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안산에서 파견업체를 운영 중인 A씨는 얼마전 폐업신고를 냈다. 계속되는 적자행진 속에 도저히 회사를 끌고 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안산시에 성행하는 불법파견업체와 몇 년간 경쟁하다 보니 수주를 해도 이익이 남지 않았다. 주변에서 파견업을 하던 업체들도 이미 문을 닫았다. ‘법을 지키는 사람이 바보’라는 소리도 떠돌았다. 그러던 도중 알고 지내던 지인 B씨가 찾아왔다. B씨는 A씨에게 매력적인 제안을 꺼내놓았다. 1년에 한번씩 회사를 폐업해 부과세를 피하는 방법이었다. 대신 표면적인 대표로는 B씨를 세우기로 했다. 정상적인 운영이 아닌 만큼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부과세라도 줄여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또한 ‘다들 그렇게 하는데 뭐…’라는 마음도 있었다.
안산시 불법파견이 ‘진화’하고 있다. 제조업 공장이 많은 만큼 안산시의 인력파견업의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하지만 문제제기만 지속될 뿐 뚜렷한 개선 노력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몇 년간 불법파견이 성행하며 파견기업들의 ‘불법’은 더욱 치밀해지고 있다. 사용기업과 계약금액이 단가경쟁으로 계속 낮아지자 업체들이 ‘살길’로 택하는 것은 결국 ‘불법 행위’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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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시의 많은 근로자들이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사라진 회사 등 ‘불법파견업체’ 때문에 여전히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 ||
세금을 피하기 위해 1년 주기로 폐업신고를 하며 신규 업체를 만드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부가세를 내지 않기 위해 1년 단위로 회사를 폐업하고 재허가를 받으며 기업대표를 타인의 명의로 해 부과세를 피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외국인노동자들끼리 무허가 파견업체를 만들어 최소의 금액으로 사용업체와 계약을 하는 업체도 있다.
B파견업체 관계자는 “무허가 업체의 난립으로 단가경쟁이 무척 힘들어졌다”며 “그렇다보니 세금이라도 아끼려고 하는 기업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B씨는 “무허가업체들은 노출이 돼있지 않은 만큼 고용노동부 점검에서도 적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안산시파견협회에 따르면 현재 안산에서 파견업체 허가를 내고 운영 중인 파견업체는 약 200개지만 이외 50%에 해당하는 100여개의 업체가 파견허가를 내지 않은 채 업체를 운영 중이다.
안산시파견협회 박지순 회장은 “개인적으로 파견근로자들을 만나 보면 여전히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사라진 회사 등으로 고생하고 있다”며 “불리한 계약 조건으로 산재처리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해 다쳐도 다쳤다고 말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근로자들의 피해사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해당 노동지청에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는 무척 드물다. 박 회장은 “지역사회가 좁다 보니 정식 절차를 거쳐 신고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폭력 사태 등의 위험도 있어 신고 시에도 감독관에게 구두상으로 말하는 등 소극적인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무허가 업체’ 증가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정상적인 ‘파견 허가업체’와 ‘근로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운영이 어려워지며 허가업체들의 불법 행위도 늘고 있다고 안산시 파견업체 담당자들은 전했다.
C업체 담당자는 “협회 차원에서 현수막을 걸고 직접 업체들 상담에 나서는 등의 계몽운동을 펼쳤지만 아직 큰 혜택을 보지 못한 것 같다”며 “무언가 물리적 형태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고용노동부 안산지청 조태영 과장은 “불법파견은 해마다 한번씩 점검에 나서고 있으며 작년과 올해엔 특히 강도 높은 조사를 펼쳐 점검 실적이 좋았다”며 “파견업체가 많다보니 한정된 인력으로 조사하기가 어려운 점도 있지만 엄격한 처벌 등으로 관내에서 업체들의 인식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불법파견으로 총 12개 업체가 적발돼 사법처리 됐다. 조 과장은 “사용업체들을 대상으로 파견업계 질서를 잡기위해 설득 중”이라며 “파견 허가를 받으며 3년내에 법인을 바꾸지 못하는 등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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