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의 회계기준 위반 안건에 대한 고의성'만' 인정했다. 공시 누락 부분에 대한 징계는 내렸으나 가장 큰 쟁점이 됐던 자회사 자산 가치 확대 혐의 결정은 유보한 것. 결국 '삼바사태'는 장기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삼바의 주가 향방 또한 단언할 수 없다. 당장은 상장폐지 우려를 피하게 된 삼바지만 분식회계 일부를 인정한 증선위의 결론에 이날 시장은 불안감을 드러냈다. 특히, 삼바 사태로 덩달아 흔들렸던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 금감원에 책임 떠넘긴 증선위…삼바 "유감이다"
전날 증선위는 임시회의를 열고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 공시한 삼바에 대해 담당임원 해임권고, 감사인 지정 및 검찰고발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임시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명백한 회계기준을 중대하게 위반했고 그 위반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고의로 공시를 누락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공시 누락 고의성을 인정했다.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재 수위 발표하는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 뉴스1
이는 삼바가 미국 바이오젠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부여했지만 이를 공시하지 않은 것에 대한 판단이다.
다만, 주요 논란거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부당하게 변경했는지와 관련해선 결론을 유보했다. 사실상 금융감독원에 재감리를 요청했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부당변경 지적에 대해는 금융감독원의 감리조치안을 다각도로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금감원이 이 부분에 대한 감리를 실시한 후 그 결과를 보고해 줄 것을 요청하기로 의결했다"고 언급했다.
현행법상 감리 위탁기관인 금감원은 증선위의 감리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 금감원은 2015년 이전의 회계처리 문제까지 살펴야 한다는 금융위의 입장이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인 금감원 감리결과가 1년 이상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논란 시기는 더 길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증선위 조치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행정소송 등 법적 구제수단을 강구하겠다는 공식입장을 전했다.
회사 측은 "금융감독원의 감리, 증선위의 심의 등 모든 절차에 성실히 임해 회계처리의 적절성이 납득될 수 있도록 소명해 왔다"며 "그런데도 이런 결과가 발표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IFRS(국제회계기준)에 따라 모든 회계처리를 적법하게 이행했다"며 "향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 보호를 위해 회계처리의 적절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행정소송 등 가능한 법적 구제수단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금감원은 1년여간 특별감리 끝에 삼바가 고의적으로 회계기준을 위반했다며 제재에 착수한 바 있다.
◆실질심사는 'NO'…제약·바이오 불확실성은 '해소'
삼바는 상장폐지 절차 중 하나인 실질심사는 받지 않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증선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심의 결과발표 직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알렸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검찰 고발·통보가 된 상장사는 상장적격 실질심사 대상이 되지만, 그 위반이 공시 상 주석미기재에 의한 것이라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공시누락 자체는 당기순이익 또는 자기자본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날 증선위가 갑자기 긴급회의를 연다는 소식에 상승했던 삼바는 오후 4시 긴급 브리핑까지 예고되자 '무혐의' 기대감에 장중 5% 넘게 올랐다. 그 이후 상승폭을 줄여 전 거래일 대비 3.37% 올라 정규장을 마감했다.
오후 4시 증선위가 회계 위반을 인정하고 담당임원 해임권고, 감사인 지정 및 검찰고발 조치 결정을 내리면서 삼바는 시간외 거래에서 하락해 결국 하한가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간외거래에서 전날 종가 42만9000원 대비 9.91% 하락한 38만5500원에 거래됐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에이치엘비 등 정규장에서는 상승 마감한 주요 바이오 기업들도 시간외 거래에서는 모두 약세로 돌변했다.
이날 오전 9시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됐던 삼바는 하락폭을 키우다 전일 대비 6.29% 떨어진 40만2000원으로 장을 끝냈다.
그럼에도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와의 비교,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실제로 상장 폐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만약 이번 건으로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 된다면 이는 제약·바이오 섹터뿐 아니라 우리나라 주식시장 전체에 대한 디스카운트로 확대될 수 있어 주식시장에 미칠 충격은 매우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징계가 일부 정해지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이슈는 제약·바이오 섹터의 불확실성을 증대시켰다"며 "이번 증선위 결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발 섹터 불확실성은 일단락됐다"고 진단했다.
오병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슈는 기본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개별기업의 문제"라며 "이제는 회계이슈로 인한 업종 센티멘트 악화에 따라 주가가 하락한 바이오 기업들의 매수를 고려해 볼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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