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신묘년(辛卯年) 토끼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교토삼굴(敎兎三窟)이라는 전략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는 토끼의 지혜가 침체에 빠진 대한민국 경제호를 견인할 것이란 기대를 갖고 시작한 것이 엇그제 같은데 어느새 한해의 끝자락에 접어들었다. 사건사고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이 더욱 실감나는 한해였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앙상한 몸매를 드러낸 2011년 달력이 더욱 쓸쓸해 보이는 주말이다.
이제 몇장 남지 않은 신묘년 달력 앞에 앉아 한해를 되돌아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하루는 비통의 눈물을 흘리고 또 하루는 기쁨의 환호를, 어느 날은 분노로 몸부림치는 등 하루하루가 드라마틱했기 때문이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로 부족할 정도다. 하루가 멀다하고 인생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맛봤으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국가재앙이라 불릴 정도로 경제 사회적 파장이 엄청났던 구제역을 시작으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반값등록금 파동,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확정, 한미 FTA 비준 논란, K-POP 열풍, 안철수 신드롬, 종편 채널 개국 등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로 시끌벅적한 사건이 많았다.
이것도 모자라 12월에는 대미를 장식하는 대형사건이 터졌다. 북한을 철권통치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이다. 심근경색 및 심장성 쇼크로 인해 12월17일 오전 8시30분 김위원장이 달리는 야전열차 안에서 향년 69세로 사망했다는 소식은 한국사회를 엄청난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이로 인해 코스피는 3%, 코스닥 지수는 5% 넘게 폭락했으며,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6원 넘게 급등했다. 가히 메가톤급 사건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도 한반도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 사건의 하나다. 지난 11월 29일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FTA 14개 이행법안에 서명함에 따라 양국의 비준절차가 마무리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준 무효 시위가 계속 되는 등 찬반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기도 하지만 득과실이 확연히 다른 산업군의 밥그릇 싸움이 한몫 했기 때문이다.
민간인 안철수 돌풍도 엄청났다. 오세훈이 서울시장직을 사퇴하면서 시작된 안철수 바람은 '안철수 신드롬'이라 신조어를 만들며 한반도를 뒤흔들었다. 박원순(현 서울시장)으로 후보를 단일화되면서 시장출마설은 일단락 되었지만 안철수의 소신있는 행동과 발언은 정치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야권단일후보인 박원순이 한나라당 나경원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것도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안철수 신드롬이 몰고 온 결과였다.
스포츠분야에서는 엄청난 쾌거가 있었다. 우리나라가 2018년 평창 올림픽 개최국가로 선정된 것이다. 2번 낙방했던 평창이 3번의 도전 끝에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총회에서 총 95표 가운데 65표를 획득,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를 제치고 개최지로 확정되었다.
종편 채널 개국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12월 1일 일제히 개국한 종편도 아직은 미흡하지만 향후 어떤 공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를 분노하게 만든 대표적 사건은 연초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시작된 저축은행 사태다. 모두 15개 저축은행이 문을 닫은 이 사건으로 인해 국민적 분노는 물론 뱅크런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마디로 비리 종합세트였다.
사건사고가 많았던 것은 지구촌도 마찬가지였다. 경제난과 독재정권의 억압에 신음하던 아랍인들이 시민혁명에 나서 벤 알리(튀니지)와 무바라크 대통령(이집트)을 축출시킨 아랍의 봄을 시작으로 일본 동북부 대지진 및 방사선 유출사고, 유럽의 재정위기 등 대형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사고가 일어난지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악몽에 시달리게 만들고 있는 일본 동북부 대지진 및 방사선 유출사고가 주는 파급효과는 엄청났다. 진도 9.2에 달하는 강력한 지진과 쓰나미가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하면서 실종자와 사망자를 합쳐 2만 3천500여 명이 희생됐다. 또 후쿠시마 원전의 비상 냉각시스템이 고장나 바다와 공기를 오염시킨 방사능 재앙으로 인해 유럽 일부 국가에서 원전 중단을 선언하는 등 세계인을 공포로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또 창의력과 혁신으로 애플을 세계 최고의 IT 기업으로 이끈 스티브 잡스의 죽음이 주는 충격파도 컸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인간의 삶을 바꿔놓은 혁신적인 제품 출시로 부와 명예를 거머쥔 스티브 잡스가 56세란 젏은 나이로 지난 10월 사망한 것. IT업계에 거장이였던 그의 사망소식으로 인해 전 세계인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뿐만 아니라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리더인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 42년간 리비아를 철권통치한 독재자 카다피 사살,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의 EU(유럽연합) 회원국 신용등급 하향조정설, 안정 속 성 장이란 모토로 긴축정책에 나선 중국, 총선 부정 규탄시위로 흔들리는 러시아, 대지진과 방사능 유출로 침체의 늪에 빠진 일본경제 등도 지구촌을 들썩이게 한 사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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