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날 서울 광화문 500송이를 비롯, 전국에서 선물로 소진된 장미는 1만 송이.
하영구 행장 이하 직원들이 전국 번화가마다 출근길 시민들에게 아침 선물을 들고 나선 것. 예비 고객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목적과 함께, 주요 기념일 중 하나인 '로즈데이'를 일부러 D-day로 잡아 예비 고객들에게 시쳇말로 센스있는 은행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일석이조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영구 행장, 함박웃음으로 직원들과 직접 참여
하 행장과 본점 직원들이 맡은 구역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인근. 하 행장은 일민미술관 방면에서 붉은 장미꽃을 들고 시민들에게 일일이 꽃을 내밀며 인사를 청했다.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꽃을 건네는 하 행장의 얼굴에서는 이번 연초 한국씨티은행 매각설과 더 거슬러 올라하서는 미국 씨티그룹 위기설로 인한 논란에 시달렸다. 이에 더해 SC제일은행, HSBC은행 등과 함께 외국계 은행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여 인원 감원 추진설에 말려들기도 했다.
이런 여러 논란을 불식시키는 방안은 역시나 실적.
최근 발표된 1/4분기 실적에서 한국씨티은행은 흑자를 시현, 우리금융, KB금융, 신한지주 등 내노라 하는 금융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외환은행과 하나지주를 멀찍이 따돌리는 기염을 토했다. "우리 한국씨티은행은 미국 씨티그룹 본사에서도 내놓기 싫어할 만한 우수 부문"이라는 하 행장의 금년초 기자간담회 발언이 사실로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우수한 기업'만으로는 한계 절감한 듯
![]() |
||
<사진=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로즈데이를 맞아 시민들에게 꽃을 몸소 건네고 있다.> |
하지만 이런 우수한 실적과 직원들의 노력, 그리고 오랜 세월 한국 경제발전에 기여해온 공로 등(한국씨티은행은 오일쇼크 등 위기 국면 극복 노력으로 정부로부터 훈·포장을 두 차례 수여받은 바 있다)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낮고 점포수가 적어 대중친화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일부 받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2년 전 점포 수가 250여개를 기록한 후 계속 줄고 있는데, 온라인 전용 상품을 개발, 돌풍을 일으키는 등 노력으로 실적 문제를 커버할 수는 있음이 이번 실적발표에서 입증된 바 있다. 하지만 위기설이 실제 위험성보다 더 증폭돼 받아들여지는 문제 등에서 보듯 대중적 친화도나 인지도는 앞으로도 꾸준히 고민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유력경제전문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비자신회 1위 은행으로 KB국민은행이 46%의 지지도를 받았고, 신한은행(17.1%)이 그 다음, 하나은행이 4.4%를 기록한 반면, 한국씨티은행(1.3%), SC제일은행(1.1%) 등은 지지도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한경비지니스 자료).
적자 기업인 하나지주보다 훨씬 우수한 실적을 올리면서도 일반 인식이 낮다는 점은 한국씨티은행이 여전히 은둔의 경영과 합리성을 극대화한 외국계 이미지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식 지도자가 이끄는 감성경영, 한국씨티 견인 요인 될까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한 문제해법은 소매금융 확대, 특히 정을 중시하는 우리 나라 은행권 마인드에 한국씨티가 녹아들 필요로 귀결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
||
<사진=우수기업을 넘어서서 이제는 고객들 품으로- 실적경쟁에서 거대금융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매각논란, 위기설을 떨쳐낸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웃음을 짓고 있다. 성격이 다소 급해 종종 논란을 빚기도 했던 하 행장이 감성경영에는 오히려 강점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
특히 인지도 제고 문제는 하 행장 스스로가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지적하기도 했던 대목이다. "우리 나라 은행이 정을 강조하는 소매금융에서는 외국 금융 패턴보다 경쟁력이 있다"(이백순 신한은행장)는 국내 금융가의 분석을 하 행장이 특히 금년들어 눈여겨 볼만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외국계 임원들이 다수를 포진한 한국씨티은행에서 이같은 계획을 구상, 지휘하면서도 구체적으로도 실제 총대를 맬 인사로는 하 행장이 꼽힌다.
하 행장은 서울대 출신, 해외파 MBA를 받은 엘리트 이미지가 강하지만, 저돌적으로 한미은행과 한국씨티은행 합병을 성사시켜 화합을 일궈낼 정도로 추진력이 있다.
직원 조문시 일을 마음에 들지 않게 한 부하 직원을 폭행했다는 추문도 있었고, 기자간담회 등에서 여러 번 실무자 설명에 부연 설명을 할 정도로 다소 급한 성격은 흠으로 꼽히지만, 정을 접목하는 업무 패턴 변화에는 하 행장의 저돌성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번 로즈데이 행사를 계기로, 한국씨티은행이 감성경영을 펼칠지 눈길을 끈다. 2009년 5월이 한국씨티은행이 40년 한국 진출사에서 새 페이지를 쓰는 기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