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작년에 이어 올 겨울에도 친구들과 스키장을 찾은 최씨(30세, 남)는 초급 코스를 몇 번 타자 자신감이 붙었다. 친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중급 코스로 이동해 가파른 슬로프를 내려가며 한껏 속도를 즐기고 있는데 사고가 생겼다. 갑자기 앞선 사람이 넘어진 것이다. 속도가 너무 빨라 넘어질 타이밍을 잃은 최씨는, 피하려고 몸을 틀다가 무릎이 뒤틀리며 뚝 하는 소리를 들었다. 심한 통증으로 응급요원에게 실려간 최씨는 전방십자인대파열로 수술을 받아야 했다.
스키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1년 내내 손꼽아 기다렸을 본격적인 스키 시즌이 시작되었다. 이 시기에는 북새통을 이루는 스키장만큼이나 바빠지는 곳이 바로 정형외과이다. 스키는 스피드를 추구하는 운동인 만큼 기본을 무시하거나 과욕을 부리면 사고를 당하기 쉬운 종목이다. 특히 스키를 타다 무릎 전방십자인대파열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몸이 뒤로 젖혀지며 무릎 뒤로 넘어가거나, 넘어지면서 무릎에 큰 충격이 가해져 비틀리면 인대가 찢어지며 관절 속에 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파열 당시에는 무릎이 붓고 관절이 불안정해 걷기 힘들 정도의 심한 통증이 생기지만, 보통 2~3일이 지나면 증상도 사라지고 양쪽 측부 인대와 근육이 무릎을 지탱해주기 때문에 생활에 어려움이 없어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전방십자인대 파열 시 치료시기를 놓치면 허벅지뼈와 정강이뼈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위험하다. 이 상태에서 계속 무리하면 십자인대와 연결돼 있는 연골판까지 손상돼 퇴행성관절염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상 초기에는 냉찜질과 부목 고정 등으로 응급처치를 하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그러나 완전히 파열된 십자인대는 저절로 붙지 않으므로 대부분 수술을 권한다. 젊은 층은 전방십자인대 손상을 입었더라도 비교적 무릎 주변 근육이 튼튼하기 때문에 인대재건술을 통해 90% 이상 회복될 수 있다.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관절내시경을 이용 수술하기 때문에 수술시간이 짧고 출혈이 적으며 절개부위가 거의 없기 때문에 수술 후 회복도 빠르다. 수술 후 6개월이면 운동을 할 수 있고 약 1년 정도 회복기를 거치면 격렬한 스포츠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된다. 최근에는 무릎 안쪽, 즉 허벅지 뒤편에 있는 힘출인 슬괵건을 채취해 두 겹씩 접어 4겹으로 이용하는 시술로 전방십자인대를 모두 복구할 수 있어 무릎 회전 운동 시에도 안정성을 주고, 관절의 미세한 회전을 기존 수술보다 덜 제한하게 되었다.
이런 스키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스키 타기 전 넘어지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두 팔을 앞으로 뻗고 넘어지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로, 팔을 뻗으면 다리는 자연스럽게 모아져 전방십자인대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잡고 있던 폴을 재빨리 놓고 옆으로 누우면서 엉덩이 먼저 땅에 살며시 대며 부드럽게 미끄러져가면서 속도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관절이나 관절 주변 인대, 근육이 경직되기 때문에 작은 상해에도 부상 위험이 커지기 쉽다. 따라서 스키를 타기 전 10분 이상 각 관절을 이완해주는 스트레레칭이 필수다. 장비 역시 중요한데 특히 부츠는 자기 것을 준비해 발에 맞춰 신는다. 자기 수준에 맞지 않은 높은 코스의 슬로프에 도전하면 자기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자기 수준에 맞는 슬로프를 택하고, 슬로프에서 넘어지면 재빠르게 가장자리로 이동해 스키 부상을 예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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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힘찬병원 황병윤 과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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