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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 실사구시 혁명적 변화 필요”

[인터뷰] 김영선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이종엽 기자 | lee@newsprime.co.kr | 2009.12.23 09:36:41

[프라임경제] 2009년을 되돌아보면 수많은 단어들이 떠오른다. 미국발 금융 위기로 인한 대공황 엄습, 제2 외환위기 도래, 가계 부실 가속화, 청년 실업 사상 최대, 환율 불안 등 우리 경제가 기나긴 암흑의 터널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기사들이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렸다.

   
<사진= 김영선 국회 정무위원장>
 
외환위기 이후 제조업 중심의 대한민국이 체질변화를 통해 세계 금융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민들 역시 금융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늘어났지만 관련 법제도는 글로벌 시장 경제를 따라가기는 아직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늘 뒤따랐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이러한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입법기관, 금융회사들의 지속적인 변화 또한 올해 주목할 만한 일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 기미가 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고 최근 신기루가 된 두바이 신화를 비롯해 그리스, 아일랜드, 스페인 등 국가에서 위기 상황이 지속적으로 연출되고 있다.

결국 민간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정부 시스템 역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금융관련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정무위원회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수장은 한나라당 출신으로 4선 의원인 김영선 의원이다. 박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최다선 여성의원이라는 무시 못할 관록과 함께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정치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국회 내 소위 막강 파워 상임위라고 할 수 있는 정무위원회 김영선 원장을 통해 국제 금융 위기 속에서 우리나라의 금융 체계 변화와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 봤다.

-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를 되돌아보면서 기존 산업과 금융 산업의 방향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잘 다져온 시장인 TV, 핸드폰, 컴퓨터 같은 산업의 생산 저력에 이미 적신호가 켜졌다. 각 산업들이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발전해야 하는 것이 물론이지만, 이때 금융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선진금융기법과 자본을 대폭 확충해 우리나라가 세계 자본 투자에 기점이 될 수도 있고, 중계지가 될 수 있다. 과거처럼 제조업이 세계로 나가면 금융이 그저 이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금융이 제조업을 도와 함께 세계를 공략해야 한다.

특히 제가 국회에서 줄기차게 지적하고 있는 우리 외환시장과 원화 국제화 문제도 깊이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이다. 외환시장의 불안성은 내년 우리 경제 회복의 위험요소다. 지나치게 달러에 의존해온 지금까지의 관행에서 벗어나 보유 외환의 효과적인 운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외환보유액의 비중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안정성과 투자라는 보유목적에 따라 최적화된 외환시장정책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원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야 향후 우리 경제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 현재 정부는 금융시장 선진화, 금융기관 전문성 강화에 몰두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금융 컨트롤 타워 부재 지적도 만만치 않은데.

▲ 중요한 지적이다. 제가 금융위원장이 금감원장을 겸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미 지난 금융위기 때 의사결정 기구인 금융위와 집행기구인 금감원의 수장이 분리돼 있어 업무 중복 및 혼선 등 비효율성이 나타난 사례를 경험했다.

금감원의 경우 기업과 은행권에 대한 감독에 과도하게 집중해 민생금융, 서민경제에 대한 고려를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고, 이는 결국 금융정책의 총괄 기관이라 할 수 있는 금융위가 현장과 괴리되는 금융정책을 내놓는 결과를 초래했다.

향후 금융 감독은 컨트롤 타워를 일원화하는 가운데 금융 유관기관 간 정보 네트워크 구축을 유도해서 신속하고 체계적인 국가 금융 시스템의 운영과 경제 생산성 향상, 국민 금융 편익을 증대하는 데 금융의 기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 미소금융재단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서민금융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해야하며, 미소재단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나.

▲ 미소금융은 높은 이자부담과 불법추심에 시달리는 서민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그 나름의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외국에서는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특별 금융구제제도를 마련하는데 있어 은행의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받고 있는데 비해 우리 미소금융은 은행의 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했다는 점이 특이할만하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 역시 상존한다. 같은 저신용자라 하더라도 기초생활수급대상자, 금융채무불이행자, 개인파산자는 대출대상에서 제외돼 미소금융이 지원과 자활이 필요한 이들은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어있다는 점이다.

