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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獨까지 번진 국가신용위기…‘투자자 이렇게 버텨라’

[심층진단] 글로벌 신용불량 증후군 “변동 심화, 방어·수혜주 단타전략 유리”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1.11.25 14:59:56

[프라임경제] 글로벌 경제가 ‘신용불량 증후군’에 감염됐다. 지난 8월 ‘최강자’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급락과 변동성에 시달렸던 코스피는 글로벌 신용위기가 재점화되자 외국인의 잇단 자금이탈로 고민에 빠졌다. 개인투자자의 저가매수세가 간신히 낙폭을 조절하고 있지만 바깥 상황이 좋지 않다. 당장 일본의 신용등급 추가 강등설이 다시 제기됐고 유럽 최고 부국(富國)인 독일마저 국채발행 미달이라는 악재에 부딪쳤다. 투자자들은 현명한 대응방법에 목이 마르다. 
 
신용평가사들이 전세계를 무대로 날카로운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지역·국가를 따지지 않고 주요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무더기로 쏟아내는 바람에 글로벌 증시가 고스란히 충격을 떠안았다.

◆3대 신평사 ‘저주 또는 경고’

지난 8월 미국의 신용등급을 가차 없이 끌어내렸던 S&P가 이번에는 유로존을 겨냥했다. S&P 데이비드 비어스 글로벌 국가신용등급그룹 헤드는 23일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고 은행 자산 상태가 악화되면 유로존은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 같은 리스크가 유로존 신용등급에 추가적인 강등 압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독일 국채 수요가 감소했다고 해서 이를 확대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독일국채 금리는 1.98%에 불과해 앞서 그리스나 이탈리아 등과는 비교가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피치는 24일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로 한 단계 떨어트렸다. BB+는 투기등급에 해당한다. 무디스 역시 최근 IMF 구제금융을 신청한 헝가리의 신용등급을 25일 기존 BAA3에서 Ba1으로 강등했다. 등급전망도 ‘부정적’을 유지했다. Ba1 등급은 투자등급에서 벗어난 것이다. 무디스는 이틀 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설을 제기한 상태였다.

앞서 이달 16일 3대 신평사가 입을 모아 프랑스의 신용강등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24일 S&P는 일본을 신용위기국가 리스트에 다시 올리며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S&P 오가와 타카히라 아시아태평양 담당 이사는 이날 “일본의 재정상황이 날마다 악화되고 있다”며 “신용등급 강등이 더 가까워졌다고 말하는 게 맞지만 오늘 당장 단행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초부터 꾸준히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불거졌던 일본은 악화되는 재정상황이 문제다. 현재 S&P가 평가한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은 AA-이며 등급전망은 지난 4월 이후 ‘부정적’이다.

◆“日 신용등급 강등은 예견된 일”

자국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고조되자 24일 일본증시는 패닉에 빠졌다. 닛케이 평균주가는 2009년 3월 이후 32개월 최저치로 마감했다. 닛케이 지수는 전일대비 149.56포인트(1.80%) 빠진 8165.18을 기록했고 토픽스 지수도 11.71(1.63%) 떨어진 706.08에 장을 마쳤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일본발 악재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상황에서 일본의 신용등급 강등은 피할 수 없더라도 이미 예견된 악재라는 것이다.

KTB투자증권 정용택 연구원은 “일본의 재무건전성과 경기 상황으로 볼 때 등급하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올해 1월부터 일본의 신용위기는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이슈로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의 주장대로 일본의 신용등급 불안은 올 한해 계속 불거졌던 문제였다. 1월 S&P가 9년 만에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떨어트린 것을 시작해 4월에는 신용전망을 ‘부정적’으로 발표했다. 피치도 지난 5월 일본의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고 무디스 역시 지난 8월 국가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으로 강등했다.

정 연구원은 “이 같은 상황으로 볼 때 일본발 악재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정말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락한다면 일시적으로 엔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지만 유럽발 재정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이를 상쇄해 엔화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국인, 11월에 한국서 3조원 빼갔다”

그러나 악재의 근원은 여전히 유로존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23일 재정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던 독일의 10년물 국채 발행 규모가 원래 목표치였던 60억유로에 크게 미달한 38억9000만유로를 기록했다.

   
지난 23일 독일 10년물 국채 응찰률은 1.1배로 2000년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해당 국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닌 유럽 전체의 신뢰도를 훼손하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는 가장 안전한 국가였던 독일마저 국채 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얘기다. 응찰률은 1.1배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부 주변국에서 시작된 위기가 유로존 전체의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받는 충격은 상당했다.

당연히 국내증시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증시자금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위험한 한국시장에서 돈을 빼 현금화하거나 안전자산으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이 달 들어 꾸준히 포착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김승현 연구원은 “이번주에 외국인은 총 1조300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11월 누적 순매도액은 총 2조9000억원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국내증시가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현명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독일 국채 수요 감소를 비롯해 유로존 위협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분석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번 독일의 국채발행 부진을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으며 증시의 추가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낙관론과 당분간 유로존 악재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부딪치고 있다.

◆“실적개선주, 변동성 이용 전략 필요”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독일 국채 수요가 감소했다고 해서 이를 확대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독일국채 금리는 1.98%에 불과해 앞서 그리스나 이탈리아 등과는 비교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곽 연구원은 “유럽 상황이 반전되기 전까지는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급불안과 투자심리 위축이 국내 증시의 반등을 제한하는 원인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개인투자자의 저가매수와 단기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등을 고려하면 추가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요즘 장세는 박스권 내에서 저점매수와 고점매도 전략이 필요하다”며 “4분기 실적 호전과 FTA 수혜가 기대되는 자동차·부품관련주, 미국 연말 쇼핑시즌에 초점을 둔 IT와 중국 소비관련주 등에 관심을 둘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반면 잇따른 악재가 불안심리를 키워 궁극적으로는 증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경계도 만만치 않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재정위기의 발생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며 “이미 지금 주가에 극단적으로 높아진 위험과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상당부분 반영된 것은 맞지만 ‘주가는 두려움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격언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트레이드증권 이석원 연구원은 “지금 시장이 원하는 것은 유로존 상황의 안정”이라며 “사태 해결의 키포인트는 ECB(유럽중앙은행)를 중심으로한 유동성 공급이지만 독일이 이를 막고 있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독일은 자국 내부경기가 위축됐다는 시그널이 나오기 전까지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증시는 거래량 위축과 유럽 상황이 얽혀 있는 만큼 당분간은 섣부른 예측보다 대응이 먼저 필요한 상황이므로 변동성을 염두에 둔 단기 매매 전략이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조언했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대외발 악재에 국내 증시는 바닥을 다지고 있는 형국”이라며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 까지는 방어적인 투자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실적이 양호한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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