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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RBC제도·리니언시’…울고 싶은 보험사

[연말결산] 2011 신묘년 보험업계 달군 10대 뉴스는?

박지영 기자 | pjy@newsprime.co.kr | 2011.12.27 16:51:56

[프라임경제] 오는 세월 막을 수 없고 가는 세월 잡을 수 없듯이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또 속절없이 저물고 있다. 2011년, 보험업계는 그 어느 해보다 변화무쌍한 시간을 보냈다. 업체들끼리 짜고 스리슬쩍 보험료를 올렸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폭탄’을 맞기도 했고, 대기업들의 보험업 진출 선언에 기존 업체들은 ‘나와바리’ 사수하느라 정신없는 한때를 보내기도 했다. 신묘년, 보험업계를 달궜던 10대 뉴스를 정리해 봤다.


   
 
[이슈1: 잊을 만하면 터지는 ‘보험왕’ 억대사기]

올 한해는 유독 ‘설계사의 꽃’ 보험왕의 몰락이 눈에 띄었다.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보험왕 억대 사기사건에 ‘소비자주의보’까지 내려지기도 했다.

먼저 올 2월, 10여년간 알리안츠생명에 근무하며 5번 연속 ‘보험왕’에 오른 이모(47) 씨가 고객돈 117억5000만원을 떼먹고 ‘잠수’를 탔다가 결국 쇠고랑을 찼다.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 씨는 주식에 투자했다가 거액을 날린 뒤 고객 돈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5월에는 명문대 출신이자 메트라이프 ‘간판 설계사’로 활동해온 최모(46) 씨가 고객 선납보험료 20억원을 가로채 구속됐다. 고려대학교 법학과 출신인 최 씨는 일반보험보다 2배 정도 고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며 모 신경외과 원장 등 동문 12명에게 2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았다.

최 씨는 연도대상을 수상할 정도의 실적은 아니지만 명문대 학벌과 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VIP 대상 마케팅을 펼쳐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슈2: 재난의 해…자연재해 손실 3500억 달러]

하늘이 노하고, 지구가 난폭해 졌다. 올해도 갖가지 자연재해가 동시다발적으로 전 세계에 일어났다. 그중에서도 특히 일본은 대지진과 쓰나미,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지난 3월11일 오후 2시46분, 140년 만에 규모 9.0의 강진이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다. 그 여파로 지진해일(쓰나미)이 몰려왔고, 동 일본은 흙빛 폐허로 물들었다. 대재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가뜩이나 설비가 노후해 평상시에도 잔고장이 많았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이내 폭발하고 만 것이다. 이 폭발로 일본인들은 방사성물질 유출에 대한 공포까지 이겨내야 했다.

미국 또한 이상기후변화로 얼룩진 한해를 보냈다. 기록적인 폭설과 폭우, 게다가 토네이도까지, 미국 주요도시는 홍수와 가뭄, 지진으로 올 한해 몸살을 앓았다. 특히, 숨 돌릴 틈 없이 찾아온 토네이도는 86년 만에 최악의 피해를 남기기도 했다. 

세계적 재보험사 스위스리에 따르면 올해 지구촌에서 발생한 자연재해 손실액은 3500억 달러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402조8500억원에 달한다. 
 
[이슈3: 4월 RBC제도 도입…장기채 확보 ‘총력’]

자연재해로 인한 손익계산을 따져보기도 전에 올 4월 보험사들에 또 하나의 과제가 떨어졌다. 보험사 재무건전성 평가지표가 기존 유럽연합(EU) 기준 지급여력비율에서 위험기준자기자본(RBC) 기준으로 바뀐 까닭이다.

지급여력비율은 말 그대로 보험 가입자가 한꺼번에 해약할 경우를 대비해 보험사가 어느 정도 지급능력을 갖고 있느냐는 것이다. 지급여력비율이 100%를 초과해야 정상상태며, 이 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

하지만 100%에 미달하면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게 되며, 최악의 경우 업계서 퇴출될 수도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보험회사는 가입자에게 보험금만 제때 지급할 수 있으면 금융감독당국 제재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RBC비율로 바뀌면서 이젠 보험사가 만의 하나 문을 닫게 되더라도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어야만 금융당국 눈치를 보지 않게 됐다.

또한 △보험 △금리 △시장 △신용 △운용리스트 등 보험사가 가진 각종 위험을 정밀히 측정해 이에 상응하는 자기자본을 보유해야만 한다.

[이슈4: 첫 여성CEO…푸르덴셜생명 손병옥 대표]

2011년 4월, 보험업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했다. 푸르덴셜생명 손병옥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손 대표는 2003년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여성 부사장에 오른 데 이어 또다시 첫 여성CEO에 이름을 올렸다.

1974년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손 대표는 체이스맨해튼은행, HSBC 등 여러 외국계 은행에서 근무하다 1996년 인사부 부장으로 푸르덴셜생명에 입사했다.

