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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광장] "진보 교육현장, 정책 내실화가 아쉽다"

 

소정선 논설위원 | press@newsprime.co.kr | 2014.07.08 18:05:23

[프라임경제] 교육현장이 어수선하다. 6월 지방선거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이른바 '진보 교육감'의 약진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보수 지자체장 및 교육청과 인수위 간 대립, 공약 재조정 논란을 비롯해 여권 일각의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거론 등 갈등요소들이 교육현장을 흔들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진보진영들이 전국 17곳 중 13곳을 석권하면서 예고된 상황이다.

그러나 단순히 보수 측의 딴지걸기나 일상적인 비난으로 치부하기에는 전후 맥락을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선거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마당이니 솔직히 말해보자. 이번 진보교육계의 약진은 그들이 선거운동을 잘 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까?

그 보다 보수계의 분열과 세월호 침몰 등 야권에 유리하게 조성된 상황에 따른 반사이익이 컸다. 모든 진보 후보들이 준비된 정책의 확실성과 유권자의 적절한 선택으로 당선됐는지 의문이다.

무릇 선출직이 후보자의 선명한 정책내용과 이에 상응한 유권자들의 수용과 선택이 이뤄졌다면 사후 부작용은 그리 크지 않다. 이러한 시각에서 지방선거에서 뽑힌 이번 교육감들의 일부는 문제를 안고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외부의 작은 흔들기에도 주요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것이다. 조희연 당선자의 "자사고 폐지에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할 수 있다"는 발언은 공약의 신뢰성을 의심케 한다. 일부 지역에는 교육청이 당선자 공약에 반발하거나 재조정을 요구하는 사례마저 나오고 있다. 

물론 진보 교육감의 압승은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 지속돼온 보수적 교육여건을 바꿔야 한다는 유권자의 심리가 크게 작용한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나친 경쟁의 조성 등 문제점이 많은 교육현실이 변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바람이 반영된 것이다. 그렇기에 교육감 당선자들은 이 시점에서 자신의 공약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정책 집행의지를 다져야 한다.

거시적인 교육방향과 해당 지역의 교육 현실이 조화된 내용 있는 교육정책과 집행이 절실하다. 진보 교육감들의 정책방향은 우선 왜곡된 고등학교제도의 원상 복원에 집중돼야 한다.

소위 SKY 등 일류대학 진학기관으로 변질된 특목고와 자사고 제도의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등학교는 중학교의 진로선택을 결정하며 이는 곧 대학진학을 의미한다고 볼 때 중등교육 전체의 방향과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특히 서울대의 국립대 탈피 이후 상위권대학들이 입시에서 경쟁적으로 특목, 자사고생 우대 정책을 펴면서 특목고, 자사고 편향 경향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번 진보교육감들의 상당수가 경쟁지양 의식만을 갖고 있어 문제에 대한 기본인식은 이데올로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과학고, 외국어고등학교는 특수한 목적을 위해 국가의 재정지원과 신입생선발 특혜 등 각종 혜택을 받는 특수 고등학교다.

과학영재의 조기 육성, 외국어 재능 인력의 조기 양성이 그 목적이다. 그런데 과연 현실은 그런가? 과학고는 SKY 및 의과대학 진학, 외고는 상위권 입시 전문학원이 된지 오래다. 특히 외고의 경우 인문계임에도 자연계반을 운영해 지탄을 받기도 했다.

거의 대부분이 상위권 진학용 고등학교라는 것을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특수목적고의 문제점을 해결한다고 도입한 자사고도 별로 다르지 않다. 신입생 선발에서 수업료 자율결정, 커리큘럼의 편성까지 일반계고 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오직 상위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수업 중이다. 현재 중3 교실은 적성, 개성에 관계없이 상위권 학생을 어느 외고, 과고에 지원시켜 합격시킬 것인가에만 골몰하고 있다.

지난 겨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초·중 학부모를 대상으로 '용(용인외고), 하(하나고), 민(민족사관고)을 통한 서울의대 합격'을 제목으로 내건 설명회가 성황을 이룬 것은 현재 특목고와 자사고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가늠케 한다.

특목고와 자사고의 변칙운영과 특혜는 자원배분의 왜곡과 기회균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고 있다.

국민들이 모아준 세금이 지원되는 학교가 당초 목적에 벗어나 일반계 고등학생들과 상위권 대학 경쟁을 벌이는데 집중한다면 일반계 고등학교생은 상대적으로 차별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열위에 놓인 학생들을 더욱 열세로 몰아가서 불평등한 위치에서 경쟁을 벌이는, 이른바 기회균등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특목고생과 동일하거나 우월한 능력을 가진 일반계생이 비교열세의 조건에서 특목고생과의 경쟁에서 탈락한다면 사회적인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우수한 자원의 탈락은 결국 사회적 자원배분의 왜곡으로 이어진다. 진보 교육감들은 케케묵은 '평준화' 등을 운운하기 이전에 현행 교육제도의 비민주성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정책공조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농어촌·구도심 특구 지정 공약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전북의 경우 과연 거시적인 시각에서 바람직한 정책인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또 하나의 정책목표는 인성, 개성 중심의 교육정책이다. 현행 중고등학교 교육이 대학 진학 위주의 교과 학업에 치중해 개성교육에 소홀하다는 비판은 수십년간 지적된 우리 교육의 병폐다.

그렇다면 진보교육감들은 이번에야 말로 진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교육방향을 전면 개편하는 개혁적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학생 각자의 개성을 살려 인생방향을 제시해주는, 진정한 의미의 교육은 풀뿌리 지자체 교육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중앙정부의 정책부재를 탓하기 이전에 풀뿌리 지자체에서 함께 개성, 인성교육을 실현한다면 중앙정부의 전횡은 어려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학력시험을 없앤다는 공약을 내놓은 후보에게 학력검사를 시행하겠다고 인수위에 제시한 충북교육청 관료들의 어이없는 만용에는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번 교육감 당선자들의 향후 행보는 진보정치세력의 미래 입지는 물론 보수정치세력의 재편과 개선에도 큰 의미가 있다.

냉정한 정책수립과 단호한 행정집행능력과 의지를 보여야 한다. 보수지자체장과의 필요이상의 대립, 갈등을 조장할 필요는 없지만 지역토호 세력과 실무를 장악한 교육 관료들과의 적당한 타협은 경계해야 한다.

이들의 행정능력이 향후 교육감의 당선 향배는 물론 교육현장을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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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아줬더니 별로 다를 게  없네"라는 유권자들의 반응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진보교육계가 나름 자신만의 정책이 제대로 시행할 때 향후 유권자들의 선택이 더욱 쉬워질 수 있고, 보수 교육계에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향후 4년간 우리나라 진보 교육정책이 시험대를 거쳐 우수한 성적표를 내기를 기대해본다.

소정선 논설위원(前 코리아헤럴드·헤럴드경제 기자, 디지털 '말' 편집국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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