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도시거리는 번잡하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소란스럽고 어지러운데 특히 건물 벽을 빼곡하게 메운 간판 때문에 더 번잡스럽게 느껴진다.
간판 크기는 국민소득에 반비례한다는 어느 사회학자의 지적도 있거니와 선진국일수록 간판의 크기가 작고 그에 따라 거리 분위기 또한 차분해지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도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간판이 작아지는 경향은 자연발생적으로 시작되겠지만 시점을 조금 더 앞당길 요량 삼아 정부가 규범을 만들어 강제하기도 한다. 서울의 경우 강남구 등 일부 기초자치단체에서는 도시 미관을 이유로 간판 크기를 제한하고 있다.
간판이 작아진다는 것은 어떤 사회적 의미가 있을까?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구성원들의 교양 정도나 의식 수준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간판이 작은 선진국의 경우 구성원의 목소리 또한 작다. 고성이 오가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자동차 경적조차 없다. 이는 이웃에 대한 배려 그리고 주변을 먼저 생각하는 교양의 발로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잰체하는 것은 아니다. 화내야 할 때 열을 올리고 부당한 일을 당하면 앞에 나서서 호소하는 등 주변의 곤궁을 발견하면 먼저 움직인다. 고양된 시민의식이고 이것이 모여 진정한 시민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상식이 통하고 몰상식이 배척당하는 인문주의적 사회인 것이다.
이러한 시민사회는 일견 유약해 보일 수 있지만 정작 위기가 닥쳤을 때 어느 곳보다 똘똘 뭉쳐 위기에 대응한다. 위기는 공동체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주식 종목 가운데서도 소란스럽고 번잡한 종목이 있다. 빈 수레처럼 실속 없이 겉만 번드레한 경우다. 유행에 휩쓸려 중구난방 널뛰지만 묵직하지 않다. 촉새처럼 가볍게 널뛰며 귀 얇은 사람을 현혹한다. 이에 미혹된 사람은 끝내 패가망신한다. 이러한 종목을 시장에서는 '잡주'라 통칭한다.
반면 '우공이산(愚公移山)'처럼 묵직한 종목이 있다. 노인이 묵묵히 땅의 흙을 옮겨 끝내 산을 만들어 내듯 묵묵하고 꾸준하게 성장하는 것이다. 움직임이 더디고 가볍지 않아 크게 주목을 끌거나 화제가 되지는 못하지만 우직하게 나아가는 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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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틀 투자하고 그만 둘 것이 아니기에 무조건 이런 종목에 배팅해야 한다. 그것이 승리의 지름길이다.
김헌률 HMC투자증권 서초지점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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