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대박의 꿈’으로 통하던 파생상품시장이 된서리를 맞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최근 ‘투기판’으로 별질된 장내옵션 시장 등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과 시장축소 의지를 밝혔다. 그간 파생상품 시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고 과도한 투기성으로 인해 당국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한국금융투자협회는 1일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와 공동으로 장내옵션시장, ELW시장과 FX마진시장 등 파생상품 시장의 건전화 방안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여기엔 FX마진거래 증거금 인상과 지수옵션 거래단위 50만원 상향조정, 주식워런트증권(ELW)거래 시 LP(유동성공급자) 호가 제한 조치 등이 포함됐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파생상품시장의 문제를 인식하면서도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불만이 적지 않다.
◆진입장벽 높이고 감시 강화
금융 당국은 파생상품 시장 건전화를 위해 △FX마진거래의 경우 과도한 레버리지(차입투자)를 축소하기 위해 증거금 인상을 결정했다. 개시증거금은 거래액의 5%(5000달러)에서 10%로, 유지증거금은 3%에서 5%로 각각 높였다. 당국은 레버리지가 축소되면 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에 올라가 거래대금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투기성 높은 옵션시장의 거래 규모를 적정화하기 위해 △지수옵션 거래단위를 기존 10만원에서 선물과 같은 50만원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ELW시장에서는 LP의 무분별한 호가를 제한해 스캘퍼(초단타매매자)의 개입을 완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시스템 개선과 함께 당국의 감시·감독 활동도 더욱 강화된다. △금융감독원은 내년 1분기 중 파생영업과 관련한 투자자보호 실태 결과를 검사하고 위반사항에 대해 엄중조치에 나선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7~8월 파생상품 비중이 높은 16개 증권·선물사에 대한 기획검사를 마무리한 바 있다.
△거래소는 현재 기본예탁금 부과기준 준수 여부에 대해 회원사를 대상으로 감리를 진행 중이다. 규정을 위반한 회원사에는 기준 개선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금감원과 거래소, 금투협은 공동으로 불법 선물계좌 대여, FX마진거래 등에 대한 분기별 정기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개선안 가운데 계좌개설 시 위험고지 강화, LP호가제한 의무 이행, FX마진거래 과도한 마케팅 금지 등은 정기 검사·점검 때마다 중점적으로 감독하기로 했다. 내년 1분기 중에는 개인투자자 증거금 상향과 모의거래시스템 제공을 종료하고 FX마진 증거금 인상 등도 추진된다.
◆작년 FX마진거래 투자자 손실 589억
국내 파생상품 시장의 과열 현상은 시장 규모와 거래금액 모두에서 엿볼 수 있다. 지난해 장내옵션시장 거래량은 35억 계약에 달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반면 현물시장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7위에 불과했다. 선물·옵션시장 규모가 현물시장보다 과도하게 커져 이른바 ‘왝더독(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현상이 우려된다.
특히 지난 8월 이후 주가 하락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풋옵션 매매가 평소의 2.4배, 평균가격이 11배 이상 급등하는 등 투기가 극성을 부렸다. 파생시장이 투기판으로 전락하며 불공정거래도 판을 쳤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파생상품에 대한 사전지식 부족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FX마진거래의 투자자 손실액은 589억원에 달했다.
한편 당국은 이번 개선안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일반투자자의 FX마진거래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증거금 인상과 위험고지 강화, 과도한 마케팅 금지 등을 통해 FX마진시장의 건정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추이를 지켜보겠지만 향후 필요하다면 FX마진시장의 일반투자자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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