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게임업계의 '절대강자' 엔씨소프트가 내년 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으로 차가운 겨울 한파를 맞는 가운데 '차세대 선두주자' 넥슨이 일본 증시에 상장하면서 두 업체 간 라이벌 구도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또한 두 업체는 물론 인물 간 라이벌 구도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의 향방이 곧 한국 게임업계의 큰 틀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각각 전자공학과85학번, 컴퓨터공학과 86학번으로 서울대 선후배 사이인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과 넥슨 김정주 회장은 한국 온라임 게임업계를 양분한 거물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경영방식에 있어서 명확한 대조를 이룬다.
◆넥슨, 일본 상장은 국내 게임업체 밸류에도 영향
한국 벤처계의 '살아있는 전설' 넥슨 김정주 회장은 전투적 인수합병(M&A)과 게임에 대한 혜안(慧眼)으로 업체와 개인의 성장을 꾀한다.
지난 1994년 '바람의 나라'로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 폐인을 양산한 주인공인 김 회장은 서든어택의 게임하이, 메이플스토리의 위젯, 던전앤파이터의 네오플 등 유망한 중소개발사를 잇달아 집어삼키며 넥슨을 국내 최대 게임업체로 키웠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 1조153억원, 영업이익 4391억원(연결기준)을 기록하며 국내 게임업계 선두를 자처했다. 또 근래 메이플스토리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도 불구, 기존 게임의 다양성을 앞세워 업계 1위의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14일 넥슨 일본 증시 상장 이후 김 회장은 '3조원대' 주식거부 반열에 오른다. 넥슨 시가총액은 8조원가량으로 넥슨의 지주회사 NXC의 지분 69.15%를 보유한 김정주 회장과 부인의 지분 평가액을 합치면 3조4000억원대에 이른다. 이는 엔씨소프트 김 사장의 1조5000억원 규모 지분평가액수를 두 배나 상회한다.
일본 증시 상장과 관련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제각각이지만 긍정적인 반응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대우증권 김창권 연구원은 "모바일 기기 발전이나 기존 게임시장의 온라인화는 게임 개발력에 의해 기업가치가 결정될 것"이라며 엔씨소프트를 글로벌 선도 게임 개발사로 치켜세웠다.
이날 HMC투자증권 최형태 연구원은 "넥슨의 주가수익비율(PER) 20배 이상으로 주가가 상승하면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의 밸류에이션(가치대비 주가수준)에도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현재 넥슨 공모가는 주가수익비율(PER) 15배 수준"이라며 "상장 이후에도 PER이 같은 수준이면 국내 온라인게임주의 밸류에이션에도 부정적일 것"이라며 국내 게임업체에서 넥슨이 갖는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은 첫날 공모가 대비 높은 시초가를 기록했다. 도쿄증권거래소(TSE)에 따르면 이날 넥슨은 공모가 1300엔보다 7엔 오른 1307엔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엔씨소프트, 악재 맞선 '新시장' 개척 기대
지난 1997년 엔씨소프트 창업 후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등을 연달아 히트시킨 김택진 사장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명장으로 자체 개발작에 승부수를 걸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최근 내수시장에서의 부진을 비롯해 해외 매출 감소, 신작 출시 연기 등의 악재가 겹친 것. 엔씨소프트는 3분기 1476억원의 매출과 3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넥슨은 물론 네오위즈게임즈와 한게임에도 뒤쳐졌다.
하지만 그에게는 '야구'와 '블록버스터 게임 상용화'라는 무기가 있다. 김 사장은 올해 초 프로야구 제9구단 창립 의사를 밝히며 이슈를 모은 그는 결국 'NC 다이노스'로 구단명을 확정, 구단주에 올랐다. 김 사장은 야구를 통해 게임 업계의 어두운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세상을 즐겁게 만든다'는 엔씨소프트의 창업 이념을 실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와 맞물려 엔씨소프트는 올해 7월 '프로야구매니저' 등으로 잘 알려진 개발사 엔트리브소프트 인수에 1050억원을 제시하며 최종 인수를 앞두고 있다.
키움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엔씨소프트가 엔트리브의 인수처럼 취약한 부분인 캐주얼, 모바일 게임 등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 시장에 적극 나서는 점은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인기게임의 상용화와 관련한 반응도 낙관론이 우세하다. SK증권 최관순 연구원은 "내년 2분기와 하반기에 블레이드앤소울과 길드워2 등 온라인게임이 상용화하면 실적 향상과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실적 등과 관련한 회의론도 여전하다. 토러스투자증권 김동희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야구단 창단을 통해 이미지 쇄신을 꾀하고 있으나 블레이드앤소울의 출시 일정 연기 및 실적 부진 등으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12년 양질의 캐주얼게임 개발사 인수 등 라인업의 다양화를 꾀할 수 있을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KB투자증권도 넥슨의 일본 상장에 따른 외국인 수급 약화 가능성을 제기하며 엔씨소프트의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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