이후 임원직을 거쳐 2003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손 대표는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인사 △재무 △홍보 등을 비롯해 △상품개발 △자산운용 △보전 △재무 △정보기술(IT)까지 회사 경영전반을 책임져왔다.

[이슈5: 추락 아시아나기장 32억원 보험미스터리]

보험사들은 ‘오뉴월(음력)’에 속하는 7월에도 몸살을 앓았다. 7월28일 오전 4시11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 상하이 푸동공항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OZ991편 B747―400F화물기가 제주시 서쪽 112km 해상에서 추락한 것이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 보다 보험사들의 재산상 손실이 더 컸다는 데 있다. 사고화물기는 아시아나항공 보유기가 아닌 임대항공기로 기체보험과 승무원 및 승객 상해보험, 화물보험 등에 가입돼 있었다. 당시 보험업계는 보험사들이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1000억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추락사고는 ‘2000년대 첫 추락’이라는 것도 이슈였지만 무엇보다 ‘32억 보험미스터리’가 큰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실종된 지 3개월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화물기 기장이 사고 한 달 전부터 30억원대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슈6: 메리츠금융…보험업계 최초 지주사 출범]

보험업계에선 대체로 2011년을 ‘최악의 해’로 꼽지만 모두 다 그런 것만 아니다. 특히, 업계 최초로 지주사 전환에 성공한 메리츠화재의 경우 2011년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 7월31일 메리츠금융지주는 조정호 그룹 회장이 8월1일부로 지주 회장에 공식 취임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 취임은 그룹 내 주력사인 메리츠화재 자회사 편입 절차를 모두 마치면서 동시에 이뤄졌다.

지난 3월 메리츠화재 인적분할 방식으로 설립된 메리츠금융지주는 국내 첫 보험지주회사로서 △메리츠화재를 비롯해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메리츠자산운용 △메리츠금융정보 △리츠파트너스 △메리츠비즈니스서비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슈7: ‘배신의 계절’…삼성·교보생명 리니언시 논란]

보험업계의 올 10월은 바야흐로 ‘배신의 계절’이었다. 지난 10월 중순 공정거래위원회는 종신·연금·교육 등 개인보험 상품 이자율을 담합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12개 생명보험사에 총 365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 액수별로 살펴보면 △삼성생명 157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교보생명 1342억원 △대한생명 486억원 △알리안츠생명 66억원 △흥국생명 43억원 △신한생명 33억원 △동양생명 24억원 △AIA생명 23억원 △미래에셋생명 21억원 △ING생명 17억원 △메트라이프생명 11억원 △KDB생명 9억원 등이었다.

그러나 담합을 주도한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이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 제도)를 활용, 과징금을 전액 면제받거나 대폭 경감 받아 논란이 일었다. 업계에 따르면 처음 자진 신고한 교보생명은 과징금 전액을 면제 받았으며, 2순위로 신고한 삼성생명도 과장금의 50%를 감면 받았다.

[이슈8: 보험료 올릴 땐 ‘번갯불’ 내릴 땐 ‘굼벵이’] 
 
지난해 90%까지 치솟았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연초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10개월째 70%대를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4∼11월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포인트 떨어진 74.6%를 기록했다.

이처럼 손해율이 떨어진 데는 지난해 말 마련된 제도 개선과 2번의 보험료 인상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료는 올리고 손해율은 떨어지면서 보험사들 또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상위 5개 손보사들의 2011회계연도 상반기(4~9월) 당기순이익이 1조11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200억원에 비해 80.1%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 보험료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손해보험사들은 여전히 보험료 인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비난여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슈9: 보험업계 지각변동…현대차, 녹십자생명 인수]
 
현대기아차그룹이 녹십자생명을 인수하면서 국내 보험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앞서 현대기아차그룹은 지난 10월21일 녹십자생명 지분 89.4%를 2283억원에 사들이면서 이 회사 최대주주로 우뚝 섰다.

이에 따라 내년 보험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게다가 몇몇 그룹사들이 인수합병(M&A)시장에 갖고 있던 보험계열사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업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거나 올 들어 꾸준히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는 곳은 동양생명을 비롯해 ING생명, 교보생명, 그린손해보험,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등이다.

또한, 내년 3월2일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는 농협보험(NH보험)도 보험업계 지각변동의 진원지로 꼽힌다.

[이슈10: 미래에셋생명, 내년 하반기 상장…TF팀 결성]
 
미래에셋생명이 내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지난 8월3일 상장추진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총 8명으로 구성된 TF팀은 전략기획팀을 비롯해 계리팀, 회계팀 인력을 주축으로 마련됐다.

이들은 내년 7월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제출을 위해 △전반적인 전략 수립 △기업실사 준비 및 대응 △자료 준비 등 실무활동을 담당하게 된다. 또 상장 이후에도 공시 및 IR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0월 중순 경영개선 TF팀을 구성해 조직개편에 나섰다. 당시 회사 측은 “고객·현장중심의 지역밀착형 영업체계를 위해 조직을 재정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 측은 “내년 상장을 앞두고 조직개편에 나선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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