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가 변신 필요성 앞에 섰다.
안 원내대표는 이미 원내대표를 한 차례 역임한 중진 인사이자, 강경 이미지로 각인됐던 인물.
하지만 안 원내대표는 이번 경선을 준비하면서 '부드러움'과 '타협'을 강조했다. 또한 러닝 메이트(신임 당 정책위의장)로 김성조 의원을 지목해 범친박계 끌어안기도 시도했다.
황우여 의원과 결선투표를 가는 등 접전을 치렀지만, '보이지 않는 손' 논란으로 오히려 친박계 결집으로 인한 역전은 일어나지 않고 승기를 잡았다.
◆ 친이 출신, 하지만 오히려 친박 끌어안기 일선에
이런 현상은 이번 재보선에서 패배한 데 따른 친이 책임론에서 오히려 친이 요직 등용론으로 무게중심이 옮아가는 와중에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친박 끌어안기 측면에서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까지 친이진영에서 제시했지만 결국 박근혜 의원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친이 진영이 뭉치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것이 원내대표 경선은 물론, 앞으로 진행될 당 사무총장 교체 등에서도 친이 진영 목소리 확대로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 2년차를 맞아 정국의 주도권을 쥐고 `미디어 입법'을 놓고 여야간 격론이 예상되는 6월 임시국회에서 힘있는 여당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친이계 주류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논리인 셈이다.
하지만 신임 원내대표로서는 마냥 이같은 친이 독주론을 방치할 수 없다. 재보선이나 이번 김영선 상임위 권한 강조론에서도 실감했듯, 친박 진영의 도움이 없으면 원내 1당인 한나라당이라도 정책을 추진하거나 일을 도모할 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런 터에 등장한 안 원내대표는 친이에서 배출된 인사이면서도, 친박 끌어안기라는 과제를 들고 친이와 조율을 해야 하는 어려운 위치를 맡게 됐다.
◆ 대여 협상에서 유연성도 강화 필요성 높아져
이강래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등장 역시 안 원내대표에게는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 원내대표가 '강한 민주당'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 밀월 모드였던 홍준표-원혜영 체제보다는 관계 경색을 겪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미디어법 등 현안은 물론, 제 2기 이명박 정부의 정책 추진과 경제 위기 해결(더블딥 논란)을 위해서는 이 원내대표를 파트너 삼아 협상을 발휘해야 할 영역이 오히려 높다.
청와대나 정부와 협상을 할 필요도 오히려 지난 홍 원내대표 체제때보다 더 커졌다. 사실상 이명박 정부가 일을 할 수 있는 기간은 금년이 유일하다. 재보선과 지방선거 등이 닥쳐오기 때문.
이를 미리 예감한 듯, 안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경선 출정식에서 "강경 이미지라는 세간의 지적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협상력에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안 원내대표가 일각의 강경 이미지를 딛고 홍준표 전임 원내대표 못지 않은 협상의 귀재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홍 전임 원내대표는 친이면서도 비주류에 속했던 만큼, 대야 및 대정부 협상력을 발휘하면서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추진력도 그만큼 손해를 봤다. 이런 상황보다 안 원내대표는 협상 국면 자체는 어려워졌지만, 오히려 당내 추진력과 협상 명분 등에서 훨씬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안 원내대표가 그간의 원칙론적 이미지를 벗고 협상력의 귀재로 재부각될지 주목된다. 이미 한 차례 원내대표를 할 때에는 야당 원내대표로서 추진력 면에서 성공적 평가를 얻었던 만큼, 여당 원내대표로서도 업무능력에 새 전기를 마련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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