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월마트, 까르푸, 노키아, 웬디스 등은 국내에 진출한 해외기업이다. 성공을 자부하고 들어왔지만 결국 실패했다. 시쳇말로 쪽박을 차고 돌아간 것이다. 문화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게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유통구조를 잘 몰랐다는 점도 문제였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유통기업들도 해외진출에 힘을 쏟는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기 때문에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다는 이유에서다. 유통의 명가라 불리는 롯데백화점도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베트남에 백화점, 마트 등 그 것. 롯데백화점의 해외 진출 중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것은 러시아 모스크바 점이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은 ‘모스크바 이야기’를 꺼린다. 그 이유를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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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이철우 대표> |
롯데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최초로 2007년 9월 모스크바에 진출했다. 진출 할 당시만 해도 대단한 일이라며 언론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 롯데백화점 이철우 사장은 “한국형 백화점이 현지 유통업계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롯데백화점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며 대단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2007년 580억원, 2008년 1400억원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개점 3년 이후에는 손익분기점을 넘기겠다고 호언장담 했다. 하지만 매출 목표치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측에서는 실제 매출을 밝히지 않고 있다.
3년이 지난 지금, 롯데엔 당시의 자신만만한 모습이 없다. ‘모스크바 점이 장사를 잘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희한하게도 모른채 한다. 진출한지 불과 2년 남짓 지났지만 기가 빠진 분위기다. 이유는 이 대표의 섣부른 초기 포부와 달리 롯데백화점이 러시아에서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입점했던 기업들 속속 후퇴
러시아 시장은 생각보다 호락호락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롯데백화점은 1호점의 매출 성과로 2호점을 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백화점업계는 “롯데는 러시아 2호점을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모스코바 롯데백화점에 입점했던 국내 기업들은 속속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 롯데백화점이 러시아에 진출할 당시 27개 국내 브랜드가 입점했지만 현재 얼마나 남아 있는지 롯데백화점은 밝히지 않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러시아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입점 유치도 실패했을 정도로 입점 실적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 같은 정황을 묻는 기자에게 불쾌한 감정을 계속 보였다. 이 관계자는 “모스크바 해외사업팀이 협조를 안 해줄 정도로 정보를 주지 않기 때문에 대답해줄 상황이 못 된다”고 잘라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모스크바 점이 잘 안 된다는 소문이 있다”며 “유통구조가 국내와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매출이 썩 좋은 편이 아닌 것 같다”며 말했다. 그는 이어 “아마 롯데도 내부적으로도 속앓이 할 정도”라고 말했다.
A 기업은 모스크바 롯데에 진출했다가 1년 만에 돌아왔다. 매출 부진과 러시아의 문화에 적응을 못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B 기업도 “2007년 롯데가 러시아 진출 시 러시아를 개척할 시장으로 보고 들어갔었다”며 “매출 문제도 그렇고 현재는 전략상 후퇴한 상태”라고 말했다.
C 기업은 “물건을 많이 가져다 두면 재고만 쌓이고 물건을 적게 갖다 두면 물건이 올 때까지 두 달 이상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고 하소연 했다.
D 기업은 “저희 기업은 진출해 있지만 상징적인 의미로 나가 있는 것이지 매출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롯데도 모스크바 매장은 상징적 의미일 뿐”이라고 했다.
◆“모스크바 얘기 하고 싶지 않다”
한 러시아 교포는 “현지에 세워진 롯데백화점의 경우 한국 백화점과는 달리 대상층, 입점매장, 운영방법 등이 (국내 백화점) 여러 부문에서 상이하다”며 “세일행사나, 경품행사, 고객관리 차원의 행사들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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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모스크바 지점> |
롯데는 모스크바 지점 얘기에 무척 예민하다. 똑 부러진 대답이 없다. “백화점은 임대 사업이기 때문에 매출도 잘 모른다”, “국내 기업이 몇 개 입점해 있는 지도 잘 모른다” 등으로 두루뭉술 설명한다.
유통 관계자는 “백화점 매장을 빌려주는 대신 월 얼마씩의 계약을 하면 매출을 알 수 없다”며 “월 수수료를 받는다면 매출 정도는 알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모스크바 진출 할 때 국내 기업은 몇 개 인지 파악 할 수 없다”며 “모스크바에 관련된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답을 끝까지 거부했다.
모스크바에는 굼(GUM)백화점이 있다. 러시아 부자들의 쇼핑센터다. 러시아 명품유통 시장을 장악한 이 백화점이 롯데백화점 입점을 막았다는 소문도 유통가에서 나돈다.
네덜란드 조립식 가구 ‘이케아(IKEA)’는 오래 전 러시아에 진출했지만 불과 2~3년 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같은 서양 문화권 기업도 러시아에서 성공하기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사정이 이런데, 동양 기업이 서양에 진출해 3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겠다는 계획은 어불성설이라는 업계 시선이 팽배하다.
코트라 중아(중동· 아프리카) CIS팀 관계자는 “모스크바에는 롯데백화점 말고도 기존 몰(Mall)들이 많은 상태라 경쟁이 치열하고 세금에 대한 문제 등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이 대표가 말하는 것처럼) 진출 초기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기는 힘들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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