든) 대혼잡 상황에서 다른 차를 타고자 하는 이에게는 원래 표의 취소 수수료 부담 없이 환불, 다른 표로의 교환을 원활히 이어주면 된다.

이런 경우에는 혹시 차량 안이 혼잡해지는 무형의 문제가 생긴다 손치더라도, 다른 이들의 불만이 나올 여지가 없다.   

그런데 166호 열차 이용 예정 승객이 구미역에서 강한 어필을 하는 등 부득이한(?) 사정이 생길 때, 그렇잖아도 이미 지체돼 운행 중이던 앞열차(164호 기차)에 '일단 태워준다'는 서비스 정신을 발휘하는 건 문제가 다르다. 

그렇잖아도 늦어지고 있고, 원정차역이 아닌 다른 역에 들르면서 다른 지체 사정이 더해질 고도의 개연성(실제로 울산에서 30분가량이던 지체 사정이 연달아 45분, 1시간 뒤이어 1시간30분까지 늘어난 점에는 연속 지체로 인한 교통정리 이상의 문제가 겹쳤다고 볼 수 있다)을 안고 있는 앞차의 승객들에 대한 계약 불이행이 되기 때문이다.

열차가 각종 사정에 따라 지체되는 것은 상식적으로 혹은 법리적으로 감수할 수 있는 것이지만, 다른 차(뒷차)의 승객 편의를 위해 다른 역에 들르게 처리해서까지, 원래 노선 대비 일부나마 멀거나 잠시나마 완행이 되는 불이익을 164호 승객들이 감수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형 만한 아우 있네? 수서행 SRT는 다르던데 

이렇게 원래 내용과 과도하게 달라지는 사정을 계약의 지체로 어물쩍 넘어가거나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고 지연 운행에 대한 일부 환불 적용으로 떼운다는 건 문제가 있다. 

이건 계약의 지체가 아니고, 임의로 코레일(특정 역 직원) 측에서 내가 탄 차를 불분명한 사유로 '임시차편(전혀 다른 편명을 달아야 원칙)'으로 돌린 것이므로 "조건에 불합리하다"며 끝내 동의하지 않는 이가 있으면, 운송계약 불이행으로 애초부터 다시 정산해야 한다는 논란을 면할 수 없다.  

이런 시비를 미리 예상한 때문일까?

KTX 등 연착 운행 여파로 새벽에 갑자기 택시를 기다리는 장사진이 생겼다. ⓒ 뉴스1

실제로 같은 지연 운행 사정에 말려든 SRT는 KTX와 달리 "이 기차는 임시운행 SRT"라고 플랫폼에서 안내 고지하는 한편 "서울역까지 모든 역에 정차하겠다"는 점을 거듭 방송했다.

플랫폼에서 지나치게 길거나 자세한 설명을 하기 어렵다는 소리도 있으나, 최대한 간명하게 처리하면서 논쟁 여지나 컴플레인 소지를 처리할 슬기로운 방안인 셈이다. 

SRT의 경우, KTX에서 아예 별도법인화를 하려 했으나 이 점만 일단 보류된, 코레일 KTX의 동생 격인 운행 채널이다. 역사와 연륜이 더 짧은 노선에서 오히려 같은 위험 상황에서 더 기민하고 깔끔한 처리, 그러면서도 승객들을 위해 모든 역에서 서는 걸 다른 이들에게 이해를 미리 잘 구할 수 있는 묘수를 찾은 것. 

기존 운행방식의 매너리즘에 젖은 많은 코레일 직원들이 이런 SRT의 자세를배울 필요가 있음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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