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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진보진영 '잠룡'에서 'MB선봉장'으로

케인즈학파 석학,차분함속 강단 '무게있는조언자'예상 눈길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9.03 15:51:21

[프라임경제]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내놓은 3일자 개각은 여러 면에서 눈길을 끌었다. 우선 정치인 입각을 줄기차게 요구해 온 한나라당(여당)측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됐으며 일부 잡음이 있던 장관들이 교체돼 MB의 국정 장악 능력에 대한 갈증을 읽게 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대목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현 경제학부 교수 재임)의 국무총리직 내정이다.

◆케인즈학파 석학, 경제난국 조타수될까

   
   
이번 정 내정자 등장으로 이명박 정부 탄생 후 고락을 함께 해 온 한승수 총리는 이제 후임자와 바통 터치를 준비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다른 장관, 청와대 수석 등이 부침을 거듭하는 동안에도 한 총리는 교체 없이 청와대를 보좌해 와, 사실상 '대과는 없다'는 분석도 많았다. 그러나 입각 당시부터 한 총리의 한계로 꼽혀온 고령의 문제, 또 특별히 색채가 없는 점 등은 결국 그의 재임 내내 따라다녔다. 지난 번 촛불정국과 경제난국 등에서 누적돼 온 이런 지적들에 대한 피로현상이 결국 이번 교체로 표현된 것으로 읽힌다.

정 내정자는 미국 마이애미 대학에서 석사, 프린스턴 대학에서 박사를 취득한 후 국내에서 지명도가 상당히 높은 석학으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서울대에서 강의하며 많은 제자를 길러왔고, 학파로 보면 케인즈 학파로 분류된다.

정부 개입과 역할론을 강조하는 케인즈 학파는 이번 경제 난국에서 정부 역할론을 고심할 수 밖에 없는 MB정부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는 평가다.

다만 정 내정자는 학자 출신으로 뚜렷한 행정 경험이 없는 것은 한계로 꼽힌다.

◆진보진영 잠룡에서 낙마 후 화려한 부활?

그의 지난날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가 한때 2007년 대선에서 진보진영을 대표할 대선주자로 진지하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는 점이다.

정 내정자는 학자 출신으로 전문성과 함께 깨끗한 이미지를 줘 당시 구 열린우리당 등의 구원투수로 등극할 뻔 했던 것.

그러나 본격적인 검증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정 내정자는 정치에 대한 거리두기를 하면서 대권과 멀어졌다. 이에 대해서는 상처받기 쉬운 그의 성격이 정세를 바꾼 것으로도 기억하는 이가 많다.

그런 정 내정자가 10년만의 보수정권 부활 이후 총리로 나서게 된 것은 참으로 이채로운 대목이다.  그러나 그와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국면과 그 이후 조력자로서 맺은 인연이 없지 않아 '전혀 의외의 발탁'은 아니라는 해석이 따른다.

◆현실 경제 위기 해결 능력 발휘할까 주목

결국 정 내정자는 많은 기대를 모으면서 정부의 특급 소방수이자, 내각 통할 책임자로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그러나 그가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의 남덕우 전 부총리 이후 교수 출신들의 관료들이 크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세간의 평가를 뒤집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우려의 시각이 존재한다.

학문과 경제실물은 다르다는 것이다.

아울러, 2007년 대선 정국에서 스스로 유력 잠룡 지위를 포기한 부분에서 그의 유약하고 상처입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고상한 면모가 총리 인준 과정(청문회) 등에서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이때 포기한 이면에는 어떤 결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다시 호사가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그의 깊이있는 능력과 함께, 당시 서울대 수장으로서 교육 정책을 둘러싸고 당시 여당의원(정봉주  전 의원)과 거침없이 공박을 주고받을 정도로 강직한 면모에 주목하는 이가 많다. 이러한 정 내정자의 장점이 이명박 대통령을 보좌, 내각을 잘 총괄해 내는 방향으로 100% 발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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