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1일 한국SC제일은행이 드디어 ‘한국SC은행’으로 완전히 거듭난다고 선포식을 가졌습니다. 행사장을 찾은 기자들에게 SC은행 힐 행장을 위시한 지주와 은행 임원진들은 그래도 한국 시장을 사랑하며, 역사와 전통 그리고 뿌리를 지켜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과거 ‘제일은행’의 영광과 아쉽게 외국계로 매각된 역사를 기억하는 이들을 영원히 안고 가자는, 이탈하지 말아달라는 공든 노력이 돋보이는 행사였습니다.
그럼에도 이날 일부 ‘이제는 완연하게 외국계’라는 불안감이 스친 것이 사실입니다. 한국SC지주 팀 밀러 이사회 의장은 이제 곧 임기가 끝나는 노조와의 갈등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기자들이 재차 ‘(노사 간에) 일이 좀 있었던 건 사실’이라는 전제가 되는 팩트부터 강조하며 질문을 거듭할 정도였습니다. 이제 끝난 노조 안 무섭다는 식의 냉정함이 우리나라 여느 시중은행과는 달랐습니다.
고배당 문제와 당국의 주문에 대한 반응도 마찬가지입니다. 힐 행장은 고액 배당과 관련, “성장에 대한 여력을 제외하고 배당하라는 게 당국의 입장”이라면서 “장기적 성장에 관한 방안을 새우라는 것인데 이는 우리가 이미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냥 하던 대로 하겠다는 영국식 조크인가 봅니다.
그런 가운데, SC은행의 깔끔한 일처리가 돋보이는 에피소드 한 건을 경험했습니다. 본사에 근무하는 A씨는 제일은행 시절 만든 키자니아에듀카드를 들고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깜짝 놀라는 경험을 했습니다. ‘정지’ 성태였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회사에 돌아와 조회해 보니, 연체가 된 것으로 조회가 되긴 하는데(연체액수 등) 안내 내역이 좀 이상합니다. 납기일은 12일, 오늘은 13일입니다. 하루만에 ‘연체’를 거는 경우는 우리나라 카드 문화에는 없는 일입니다.
통상 며칠간 기다렸다가 연체 위험을 통보하고 그 다음부터 며칠 후부터 다른 카드사-은행 등으로 통보를 하며 공유에 들어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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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요, 하루가 늦어도 연체는 연체인 것도 알겠고, 연체 이자 떡 하니 물리시겠다는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에요. 그런데, 정지 이건 뭔가요? 대체 뭐가 잘못되어서 그러나 싶어 조회해 보니 하루 늦었다고 하네요. 달랑 하루짜리 연체 고객한테 칼같이 '정지 먹이는' 건 한국 여신업계 상관습에 비춰 보면 영 아니라고 보는데, 이건 어찌 설명하실 건가요? | ||
마침 제일이 간판에서 영영 떨어진 날, 이런 ‘칼같은 집행’이 겹치면서 역시 외국계는 외국계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좋은 쪽으로 뿌리를 잇겠다고 했는데, 어째 그냥 가면을 벗는 방향으로 완전히 변신하나 봅니다. 하루 갖고 연체 처리는 너무한다는 건 그저 푸념이 아니라, 한국 상관습에 대한 무지에 대한 비판이므로, 정당한 감이 없지 않다고 여겨집니다.
역사소설계의 대가 김탁환 작가가 모 신문에 연재 중인 ‘뱅크’라는 소설의 대사 한 토막이 떠오릅니다. ‘한없이 단정하게 악마가 되는 은행’이라는 은행의 돌변 태도를 가리키던 이 말은 구한말 인천 제물포에 상륙한 일본계 은행에게만 붙는 건 아닌 것 같다면, 명문 영국계 SC은행에 대한 지나친 오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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