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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대거 입각, MB 여의도식 정치에 눈뜨나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9.03 16:21:35

[프라임경제] 이번 3일 개각은 국무총리 교체 추진, 중폭 개각이라는 파장 외에도 MB노믹스에 대해 일정 부분 비판적이던 케인지언(케인즈학파 학자)의 중용이라는 변수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정치인 대거 입각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친박' 최경환 발탁 등 이전 MB 스타일과 180도 달라져

이명박 대통령은 15대 국회를 통해 정치에 입문했으나, 재판에 회부되는 등으로 국회의원 경력을 짧게 마감, 의원으로서는 대성하지 못했다. 더욱이 국회 생활 당시에도 정치인 주류와 크게 어울리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후 서울시장을 거쳐 청와대에 입성하면서 이른바 여의도식 정치를 잘 모른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 본인도 여의도식 정치에 대한 불만과 무관심을 여러 번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면모는 이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하는 데 적잖은 걸림돌이 돼 왔다. 우선 돌격 내각 등을 운영하면서 여당 역시 협의 대상이 아닌 동원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고, 라이벌이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그를 따르는 정치세력(이른바 친박)을 포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점도 여의도식 정치에 대한 염증 여파라는 해석이 줄곧 나왔다.

이에 따라 친박에 대한 일정한 지분 나눠주기라는 문제가 여러 번 논의됐지만, 결국 '논의에 머무르고 종결'되는 상황이 여러 차례 노출돼 왔다.

하지만 경제 위기와 지난 번 촛불 경험 등으로 인해 이 대통령의 국정 접근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해석이 나왔고, 이 중 상당한 부분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으나, 친박거물인 김무성 의원 입각 추진 등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친박'과 '친이' 조화 이뤄

이번에 '친박' 최경환 의원을 지식경제부 장관에, '친이' 임태희 의원을 노동부 장관에, '중도파' 주호영 의원을 특임장관에 발탁한 것은 여의도 정치를 이제 본격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는 데 이 대통령이 적극 나서기로 한 징표로 의미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렇게 정치인들을 기용한다는 점은 그간 안상수 원내대표 등이 줄기차게 정치인 입각을 요구해 온 데  대한 화답으로, 앞으로 여당의 국정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에도 적잖은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친박 정치인을 기용해 당내 갈등에 대한 봉합 의지를 보이고, 친이 대표정치인인 임태희 의원을 노동부장관으로 발탁, 최근 쌍용차 사태 등 골치아픈 사건들이 많이 불거진 노동문제에 대한 '직할'을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렇게 친이와 친박을 하나씩 기용하고, 한때 친박으로 분류됐으나 불교계와 MB진영간 소통 고리를 맡는 등으로 활약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아온 '중도파 브레인' 주호영 의원을 특임장관으로 임명해 숫자상의 배분 황금비 뿐만 아니라 '가교 역할'에도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평가다.

◆'비판 수용' 통해 국정 능력 배가 노림수, 효과 거둘지 주목

이명박 정부가 이처럼 반향 전환을 한 것은 결국 1929년 공황 이래 최악이라는 이번 경제위기를 해결하는 데에는 내각 능력을 100% 발휘하고 여당을 통한 대국회 활동 강화, 민심 챙기기 등을 모두 아우르지 않으면 성공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절박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간 독선과 소통불가라고까지 비판받아온 이명박 정부가 색깔 변화에 나설지 주목되는 것도 이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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