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솔직하다. 꾸밈이 없다. 이 작품, 왠지 끌린다. 5월3일부터 서울 대학로 소리아트홀 공연을 앞둔 뮤지컬 '담배가게 아가씨' 남녀 주인공을 만난 직후 느낌이다. 가수 송창식의 노래 '담배가게 아가씨' 가사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 작품은 흔하디흔한 복고 소재의 뮤지컬을 뛰어넘으려 무던히 노력했다. 2년간 전국 각지를 돌며 공연을 펼친 내공도 앞으로 펼쳐질 공연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아날로그 감성에 현대적 세련미를 더한 '업그레이드판' 담배가게 아가씨의 남녀 주인공 박형준, 김한나, 김수정을 22일 오후 여의도에서 만났다.
뮤지컬 '담배가게 아가씨'는 2012년 초연 이후 지금까지 전국 각지를 돌며 무대를 가리지 않고 공연해왔다. 소극장은 소극장대로, 대형극장은 대형극장대로 매력 있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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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담배가게 아가씨'에서 현우 역을 맡은 배우 박형준. = 이수영 기자 | ||
이어 그는 "공연 초반에는 힘든 것을 뛰어넘어 위태로웠다"고 회상했다. "배우 7명에 스탭까지 합하면 10여명 정도였는데 이보다 관객 수가 적었던 적도 있었다"며 "그런 위기를 넘겼기에 2년간 공연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2년간 연출자가 바뀌기도 했고, 주인공 이름이 바뀌기도 했다. 수많은 수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담배가게 아가씨'를 완성시켰다는 설명이다.
이번 공연에 처음 출연하는 김수정은 "기획팀장님이 전 출연작을 보고 출연을 권유했는데 음악감독님이 탐탁지 않았는지 두 번의 미팅을 거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연기했던 배우들과의 호흡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가족적인 분위기에 새로운 배우들이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보듬어줘서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담배가게 아가씨'의 출연진은 현재 26명이다. 대부분의 캐릭터가 더블·트리플 캐스팅으로 배우 각각의 연기 내공을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연출자가 배우들에게 연기를 강요하지 않는 것도 이 작품만의 특징이다. 배우들에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무대를 열어놓는 스타일이라는 것.
때문에 배우들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하고, 또 공부했다. 이 과정에서 스텝들과 토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작품의 완성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탄탄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초연 당시 '담배가게 아가씨'는 복고에 초점을 맞췄다. 시대 배경도 과거, 담배가게에 진열된 담배도 과거에 머물렀다. 하지만 공연을 이어오면서 잔잔한 변화가 생겼다. 복고에 얽매이지 말자는 내부적 암시다. 주크 박스형 뮤지컬을 표방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모티브는 가수 송착식의 노래 '담배가게 아가씨'에서 따왔지만 공연 과거 7080노래는 '담배가게 아가씨' 단 하나 뿐이다.
"지현수 음악감독의 노력이 컸다. 내용에 맞게 모든 노래를 새로 만들었다. 창작 뮤지컬이라는 부담감도 작용했지만 우리들만의 노래를 하고 싶었다." (박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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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녀'와 '남녀'의 사랑을 담은 이야기, 뮤지컬 '담배가게 아가씨' 공연 스틸컷. ⓒ 제이제이글로벌 | ||
'담배가게 아가씨'를 3대가 즐길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송착식의 노래를 듣고 과거를 추억하는 아버지 세대와 현대적 감각의 유머 코드를 곳곳에 심어 놓아 중고생을 비롯한 청년층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작품을 보고 돌아가면서 가족 간에 이야기거리를 만들어주는 보람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안무도 대거 새롭게 바뀌었다. 지난 2년간의 기억을 잠시 지우고 새로운 노래와 안무, 대본 리딩에 집중하다보니 출연 배우들의 열정이 되살아났다. 일주일을 나눠서 노래, 안무, 연기를 연습한다. 연습실이 비좁아 모든 배우가 함께 할 수 없는 점이 아쉽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연습실이 좁으면 사무실에서 연습하면 된다.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1990년대는 풍미했던 미남배우 박형준에게 시선이 꽂혔다. 언제부턴가 그의 연기를 TV브라운관에서 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박형준은 역시나 솔직하게 답했다.
"연기자로서 어떻게든 연기를 하고 싶었지만 방송 쪽에서는 잘 불러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연기자라는 꿈을 잃고 싶지 않았다. 2006년부터 뮤지컬에 출연하게 됐고, 이후 연기와 무대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박형준)
그런가 하면 '담배가게 아가씨'는 지난 2년 간 지방공연을 많이 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전, 부산, 제주도, 안산, 울산, 대구 등 안 가본 지역이 없을 정도다.
"지방 공연을 앞두고 분위기에 대한 우려를 많이 했었다. 지방 소도시의 경우, 문화 공연이 자주 없다보니 관객이 소극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대도시보다 반응이 더 뜨거워 놀랐다." (김한나)
"앞으로 서울 공연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유쾌하면서도 부녀간의 애틋함이 있고, 재미뿐만 아니라 가슴에 담아갈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 작품이다."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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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뮤지컬 '담배가게 아가씨' 주인공 김수정, 김한나, 박형준. = 이수영 기자 | ||
순수 창작뮤지컬이 단번에 대형 무대에 오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와 관련 제작사 제이제이글로벌 김재목 대표는 "국내 창작뮤지컬의 대형화도 좋지만 작은 공연을 대작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진정한 문화공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금은 관객과 근거리에서 소극장 공연을 하고 있지만 차차 등장인물이 추가되고 내용도 더 첨부된다면 중극장, 대극장 등 스케일이 큰 공연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공연의 질이 높아져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마지막으로 공연을 10여일 앞둔 남녀주인공 3인이 생각하는 뮤지컬 '담배가게 아가씨'의 한 줄 정리를 들어봤다.
"담배가게 아가씨는 사랑이다." (김한나)
"담배가게 아가씨는 힐링이다." (김수정)
"담배가게 아가씨는 무말랭이다." (박형준)
이들의 한 줄 정리 속뜻이 궁금하다면 '부녀'와 '남녀'의 사랑으로 구성된 '담배가게 아가씨'를 통해 피 끓는 청춘의 애정과 갈등, 화해를 반복하는 가족의 관계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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