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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은행, 재도약 날갯짓 눈길

중기대출국면 큰 역할, 증자와 민영화 추진 토대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9.02 15:24:14
[프라임경제]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고난의 행군을 해 온 우리금융지주가 재시동을 걸고 있다.

그동안 우리금융지주는 공적자금 투입과 은행자본확충펀드 사용 등으로 부실금융기관의 대명사처럼 비춰져 냉가슴을 앓아 왔다. 더욱이 공적자금이 투입돼 있는 특수성 때문에 예금보험공사와의 관리-협의를 의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활동에 음으로 양으로 지장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가을 들어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출범함으로써,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이슈가 부각되지 않을까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 드디어 본격적으로 나래를 펼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서울 회현동 우리금융-우리은행 본점>  
◆민영화·증자 추진 재논의에 우호적 토양

최근 정치권에서는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매각을 강제하는 법안(한나라당 최경환 의원 '공적자금관리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제출되는 등 우리금융지주의 정부 지분 매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법안에서 내용이 강제된다 해도 여건이 무르익지 않으면 법이 있어도 실현을 담보하기 어렵기는 하다. 과거 이 문제에 대해 시한이 법정돼 있었다가 슬그머니 폐지된 사례가 있었던 것.

하지만 최근 이명박 정부가 각종 지출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는 편이라 정부 지분을 매각하는 데 속도를 내지 않겠느냐는 풀이가 새롭게 제기되는 점과 맞물리고 있어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문제가 한층 탄력을 받지 않겠느냐는 해석은 충분히 가능하다. 

또 증자 문제 등으로 자산 확충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더욱이 오는 3~4일에는 우리투자증권의 해외 컨퍼런스에 이례적으로 우리금융지주 이팔성 회장과 우리은행의 이종휘 행장이 참석하는 것도 이런 상황 변화와 기지개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지주 소속 회사의 행사라 참석하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증자와 민영화 이슈가 부각될 수 있는 상황에서 외국행을 단행하는 것이 유의미하다는 해석은 여전하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 기간 중에 금융감독원 징계(황영기 전 우리금융회장·은행장 징계 문제 및 사상 최대 은행원 징계 등)가 끝나게 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곁들여진다. 

가장 본질적으로는, 이번에 금융지주와 은행장이 몸소 나서면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우리금융의 건전성 및 비전에 대해 교감을 이루는 시간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IS 제고·중소기업 대출과 가계 대출 주도 함께 성공

이번에 우리은행은 의미가 깊은 통지표를 받아들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BIS비율 13.86%를 달성, 전분기말 대비 0.98%p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주요 경쟁상대인 KB금융 산하 KB국민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3.65%, 국내은행 평균 자기자본비율은 13.74% 수준이다. 연말연시만 해도 금융당국으로부터 요구받은 BIS 비율 기준 권고치를 못 채울 은행으로 거명됐던 점을 감안하면 '미운오리새끼의 백조 변신'에 가까운 변신이다.

이런 와중에 우리금융의 대표 기관인 우리은행이 서민경제를 대표하는 은행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 중인 점도 눈에 띈다. 실제로 이 행장은 산업현장 방문, 영세상인 간담회, 대·중기 상생 프로그램 협약 등 중소기업과 서민경제 지원을 위한 행보를 계속해 왔다. 아울러 영세상인을 위한 대출 및 금리 인하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고, 희망홀씨 상품 등 저신용 서민을 위한 대출에도 앞장서 왔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당국의 요청에 따라 중기 대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경주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금융기관. 8월 25일 기준으로 보면, 신한은행의 중기대출이 25일 현재 53조5325억원으로 7월에 비해 744억원 감소한 가운데,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정도가 대출을 지속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65조1887억원으로 7월 대비 4166억원이나 증가했고, 우리은행은 8월 25일 현재 60조1676억원을 기록했다(7월 대비 4226억원 순증).

   
  <사진=남대문 시장 상인들을 만나 기층경제 상황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 이종휘 행장>  

또 '정도영업'을 강조하면서 황영기 전 행장 시절의 파생상품 투자 무리수나 박해춘 전 행장 시대의 카드 공격 영업 등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이런 한편 이 회장은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금융지주 전반을 다독이는 역할에 치중한다는 평가다.

이처럼 이팔성-이종휘 체제가 나름대로 호흡을 맞추는데 성공하고 있는 것은 우리금융-우리은행의 미래에 큰 재산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지 개선  아직 요원, 시장우려 벗어나야

이런 무형 자산은 앞으로 닥칠 민영화 추진 등 국면에서도 적잖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돼 이번 재시동에 특히 눈길이 쏠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이팔성-이종휘 체제가 재도약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일반시민들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바라보는 시각은 아직 따뜻하지만은 않다.

BIS 개선 못지 않게 눈길을 끈 우리은행 관련 2일자 뉴스는 '매출규모 순위'. 하지만 이 소식에 대한 세간의 싸늘한 시선은 우리은행, 나아가 우리금융이 넘을 벽이 다름아닌 부정적 여론임을 방증한다. 취업관련 유명포털사이트인 잡코리아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삼성전자의 매출 규모를 앞질렀다는 것. 이는 대출을 매출로 잡는 금융계 특성에 따른 것이지만, 2002년 대한상공회의소의 매출액 공시가 시작된 이후 삼성전자가 1위를 역전당한 적이 없었던 여파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삼성은 수출로 번 매출, 우리은행은 수수료 수익'이라는 수수료 과도에 대한 연계 비판이 많았고, "매출이 크면 뭐하나? 어차피 부실이 크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처럼 공적자금으로 살아난 원죄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아울러 "대출이 크다는 것은 만약 부실화가 될 경우 위험성이 커진다는 것 아니냐"며 부실화에 재발 가능성을 짚은 시각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사진=우리은행의 국내기업 매출 1위 소식에 시민들은 오히려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대출 증가분의 부실화 재앙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삼성은 수출, 우리는 수수료로 올린 매출" 해소 관건

결국 그간 중기 대출이나 서민 대출 등으로 개선해 온 이미지 구축은 아직 충분히 시장에 먹혀 들어가지 않고 있으며, 이를 제고하는 데 이팔성-이종휘 체제가 상당 시간 와신상담을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전문가인 시민들까지도 우려를 하고 있는 대출 부실화 문제에 대한 명쾌한 답을 시장과 국내외 투자자 등에게 하는 것에 민영화 등의 성사 가능성이 달려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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