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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숙 조선대 교수 ‘한국인 인명의 특성’ 논문 발표

 

장철호 기자 | jch2580@gmail.com | 2011.11.15 12:56:22

[프라임경제] 1990년대 출생자들은 영어식 외래어 이름보다는 고유어 이름에 대해 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으며 뱃속에 있는 아기를 부르는 이름인 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강희숙 조선대 교수(인문과학대학 국어국문학과)가 지난 12일 서울 국립국어원에서 열린 2011 한국사회언어학회 가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한국인 인명의 특성 및 언어 태도에 대한 사회언어학적 연구’ 논문에서 밝혀졌다.

강희숙 교수가 해방 이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이루어진 한국인의 인명의 특성과 작명 원리의 변천 양상과 함께 인명에 대한 한국인들의 언어의식을 살펴보기 위한 조사의 하나로 광주의 20대 남녀 학생 13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 대상자 이름의 유형은 한자어 이름이 83%(114명), 고유어 이름이 11.8%(16명)를 차지해 19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의 경우 고유어 이름보다 한자어 이름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조사대상자들 이름의 작명자는 부모(40.8%), 조부모(32.0%), 작명가(15.6%), 집안어른(6.1%)의 순서였으며 작명 동기는 이름에 담긴 뜻이 좋아서(52.6%), 집안의 항렬에 따라(13.2%), 사주에 맞게(12.5%) 등의 순서를 보였다. 작명자는 남성의 경우 부모’(33.3.%) 보다는 조부모(45.2%)가, 여성의 경우 조부모(25.5.%)보다는 부모(48.9%)가 더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작명 동기 또한 남성의 경우는 이름에 담긴 뜻이 좋아서(38.1%), 집안의 항렬에 따라(21.1%) 작명이 이뤄진 데 반해, 여성의 경우는 ‘이름에 담긴 뜻이 좋아서(67.1%), 사주에 맞게(18.1%) 작명이 이뤄져 남녀 간의 차이를 보인다.

조사대상자들의 이름에 대한 태도는 뱃속에 있는 아기를 부르는 이름인 태명이 ‘꼭 필요하다’가 29.4%, ‘조금 필요하다’가 59.6%로 어떤 식으로든 태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어 앞으로의 세대들은 본명 외의 또 다른 이름 유형 가운데 하나로 태명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름이 개인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전통적인 성명학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가 5.9%, 부분적으로 동의한다‘가 63.2%로, 69.1%가 동의해 전통적인 성명학적 인식이 상당히 높은 비율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고유어 이름 또는 영어식 이름에 대한 태도를 묻는 응답 결과에서는 고유어 이름에 대해 ‘좋은 이름이라고 본다’는 긍정적 태도가 67.6%를 차지한데 반해, 외래어 이름에 대해서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린다(25.7%)’와 ‘세련된 느낌이 든다(10.3%)’는 긍정적 입장을 합해도 36.0%에 지나지 않아, 영어식 외래어 이름보다는 고유어 이름에 대해 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강 교수는 설문조사와 별도로 해방 이후의 한국인 인명의 변천 양상을 살펴보기 위해 광주광역시 소재 C대학의 1980년 졸업생 1207명의 이름과 2010년 졸업생 4030명의 이름을 대조 분석한 결과 1980년에 대학을 졸업한 남학생의 이름은 종호>영배>동식>정수>경수>병철>대성>광희>승주>남수>형식>경태>기태>용호>상호>기성>영욱>정규>병수>철준 등의 순서를 보인 반면, 2010년 졸업생은 정현>지훈>정훈>승현>현수>성호>형주>현철>민호>지웅>재영>경훈>동훈>진우>주영>영민>성민>상현>민수>성현의 순서를 보여, 단 한 건의 중복 사례도 보이지 않음으로써 30년, 즉 한 세대의 차이가 이름의 형태에 상당한 변모를 가져왔음을 밝혀냈다.

여성의 이름 또한 1980년 졸업생의 경우, 정숙>명숙>영희>은희>미숙>명자>영숙>숙희>경희>경숙>영주>순희>정희>영순>희숙>혜자>인숙>미자>성희>명희의 순인 반면, 2010년 졸업생 경우에는 지혜>지은>지영>유진>현정>보람>소영>지현>수진>아영>미영>미선>은지>은영>정은>혜진>현주>민지>가영>유리의 순으로 나타나 1980년도에는 ‘숙, 희, 자, 순’ 같은 글자가 이름의 끝 글자로 주로 쓰인 반면, 2010년도에는 그러한 글자가 전혀 나타나지 않으며, ‘영’을 제외한다면, 이전 시기보다는 훨씬 다양한 글자들이 여성 이름을 구성하는 글자로 쓰였음을 보여줬다.

이름의 끝음절을 구성하는 요소도 1980년 졸업생의 경우, ‘수>호>식>진>주’ 등의 순서인 반면, 2010년 졸업생의 경우 ‘현>호>훈>석>수’ 등의 순서로 분포해,1980년 졸업생의 경우 ‘수’로 끝나는 이름의 분포가 가장 높은 반면, 2010년 졸업생의 경우에는 ‘현’으로 끝나는 이름의 분포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에도 1980년 졸업생의 경우, ‘숙>희>자>순>옥’ 등의 순서로 끝음절이 분포하는 것과는 달리, 2010년 졸업생 경우에는 ‘영>희>진>정>미’의 순서를 보임으로써 여성 이름의 끝음절 구조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강희숙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50년간에 걸쳐 출생한 한국인의 인명 가운데 18만 명의 대규모 표본을 토대로 이름의 변천 양상을 살피는 연구를 통해 한국인의 인명이 우리의 사회․문화적 변화의 제 양상과의 관련 속에서 어떠한 특성과 변모를 드러내고 있는가를 체계적으로 살펴보는 한편, 인명에 대한 한국인들의 의식구조 및 언어 태도를 심층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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