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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방역법과 충돌?" 미국 흙 붙여파는 이마트 러셋감자 논란

모호한 현장검증 구멍 통과, 타작물 규제 현실과 법감정상 문제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1.22 12:08:01

[프라임경제] 신세계 이마트(139480)가 미국산 러셋감자를 들여와 시판 중이다. 러셋은 우리나라에서 주로 재배되는 둥근 모양 감자와 달리 길쭉한 모양의 품종으로, 수분이 적어 포슬포슬한 맛을 낸다. 지난해부터 입소문을 타며 일선 매장에서 판매 중에 있다.

그런데 흙이 붙어 판매 중인 러셋감자 유통 상황에는 문제가 없는 것일까?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일선 검역현장 근무자 등에게 문의하고 규정을 검토한 결과, 이마트 감자 판매의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감자를 샀더니 흙이 따라 왔어요?

현재 우리나라에는 채소와 과일 등이 다량다종으로 수입돼 소비자 식탁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수입·검역 절차는 외래 질병 및 해충 우려 등으로 상당히 까다롭게 마련돼 있다. 

식물방역법 제10조의 '수입 금지 등' 규정에서는 △국내 식물에 피해가 크다고 인정되는 병해충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에서 생산 또는 발송되거나 그 지역을 경유한 식물 △병해충 △흙 또는 흙이 붙어있는 식물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이마트가 시판 중인 러셋감자. 미국산이다. = 임혜현 기자

흔히 생각하는 '흙이 붙어 있으면 국산 채소, 흙이 묻어있지 않은 세척품은 수입산'이 옳다는 이야기다.

한 검역 관계자는 "흙은 전 세계적으로 이동이 안 된다"면서 "(예를 들어) 중국산 당근이라면 기계에 넣어서 세척을 해서 들어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검역과 유통 과정에서) 흙이 아닌 다른 물질이 붙을 수는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건 개인이 소량 검역 신청을 하든 대규모 업자가 수입하는 경우든 마찬가지"라고 전제하고, 어떤 '특례'가 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흙 속에서 자라는 부분을 먹는 고구마나 감자, 당근 등과 과일은 다소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그는 "과일의 경우도 특례는 아니다. 자몽이나 망고의 경우 국가간 협약에 따라 '조건부 수입'을 하는 것이다. 현지에 우리 검역관이 나가서 검사 후 들여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흙 문제에 대해서는 같은 설명을 했다. "채소 뿐만 아니라 묘목류도 흙이 붙어 있으면 반입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선 검역 기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즉, 흙이 전혀 없어야 수입이 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건 이제 검역 과정에서 현장판단할 부분인데, 정확히 몇 그램이라든지 눈으로 봐서 그런 건(마지노선 기준) 없고 현장에서 (검역관이) 판단할 문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므로 현재 검역 관련 시스템상으로는 흙이 채소류에 묻어 들어오는 것은 원천금지로 돼 있으면서도, 검역망을 통과해 들어올 관행 여지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는 상태인 셈이다.

당근과 양파 등 '국감' 지적이나 수입 유통 실태 등과 형평성 논란

그렇다고 이마트의 감자 수입 형태가 이미 사문화된 규정이거나 전면적으로 양성화된 것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

흙이 묻어나오는 형식의 채소 수입은 규정상 불가능하다. 다만 검역 현장에서 판단 재량 여지를 뚫고 수입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 임혜현 기자

2017년 국정감사에서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흙 양파'의 수입 후 국산 둔갑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엄중한 관리를 당국에 요구한 바 있다. 

흙 자체에 위험성이 평가되지 않은 많은 미생물과 선충 등이 있어 각국이 수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도 문제지만, 국산으로 둔갑해 시장 교란을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흙이 붙은 양파가 소비자에게 유통되고 있는 점은 허술한 검역이 이뤄지고 있거나, '샘플 검역' 수량이 부족하다는게 당시 박 의원의 판단이었다. 박 의원은 "중국산 흙 양파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와 샘플 검역 수량의 합리적 조정을 통해 국민 먹거리 안전 확보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가격 급등 국면에서 방역주권 포기한 이익 추구?

당근도 마찬가지다. 위에서 언급했듯 외국산 당근은 세척을 해서 들어오는 게 당연시돼 있고, 실제로 국산 세척 당근이 이런 문제로 도매금으로 외국산으로 오해를 사기도 한다.

감자 수입 문제도 마찬가지. 러셋감자가 과거 수입된 예가 있다. 하지만 예를 들어 2017년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해마로푸드서비스)에서 러셋감자(캐나다산)를 수입한 경우는 가공감자 브랜드의 한국 독점공급 문제로 냉동감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마트 케이스처럼 생생하게 흙이 붙은 실물 감자가 상온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전국 단위로 팔리는 경우와 같이 볼 건 아니라는 것.

이런 상황에서 감자 가격이 크게 오르는 현재 상황을 겹쳐보면 문제가 더 커진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한국소비자원은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통해 지난해 12월 주요 생필품 판매 가격을 분석한 결과를 최근 내놨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대비 가격이 많이 상승한 10개 품목 중 감자가 들어가는데, 감자의 가격 상승폭은 그 중에서도 두드러진다. 가격 상승폭을 보면 신선식품은 감자(18.0%), 배추(14.5%), 호박(13.9%), 돼지고기(10.2%), 오이(7.7%) 등이 상승했다. 

가공식품은 콜라(8.0%), 과일주스(7.4%)가, 일반공산품은 린스(8.8%), 손세정제(6.9%), 바디워시(6.2%) 등이 비싸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소비자원 설명이다.

검역 관련 주권이 작동하는 과정에서, 미세한 구멍을 우회한 유통전문기업이 이익을 크게 보는 셈이다. 방역 우려가 추상적인 것이긴 하나 공익이라는 점에서 보면, 이마트가 과연 현재 굳이 흙묻은 감자를 수입해 시판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단지 맛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여타 작물 대비 형평성 문제 등에서 문제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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