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로 우리는 왜 베트남을 택했나. 단순히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을 이긴 유일한 승전국, 10년 전 닥친 극심한 경제 위기를 이겨낸 베트남. 부지런하고 강인한 이 나라에 6.25와 IMF를 극복한 우리 기업들은 매력을 느낀다. '꾸엔루(매력있는) 베트남'과 거기서 뛰고 있는 한국 경제인들을 만나보자.
차에서 내리자 단정한 복장의 직원들이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넨다. 호텔 로비는 지나친 화려함보다는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의 인테리어에 집중한 모습이다.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는 로비에는 업무를 위해 방문한 비즈니스 고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각자의 업무에 몰두하고 있다.
체크인을 하기도 전 한국인 직원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친절한 직원들이 24시간 상주하며 고객의 살뜰히 챙기는 곳.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롯데 레전드호텔 사이공(이하 롯데호텔)'의 일상이다.
롯데호텔은 지난 2013년 3월 베트남 호치민의 레전드 호텔을 인수해 '롯데 레전드 호텔 사이공'으로 호텔명을 변경하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롯데 레전드호텔 사이공은 롯데호텔이 모스크바에 이어 해외에 문을 연 두 번째 호텔로, 롯데호텔은 롯데 레전드호텔 사이공의 지분 70%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 2001년 10월 개관한 롯데호텔은 각종 국제행사와 국빈의전에 활용된 유서 깊은 호텔로 명성을 쌓아왔다. 17층 규모에 △283개의 객실 △6개 식음업장 △연회장 △야외수영장 △피트니스센터 등을 갖췄다.
◆"호텔 운영 노하우 살려 고객 다변화"
롯데호텔 주 고객층은 비즈니스 고객들이다. 업무차 베트남을 방문하기 때문에 주말이 아닌 화, 수, 목 주중에 만실 비중이 높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곳은 현지인들보다는 한국과 일본에서 온 고객들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송중구 롯데 레전드호텔 사이공 총지배인. = 추민선 기자
송중구 롯데 레전드호텔 사이공 총지배인(상무)은 "현재 호치민의 제 1, 2의 투자국이 일본과 한국이고 아무래도 롯데 브랜드 인지도가 양국에서 높기 때문에 일본과 한국인 고객이 전체 고객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며 "베트남의 호텔이지만 자국민은 3% 정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고객확보를 통해 꾸준히 매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거래처를 더욱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미 롯데호텔은 홍콩, 싱가포르 등에 위치한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송 상무는 "고객 다변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다수의 해외 계약이 이뤄졌다. 아시아 고객 유치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올해 연말에는 한국, 일본 고객과 비슷한 비율로 전세계 고객 비중을 늘리고자 한다"고 힘줘 말했다.
롯데호텔은 비교적 조용한 강변에 위치해 있으며 시내 접근성 또한 나쁘지 않은 점도 비즈니스 고객들이 많이 찾는 이유다. 이로 인해 재방문 고객 비중도 높은 편이다.
실제 지난해 총 9만2120명 투숙객 중 재방문 고객은 3만6409명으로 39.5%에 육박한다. 약 40%는 단골이라는 의미다.
비즈니스 고객의 방문이 주를 이루고, 재방문율 역시 이들 고객으로 이뤄지면서 객실 매출도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처음 영업시작 당시 연평균 판매율이 57%였지만 지난해에는 약 80%까지 늘어났다. 2013년 대비 22%정도 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영업이익은 무려 77% 상승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송 상무는 "매년 15%씩 영업이익이 늘어나고 있다"며 "올 상반기의 경우도 약 20%이상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매출은 9% 신장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롯데호텔로 연수…직원 자부심↑·이직률↓
현재 롯데호텔 사이공은 꾸준한 매출 상승과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베트남 내 최고급 호텔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위치에 올라서기까지 힘들었던 시간도 있었다. 특히 사회주의 국가라는 점과 현지인들의 높은 이직률은 롯데호텔뿐 아닌 베트남에 진출한 모든 기업들이 안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롯데 레전드호텔 사이공 내부. = 추민선 기자
송 상무는 "한국인의 정서와 정말 많은 점이 닮았지만, 사회·문화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다. 이곳은 사회주의이기 때문에 공권력이 강하고, 실업률이 낮아 잦은 이직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을 두고 합법적으로 극복하다 보니 공기관들과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됐다. 여전히 하급직 직원들의 이직률은 높은 편이지만, 간부사원 이상은 타 호텔과 달리 이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롯데호텔 직원들은 수준 높은 서비스 교육과 함께 한국 롯데호텔을 방문해 연수를 받는다.
송 상무는 "호치민 시내에서 롯데호텔은 교육을 제일 힘들게 한다는 호텔로 유명하다"며 "한국의 우수한 스텝이 와서 주기적으로 교육도 하고, 한국으로 연수도 간다. 우수한 교육을 받고, 한국의 롯데를 직접 경험하면서 직원들은 롯데호텔 직원이라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직접 운영 강점…롯데그룹과 시너지 효과 '톡톡'
글로벌 호텔들의 각축장으로 불리는 호치민에서 롯데호텔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직접 운영'에서 나온다.
호치민에는 글로벌 체인호텔들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들 호텔들은 위탁경영을 선택해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서비스 개선이나 교육 등이 지체되는 문제점이 있다.
반면 롯데호텔은 직접운영을 통해 빠른 투자가 가능하다. 투자 이외에도 호텔의 개선이나 교육 등도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

롯데 레전드호텔 사이공은 다양한 부대시설과 직원들의 세심한 서비스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포근히 감싼다. = 추민선 기자
이외에도 베트남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롯데호텔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송 상무는 "최근 그룹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성과로는 베트남 내 장학사업을 그룹 CSR과 협의해 진행한다는 점이다. 매년 호치민의 9개 대학에 장학금을 수여하고, 우수한 학생들을 채용한다. 롯데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롯데 기업에 대한 인식이 바뀐다. 인식의 변화는 기업에 큰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롯데백화점 VIP행사를 고품격 행사 성격에 맞도록 롯데호텔에서 진행하고, 호텔 무선 와이파이 개선을 롯데 정보통신에서 지원하는 등 계열사 간 활발한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롯데는 호치민 내 신도시 '투티엠'사업 부지에 마트, 백화점, 시네마, 호텔, 건설, 자산개발 등 여러 계열사가 힘을 합쳐 '투티엠 에코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롯데 계열사가 모두 함께 하는 이 작품은 서로의 노하우와 기술 협업이 이뤄지면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송 상무는 호치민을 넘어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베트남 다낭, 나트랑, 푸꾸옥 지역 등에 지점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롯데호텔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호텔 체인을 확장, 글로벌 호텔로의 인식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것.
그는 "롯데호텔은 현재 하노이와 호치민에 각각 1개씩 진출해 있지만, 베트남 전역으로 20개 지점까지 확장하고 한다. 이미(롯데호텔은) 리조트, 골프장, 호텔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러한 노하우와 경험을 살린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