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논란을 거듭했던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슬리머캡슐(성분명 메실산시부트라민)의 허가가 반려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식약청은 지난 6월 한미약품에 공문을 보내 발암자료 미비를 이유로 슬리머의 시판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난해 출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에서 식약청의 갑작스런 입장변화로 부득이하게 출시를 미뤘던 한미약품으로서는 절망적인 통보.
더욱이 한미약품은 당시 식약청이 제출하라던 발암 관련 자료까지 준비하며 심기일전을 해온터라 허탈감이 더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슬리머와 유사한 경우인 노바티스의 마이폴틱이 허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사의 형평성 논란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노바티스의 마이폴틱은 오리지널품목인 한국로슈의 셀셉트캡슐의 염을 변경한 개량신약이며 똑같이 재심사기간 중 제출된 허가신청이었다는 점에서 '리덕틸-슬리머'와 동일사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외자사의 염변경 의약품은 개량신약 규정으로 허가하고 국내사의 같은 형태 제품은 신약규정을 적용해 반려처분함으로써 식약청이 형평성 시비를 스스로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마이폴틱은 개량신약 규정으로 단회투여독성시험자료와 안전성약리자료, 발암성자료를 제출하지 않고도 허가를 받은 반면 슬리머는 신약규정을 대입해 이들 자료를 제출하고도 허가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약청이 형평성을 유지하려면 노바티스의 허가도 취소시켜야 한다"며 "도대체 어느나라 식약청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한미약품은 일단 식약청 결정을 수용키로 입장을 정리했지만 마이폴틱과 관련해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는 되고 국내사는 안되다는 논리는 납득할 수 없다"며 "슬리머가 아니더라도 형평성 차원에서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조만간 식약청의 이번 발표에 대한 향후 방침을 결정하고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사의 형평성 관련 부분에 대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