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해운·물류업계의 다사다난했던 신묘년 한 해가 막바지를 달리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어 유럽 재정위기까지 곪아 터지면서 세계 경제가 흉흉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지난 2008년 리먼사태 이후 운임하락과 유가상승 등으로 유동성 부족을 겪으면서 전 세계 주요선사가 구조조정이란 악재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물류업계도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로 꼽힌 대한통운이 CJ를 새 주인으로 맞는 등 지각변동을 맞았다.
국내 해운 빅3는 지난 3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했고, 중소형선사는 줄도산 공포에 휩싸였다.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노후 벌크선 해체, 구조조정 등 자구의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올해 해운업계는 한 마디로 유로존 태풍권 영향에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물류업계의 올해 단연 이슈는 대한통운이 CJ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것. 이 과정에서 ‘포스코 컨소시엄 징크스’, ‘삼성 음모론’, ‘CJ 홍보실장 경질설’ 등으로 한바탕 시끄러웠다. 또한, 삼성SDS, 농협 등이 물류사업 진출을 선언한 것을 두고 업계는 의아하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1] 대한해운 법정관리…줄도산 공포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글로벌 해운산업은 위기에 빠졌다. 선박 과잉공급으로 운임이 하락한데다 고유가가 겹치면서 시황이 악화되자 국내 선사들이 잇달아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나선 것. 특히, 올해 초 국내 4위 선사인 대한해운의 법정관리는 해운업계에 전반에 충격을 안겼다. 대한해운을 필두로 줄도산 공포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만 삼호해운, 양해해운, 조성해운 등 10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선사들의 자금압박은 거세지고 있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금융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유동성 부족이 심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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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해운 8600TEU급 컨테이너선 ‘한진 롱비치호’. |
[2] ‘아덴만 영웅’ 석해균 선장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에서 용기와 기지를 발휘한 석해균 선장이 ‘아덴만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지난 1월15일 석 선장을 포함한 선원 21명을 태운 삼호주얼리호가 아라비아해 인근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 된지 6일 만에 구출됐다. 당시 석 선장은 조타실이 고장났다며 배를 멈추는 등 구출 작전 성공에 이바지했다. 이 과정에서 복부와 다리, 팔 등 6곳에 총상을 입고, 이후 한국에 돌아와 280일 동안 치료를 받고 지난 11월14일 퇴원했다.
[3] 선박왕 권혁 세금공방
‘선박왕’ 시도상선 권혁(61) 회장의 과세적법성을 두고 팽팽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권 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홍콩과 일본에 거주하는 것처럼 속여 종합소득세 2200억원을 탈세하고, 회삿돈 918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권 회장의 변호인은 “일본과 홍콩을 주된 영업지로 하는 권 회장을 국내거주자로 봐서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옳지 않고, 홍콩 법인인 시도카케리어서비스(CCCS)를 국내 법인이라고 하는 것은 법인격을 부인하는 주장”이라며 “또, 리베이트로 받았다는 돈 역시 수수료 명목의 정상적인 대가”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권 회장에 대해 2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전부 기각됐으며, 다음 공판준비일은 12월29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다.
[4] 대우조선해양, 현대상선 백기사 자청
현대그룹은 지난 8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상선 보통주 매수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상선 지분 2%(혹은 1000억원 이하)를 매입해 3년간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의결권을 행사한다. 현대상선은 대우조선해양에 5척의 컨테이너선(총 6950억원 규모)을 발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이 범 현대가와 경영권 분쟁에 몸살을 앓고 있는 현대그룹의 백기사로 나선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2월19일 시간외거래를 통해 현대상선 지분 150만주(1%), 355억원(주당 2만3650원) 규모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지분율은 40.7%로 늘어난 반면, 범 현대가는 36%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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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테르담 항에 입항 중인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
[5] 해운3사 적자 ‘눈덩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던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대형 해운사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적자를 냈다. 한진해운은 3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면서 총 32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상선과 STX팬오션도 3분기 각각 981억원, 51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고유가와 운임하락 때문. 선박유로 쓰이는 벙커C유는 지난해 평균 톤당 460달러선에서 올 들어 700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또, 대형선 선복 투입으로 선복과잉과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로 운임이 하락하며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6] 업계 1위 대한통운, CJ 품에 가기까지…
국내 물류업계 1위 대한통운이 지난 2월 M&A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6월28일 산업은행은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CJ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여기까지 오는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앞서 예비입찰에 포스코, 롯데, CJ가 참여했으나, 금호터미널 분리매각 문제가 거론되자 롯데는 인수재검토에 들어갔다. 이어 본 입찰을 앞두고 포스코와 삼성SDS가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삼성 음모론’까지 등장했다. 삼성증권이 CJ와 맺은 자문계약을 파기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던 것. 삼성과 CJ의 ‘전쟁’ 분위기는 결국 ‘CJ 홍보실장 경질설’로 일단락됐다.
[7] 농협, 택배업 진출
농협이 택배사업에 공식 진출한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1월18일 최원병 회장은 연임에 성공하면서 택배업과 상조업 진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에 앞서 유진그룹 물류부문인 로젠택배 인수설이 제기돼 왔다.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인 ‘홈&쇼핑’의 내년 1월 개국을 앞두고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홈&쇼핑은 중기중앙회가 33%, 유통센터와 농협, 기업은행이 각각 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우정사업본부에 이어 농협까지 택배업에 뛰어들자, 민간 택배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공공기관인 우체국에만 화물차 신규면허발급, 부가세 면제 등의 혜택을 주어 경쟁이 어려웠기 때문. 업계는 불공정한 ‘이중 잣대’가 농협에까지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8] 삼성SDS, 그룹 물류시스템 통합
삼성SDS가 지난 10월 삼성그룹 내 물류시스템을 통합하는 등 물류사업을 본격화한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정관에 물류사업을 추가하고, 물류컨설팅 업체인 EXE C&T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삼성SDS가 자체 개발한 4자물류(4PL) 솔루션인 ‘첼로(CELLO)’를 이르면 연내에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본격 활용할 예정이다. ‘첼로’는 각 기업의 물류업무를 위탁받아 관리하는 종합 IT서비스다. 삼성SDS는 물류IT사업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반면, 물류업계는 삼성SDS의 이러한 행보를 그룹 차원의 공급망관리(SCM) 강화로 보고 있다.
[9] 한국판 DHL 나올까?
DHL, 페덱스(FedEx), UPS와 같은 세계적 물류기업을 키우기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글로벌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내 물류기업을 선정해 다각도로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물류기업의 선정 및 육성에 관한 규정’을 마련했다. 글로벌 인턴을 선발하고, 물류기업이 이들을 현지법인에 파견할 경우 교육·체류비 등을 지원한다. 우리나라 해운·항공 산업이 세계 5~6위권을 차지하는 반면, 물류경쟁력 순위는 155개국 가운데 23위에 그쳐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국토해양부는 오는 2020년까지 세계 ‘톱 10’ 물류기업이 1~2개 탄생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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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통운 모바일 운송장 프린터. |
[10] ‘스마트 물류’ 차별화 전략 급부상
물류업계가 스마트하게 변하고 있다. 대한통운은 업계 최초로 ‘QR코드’를 도입해 간편하게 택배 배송추적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모바일 운송장 프린터를 도입해 직접 운송장을 작성하는 불편함을 없앴다. 또, 택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배송현황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J GLS는 ‘저온 유통박스 위치추적시스템’과 ‘무선인식전자태그(RFID) 이용한 광대역 전자물류시스템’ 등 RFID 관련 물류시스템 특허 2건을 취득했다. 이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로 물류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서비스 수준을 향상 시킬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