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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10대 이슈] ‘가격 딜레마’ 늪에 휘청

가격인상·2위반란·물가안정대책·FTA후폭풍 등 ‘내우외환’ 즐비

조민경 기자 | cmk@newsprime.co.kr | 2011.12.28 11:45:28

[프라임경제] 기대보다 걱정으로 2011년을 맞은 식품업계의 올해는 한 마디로 ‘내우외환’의 한 해였다. 원재료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으로 가격을 올리지 못해 매출실적은 예상치를 밑돌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조사 칼날을 빼들며 식품업계를 압박했다. 안팎으로 어려운 환경에 한 숨만 더욱 깊어진 식품업계의 이슈를 되짚어봤다.

후발업체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지만, 완전한 업계 분위기 반전에는 조금 미흡했던 식품업계의 올 한 해는 ‘다사다난’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이슈가 있었다.

[1] 구제역 후폭풍

지난해 11월말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올 1월까지 전국을 휩쓸면서 소와 돼지 등 가축 348만마리가 살처분 됐다. 구제역 파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돼지고기 파동, 우유파동 여파로 이어졌다. 돼지고기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돼지고기 가격안정을 위해 수입량을 늘렸다. 돼지뿐 아니라 젖소도 매몰처분 되면서 원유부족 현상이 나타나 농식품부는 학교급식용 우유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 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초까지 이어진 구제역으로 젖소 등 가축 350여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는 돼지고기 파동, 우유파동 여파로 이어졌다.
반면, 구제역 여파로 생수, 두유 등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구제역 가축 매몰지 침출수 오염우려에 먹는샘물 매출이 증가했으며 특히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농심 ‘삼다수’는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59% 신장하기도 했다. 또 젖소 매몰로 원유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우유 대체제인 두유 매출은 상승세를 그렸다. 

[2] 日 ‘방사능 공포’ 요오드식품 사재기 현상

지난 3월11일 일본 강진과 쓰나미가 발생하면서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이 유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일본산 농임산물과 가공식품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방사능 피폭 우려가 증가했고 방사능 피폭 예방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요오드 함유 식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다.

요오드 함량이 높은 다시마, 김, 미역 등은 사재기로 인해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반면 일본산 생선의 수입량은 감소했고 가격 역시 떨어졌다. 요오드가 함유된 건강기능식품도 때 아닌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3] 가격인상 ‘폭탄’…물가안정 대책 무색

정부가 물가안정 대책을 내놓았지만 식품업계의 가격인상은 연초부터 연말까지 일 년 내내 이어졌다. 올해 가격인상 첫 스타트를 끊은 곳은 1월1일자로 가격을 올린 코카콜라와 한국네슬레다. 이들 업체는 원재료값 상승을 이유로 음료와 커피 가격을 인상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CJ제일제당 등 제당업체가 설탕 가격을 올린데 이어 4월에는 제분업체들이 밀가루 가격을 인상하면서 설탕과 밀가루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해태제과를 비롯한 제과업체와 베이커리 업체의 가격인상 도미노가 이어졌다. 구제역 여파로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인해 ‘스팸’ 등 햄 제품과 참치 통조림 가격도 줄줄이 인상됐다. 여기에 라면과 아이스크림, 고추장 가격 역시 오르는 등 식품업계 전반에서 가격인상이 단행됐다.

   
올해도 식품업계 가격인상은 계속됐다. 연초 커피, 음료 가격인상을 시작으로 설탕, 밀가루 등 원재료부터 제과, 아이스크림, 라면 등 가공식품까지 식품 전반의 가격이 올랐다. 이 가운데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으로 가격인상을 철회한 곳도 있다. 특히, 신라면 블랙은 높은 가격과 허위광고로 시장에서 철수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
[4] 가격인상 철회

올해는 가격인상 만큼이나 가격인상 철회 이슈도 많았다. 가격인상을 발표했으나 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결국 가격인상 결정을 번복한 것이다. 올해 초에는 서울우유가 특수거래처에 납품하는 우유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반나절 만에 철회한 바 있다. 11월에는 오비맥주가 가격을 7.48% 인상키로 했다 사흘 만에 인상을 보류했다.

또, 롯데칠성음료도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9% 인상했다 열흘 만에 원상복귀 시킨 바 있다. 12월에는 풀무원식품이 가격인상 발표 7시간 만에 가격인상을 철회했다. 올해 가격인상을 철회하거나 하지 못한 업체들은 정부의 눈치를 보며 가격인상 시기를 재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가격인상 러시가 예상되고 있다.

