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은 이번 연말 인사에서 삼성증권(016360) 박준현 사장과 삼성자산운용사 김석 사장을 교체했다. 서울대 법대 동문이기도한 박준현 사장과 김석 사장의 교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뒷말이 오고 갔다. 삼성증권 측은 “같은 계열사로 이동일 뿐 좌천이 아니다”며 “수평적인 인사이동으로 봐달라”고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들의 자리 이동이 삼성의 고강도 감사와 연관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지난 6월9일 그룹 전반에 부정부패가 퍼져 있다고 지적하며 전 계열사에 대한 광범위한 감사와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삼성관계자는 올해 ‘감사의 해’가 될 것 같다면 강도 높은 조사는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고 최근 삼성그룹은 그룹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투자은행(IB) 진출에 밀려난 박준현 사장
유럽 재정위기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고, 브로커리지 과다경쟁과 대체거래시스템(ATS) 도입 등으로 증권사들은 새로운 신규사업을 찾아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 증권사의 포커스는 투자은행(IB)만이 할 수 있는 프라임브로커리지에 맞춰져 있다.
삼성증권은 전달 21일 40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증권의 유상증자는 철저히 대형 IB 자격인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뤄졌다.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 이은 세 번째 유상증권 결정이었다.
삼성의 컨트롤타워라 불리는 미래전략실로부터 감사를 받을 당시에도 IB 진출에 집중적인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설립한 홍콩법인의 지속된 적자도 지적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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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증권에서 삼성자산운용으로 옮긴 박준현 사장(왼쪽).삼성자산운용에서 삼성증권으로 1여년만에 돌아온 김석 사장(오른쪽). | ||
그러나 올해 시장상황 악화와 함께 각종 자산관리수수료(랩어카운트 수수료, 수익증권 수수료, 파생상품결합증권 수수료)에서 부진한 실적을 냈다. 이에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증권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내렸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7만원에서 6만원으로 하향조정하며 증권업종 최선호주(TOP PICK)에서 삼성증권을 제외시켰다.
서 연구원은 “랩어카운트를 중심으로 한 자산 관리 부문에 대한 위험관리를 소홀히 한 결과 증시 조정과 더불어 고객 신뢰도 하락으로 회전율이 둔화된 점이 실적 악화의 직접적인 이유”라며 “공격적인 영업에 맞춰 조직과 인력 등을 단기간에 늘린 결과 전반적인 판관비는 영업수익 감소와 달리 여전히 증가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우다희 연구원은 “동사의 FY2Q(7~9월) IFRS 개별기준 당기순이익은 508억원으로 부진한 실적”이라며 “자문형 랩어카운트 잔고 감소 및 신규 판매에 따른 자산관리 수익 감소, 해외법인에서 적자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박 사장의 부진한 실적과 IB 역량 강화를 위해 삼성자산운용의 김석 사장으로 교체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당초 박 사장이 유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글로벌 IB로 도약하기 위해 삼성IB의 대부라 불리는 김석 사장을 불러왔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삼성 금융계열사 서열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운용, 삼성선물 순으로 보편적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김석 사장, 삼성증권의 날개 될까?
삼성증권 사장 자리에 앉게 되면서 김석 사장은 “기존에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부분은 더욱 강하게, 약했던 부분은 보강할 계획”이라고 앞으로의 사업 방향을 밝혔다. 또 내년 경영 전략에 대해서는 “투자은행(IB) 업무 쪽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석 사장은 2005년부터 3년여간 IB 본부장을 역임하며 삼성증권 IB 사업에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증권이 유상증자 대비 추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IB 강화와 해외사업 적자를 만회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김석 사장은 IB를 이끈 전문가일뿐만 아니라 삼성자산운용 사장 재임 당시 중국시장을 공략으로 중국상재증권과 합작 운용사 설립을 준비하는 등 해외영업에도 일정정도의 성과를 보여줬다. 삼성자산운용의 총 관리자산 107조원가량으로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격차를 벌이며 국내 최대다.
그러나 주식워런트증권(ELW) 사건과 관련해 대표가 검찰에 기소된 상태라 삼성증권 사장을 자산운용으로 이동시킨 게 아니겠다는 추측도 있다. 검찰은 지난 6월 스캘퍼에게 전용선을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준 혐의로 12개 전·현직 대표이사를 기소했다.
삼성증권은 최근 100여명으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전년 대비 20여명 정도 늘어난 인원이다. 내부 사정이 녹녹치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삼성증권이 비용감축에 들어간 것은 △랩어카운트의 위험관리 실패 △PB 인력의 확대 등으로 인한 고비용 구조 △해외법인의 적자 등으로 비용이 과도하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내우외환의 상황에서 김석 사장이 삼성증권의 날개가 되어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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