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왝 더 독 현상(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 11일 조국 키워드가 남쪽에서 거론되면서 내년 총선이 갑자기 성큼 현실적 문제로 떠올랐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차출론을 언급하면서 정국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놓고 성급한 키워드 사용이라는 분석이 일각에선 제기되고 있다. 총선 필승 카드로 아껴두어야 할 조 수석 문제를 너무 빨리 꺼내든 게 아니냐는 지적인 셈이다. 전 위원장 스스로도 조 수석 영입 문제를 돌직구로 밀어붙이는 데에는 부담감을 느끼는 듯 하다. 영입 기준론을 이야기하다 조 수석이 모범 모델로 거론됐는데 언론에서 자극적으로 제목 내지 기사를 정리하고 있다는 투다.
"(출마 이야기를 타진했더니) 팔짝팔짝 뛰더라"라는 식으로 전 위원장이 조 수석 본인이 곤란하지 않게 (상호 협의가 없었다는 것으로) 선을 긋는 양상이다. 다만, 전 위원장이 중앙과의 교감이 전혀 없이 차출론 운운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음모론 역시 힘을 얻고 있다. 카드를 지방 독단적으로 남발했다는 비판, '부산의 짝사랑'이 아니라 언젠가는 닥쳐올 문제였던 차출론에 점화 플러그만 당겼을 뿐이라는 의견인 셈이다.
사실 '스타 플레이어'에 늘 목마른 정치권의 생리 때문에 조 수석은 항상 출마 후보감으로 거론돼 왔다. 부산시장 출마설이 거론됐다 결국 본인의 고사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것이 좋은 예다.
개혁(특히 검찰 문제 등 각종 사법 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이를 완수하느라 정치에는 발을 들일 틈이 없다는 조 수석의 생각이 워낙 완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나중에 학교로 돌아가면 돌아갔지, 정치로 외도를 하지 않겠다는 것. 하지만 이번에는 온도가 확연히 다르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이는 조 수석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 그리고 여권이 당면한 위기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청와대 참모진들의 모습. 사진 중앙이 최근 2020년 총선 부산 차출론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조국 민정수석이다. ⓒ 프라임경제
우선 3일 보궐선거에서 드러났듯, 민주당을 평가하는 PK 인심이 이전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위기감이 여당을 괴롭히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스타 없이 치르는 선거 구도에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 이해찬 대표 체제는 PK권에서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조 수석 스스로도 정권 초기만 해도 '개헌론의 리베로'로 전면에 나서는 등 강렬한 위상을 가졌었다. 지금도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은 여전하다. 문재인 정권의 가장 신임받는 도구, 혹은 문 대통령의 '페르소나'로 평가되기도 했다.
하지만 연이은 인사 검증 실패로 조 수석의 체면은 상당히 여러 번 구겨졌다. 야권에서 '조국-조현옥 더블 문책' 필요성을 공공연히 거론할 정도다. 여기에 의혹 중심에 민정 라인이 말려들거나 제대로 문제를 캐치하지 못하고 문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고 있다는 각종 논란에 말려든 바 있다.
김태우 전 특감반원 폭로로 오물이 튀었고, 나중에 특검과 재판 회부로 정리됐으나, 드루킹 여론 조작 및 청와대 인사 청탁 접촉 의혹 등으로 청와대 민정 자체가 더러운 협잡 정치의 전위부대가 아니냐는 따가운 의혹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결국 논란 끝에 검찰에서 무혐의를 받아냈다).
2019년 들어서도 문제는 더 곪고 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 등 다수의 장관 후보가 도마에 오르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는가 하면 그 직후엔 급기야 이번에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자질 미달 문제 등으로 조 수석의 인사 개입은 이제 더 이상 방관하기 어렵다는 여권과 야당 전반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약칭 공수처) 추진도 조 수석의 의중대로 되지 않고 있다. 여당은 당초 패스트트랙을 활용, 선거구제 개편 문제와 공수처 출범 등을 묶어 처리한다는 복안이었다.
실제로, 비례제를 기본으로 한 선거제 개편안에 대해 민주당·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이 공감대를 마련, 자유한국당을 포위하는 양상이 형성되는 듯도 했다. 그러나, 공수처에 수사권만 부여하는 것에 접점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바른미래당 내분의 불똥이 여당에까지 튀고 조 수석 등 청와대 라인의 체면에도 마이너스가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청와대의 개혁 동력이 약해져 있다는 방증으로도 볼 수 있다.
사정이 이런 터에, 골수 친문 지지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공수처 문제만 매듭지으면 모든 게 풀린다는 톱다운 방식의 정치에 조 수석을 더 이상 연결짓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 거물로 클 수 있을 조 수석을 성급하게 총선에 차출 시도하지 말라는 아우성보다는, 차라리 조 수석이 현안에서 하나하나 대응하면서 몫을 다시 키우는 바텀업 정치를 배워야 할 때라는 풀이다.
이런 와중에 11일 두 가지 출구전략이 터진 것이 대단히 흥미롭다. '이른바 전재수의 실언 논란'으로 부산발 바람이 불어온 데다, 여권 내부에서도 조 수석과 지지부진한 공수처 문제를 좀 떼어놔야 하는 게 아니냐는 작업이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조짐이 있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이 역시 같은 11일, 공수처 문제에 대한 비판 의견을 내놨다.
금 의원의 움직임은 당내 일정한 의견을 결집한 것이 아니라 검찰 출신 인사로서의 개인적 소신 표명으로 볼 수도 있으나, 여권 내부에서 공수처 문제에 지나치게 매달리지 말고 모종의 출구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공식화된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간단찮은 의미가 있다.
금 의원은 "(공수처) 설치는 검찰 개혁에 도움이 되지 않고 일종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만일 설치에 성공한다면 오히려 개혁과는 반대 방향으로 갈 위험성이 크다"고 정면 비판에 나섰다. 금 의원은 진정한 검찰 개혁을 위해서는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면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것처럼 치부되고 있는데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금 의원 의견과 흡사한 방향으로 추진된다면, 이는 조 수석이 굳이 없어도 현재 박상기 법무부 장관 체제 그리고 여권의 입법 능력만 활용해도 해결과 추진이 가능하다. 조 수석을 어떤 식으로든 좀 보내주자는 논의가 이심전심으로 무르익고 있다는 것. 이런 가운데 조 수석의 내심이 무엇인지 자체보다는 조 수석을 보내주자는 여권 내 바람이 어떤 쪽으로 작동할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그 상황이, 좀 쉬게 해주자(이후 이번 정권 마지막 법무부 장관 등으로 재등판)는 것이 아닌 총선에 당장 후보로 쓰자는 이야기로 정리될 정도로 사정은 다급하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의 복심이면서도 선거와 실물정치에 거리를 두고 싶었던 조 수석이 얼마나 더 버틸지 궁금해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도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근무 때만 해도 조 수석처럼 차출론을 어떻게든 거부하고 싶어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 수석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 스스로도 이제 차라리 검증과 공수처 늪에서 발을 빼 실물정치의 진흙탕으로 들어가는 게 '소장 형사법학자'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는 데 유익하지 않은지 장고하고 있으리라는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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