[5] 오픈프라이스 실패

정부가 자율경쟁 도입을 통해 가격인하를 유도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7월1일 라면과 과자, 아이스크림, 빙과류를 오픈프라이스 제도 적용대상에 포함시켰다. 제품에 권장소비자가격을 빼 제조업체가 아닌 판매업체가 가격을 결정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가격인하 효과 대신 가격이 상승하는 부작용만 나타나자 정부는 도입 1년만인 올 8월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빙과류를 오픈프라이스 제도 적용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정부가 사실상 실패를 인정한 것이다. 이후 라면과 과자, 아이스크림, 빙과류에는 오픈프라이스 시행 이전 가격으로 권장소비자가격이 붙게 됐다.

[6] 낙동가 우유업체 대립

올해 8월, 지난 2008년 이후 3년만에 원유값이 인상됐다. 낙농 농가와 우유업체는 납유 거부 투쟁 등 57일간의 진통 끝에 8월16일 138원 인상에 협의했다. 원유값이 오르면서 이를 원료로 하는 우유와 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유업체를 비롯해 한국야쿠르트, 빙그레 등도 요구르트 가격을 올렸다.

또, 우유가 들어가는 커피제품의 가격 역시 인상됐다. 한편, 우유 등 유제품 가격인상과 구제역 파동으로 우유 대체제인 두유가 반사이익을 누리기도 했다. ‘베지밀’로 국내 두유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정식품은 올해 두유매출이 전년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른 두유업체도 매출이 증가하면서 국내 전체 두유시장은 지난해 3300억원 규모에서 올해 4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7] ‘꼬꼬면’ 등 하얀국물 열풍

올해 식품업계 대세는 단연 ‘꼬꼬면’이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선정한 2011년 10대 히트상품 중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한 TV프로그램을 통해 첫 선을 보인 ‘꼬꼬면’은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았고 출시 이후에는 하얀국물 라면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하며 기존 빨간국물 라면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꼬꼬면’으로 용기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봉지면 시장에서 파이를 키우게 됐다. 여기에 힘입어 라면사업을 본격 강화하기 위해 내년 1월1일 라면 브랜드 ‘팔도’를 별도법인으로 독립시킨다.

   
하얀국물 라면 돌풍을 몰고 온 ‘꼬꼬면’(좌)과 ‘나가사끼 짬뽕’.
한편,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도 ‘꼬꼬면’과 함께 하얀국물 라면시장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 그 인기에 오뚜기도 ‘기스면’을 출시하며 하얀국물 라면시장에 진입했다.

반면 ‘신라면’ 탄생 25주년을 맞아 농심이 야심차게 선보인 ‘신라면 블랙’은 비싼 가격과 과장광고로 시장에서 퇴출되고 말았다.

[8]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동반성장위원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공정한 거래문화를 개선하고 동반성장을 위해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선정∙발표했다. 식품분야도 예외가 아니었다. 9월27일 1차 발표에서는 순대, 청국장, 고추장, 간장, 된장, 막걸리, 떡이 선정됐다. 11월4일 2차 발표에서는 논란의 중심이었던 두부를 비롯해 김치, 김, 식빵, 원두커피 등이 포함됐다.

12월13일 이뤄진 3차 발표에는 단무지, 옥수수유가 선정됐다. 이들 품목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선정되면서 해당 사업을 영위하는 대기업들은 더 이상 사업을 확장할 수 없게 됐다. 때문에 업체들은 향후 사업전개 방향을 두고 고심하고 있지만 큰 틀에서 동의하며 세부 내용을 동반성장위원회와 조율해나간다는 방침이다.

[9] 한∙미 FTA 대표 피해업종
 
11월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이하 FTA) 비준안이 통과된데 이어 새해 발효될 예정이다. 한∙미 FTA의 최대 피해업종으로 식품과 농축수산 분야가 꼽히고 있는 만큼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쇠고기, 돼지고기를 비롯한 농축수산 업종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밀가루와 설탕, 대두유 등도 관세가 인하됨에 따라 이들을 원재료로 하는 가공식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가공식품 업계는 유통망 다변화와 제품 경쟁력을 내세우며 한∙미 FTA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10] 2위들의 반란…‘영원한 1위 없네’

올해는 무엇보다 후발업체들의 활약이 빛을 발한 한 해였다. 1위 업체를 따라잡거나 후발업체의 혁신 제품을 좇기 위한 미투(me too) 상품 역시 올해 식품업계 이슈 중 하나였다. 남양유업은 카제인나트륨을 뺀 커피믹스로 단숨에 시장 2위에 오르는가 하면 시장 1위 동서식품마저도 위협했다. 동서식품은 남양유업의 기세에 내년 미투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또, 한국야쿠르트 ‘꼬꼬면’과 삼양식품 ‘나가사끼 짬뽕’ 출시 이후 오뚜기 ‘기스면’ 등 미투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하얀국물 라면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했다. 하얀국물 라면이 라면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시장 절대강자 농심도 하얀국물 라면을 개발, 출시시기를 두고 내부 조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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