또한 정부의 재정지원 없이 향후 10년간 2조원을 조성하겠다는 내용과 관련해 재원마련의 문제점, 미소금융 담당인력과 자원봉사자들의 전문성 및 이들에 대한 관리, 감독 문제 등이다.
서민금융시스템과 관련해서도 기본적으로 서민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시스템 마련이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신설하는 법안을 제출했는데, 취지와 정기국회 통과 가능성은.

▲ 금융감독원은 금융위기가 닥치자 금융건전성 관리에만 치중해 서민의 대출 연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에 대출 금리를 올리라고 요구한 바 있다. 금융소비자인 서민은 경기 악화로 은행·보험·카드 등 금융권에서 대출 뿐 아니라 보상금 문제에서도 가장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보력이 부족해 지난 해 키코사태로 중소기업의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는 금융소비자의 권리가 충분히 지켜지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다.

그래서 소비자에게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금융분쟁에 대해 대처할 수 있도록 ‘피해보상 및 중재의 권리’를 모색하는 것을 골자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설립하는 법안을 마련한 것이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설치는 그동안 소외됐던 금융소비자들의 주권을 보호하고 신장시키기 위해 그 필요성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이 법안의 이번 정기국회 통과와 관련해 정무위에서 깊은 논의를 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렇게 각계의 의견을 두루 수렴해 금융소비자보호원 설치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낼 것이며, 향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안이 처리될 것으로 예상한다.

   
<사진= 2010년은 G20과 AMF가 진행돼 국격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 최근 한국은행의 권한 확대를 골자로 한 한은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 정무위원회가 반대한 구체적 이유는.

▲ 이번 한국은행법 개정안은 한은에 금융 안정 목적 부여, 지급 결제제도와 관련한 권한 확대, 자료 제출권 및 공동검사권 확대, 지급 준비 제도 변경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그 범위가 방대하며, 내용적 측면에서도 현행 금융 감독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사항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은 금융 시스템 안정과 무관하며, 결국 한은의 금융회사에 대한 실질적인 감독권 부여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이는 금융 감독 중복에 따른 비효율 및 금융회사의 부담 증가로 나타날 것이 우려된다.

그리고 외환위기 이후 감독권을 일원화한 금융감독 체계 및 중앙은행제도 개편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한은법 개정안과 같이 중앙은행이 금융회사에 대한 조사 및 검사를 확대하는 것은 국제 논의 흐름과도 맞지 않는다.

국제 논의의 초점은 개별 금융회사의 문제가 시스템 위기로 확대되지 않도록 다기능화 된 감독체계를 통합하는 방향의 논의가 많고 기관간 공조 및 정보 공유체계를 확립, 강화하는데 맞춰져 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정무위원회 차원에서 재논의와 협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 내년은 G20정상회의와 AMF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국회 차원에서는 어떠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가.

▲ 현재 아시아 금융경제 국제의원회의(AFEC)라는 국제 기구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해서 아시아 각국의 의회에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것이며, 공동 의제를 선정해 아시아 의원들이 힘을 모을 것이다.

현재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시아 역내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도록 지원하는 것과 G20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도록 정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그리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국회의원들이 상시적인 협의체를 운영해서 각국 정부의 금융경제정책의 협력을 지원하고 또 유도하도록 할 것이다.

가능하면 AMF의 사무국이 인도네시아로 가게 되었는데 제2 사무국이라도 한국에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그리고 전체회의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한국과 중국, 한국과 인도네시아 등 개별적인 국가 의원간 활동을 지원해 한국 의회가 아시아 태평양의 협력과 유대를 선도하도록 노력하겠다.

- 끝으로 2009년 소회와 향후 계획에 대해서.

▲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금융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소비의 주체가 본연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일련의 행동은 입법과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런 면에서 금융관련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국회 정무위원장의 역할에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위기관리능력 강화를 위해 정무위 기능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했으며, 서민경제 활성화와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청년 실업률 증가를 위해서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100여년 전 외세에 힘없이 무너진 과거를 되돌아 본다면 국제시장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실사구시적인 혁명적 사고가 필요하다. 다가오는 2010년에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중요한 해다. 경쟁국보다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경제 근간인 제조와 금융의 유기적인 작용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국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끝으로 다사다난 했던 2009년을 뒤로하고 새해에는 프라임경제 독자와 가정 모두에 행운과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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