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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축제,'시민 참여'로 전화위복?

예산 삭감 위기일발,선택과 집중으로 돌파할지 주목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4.30 11:50:43

   
   
[프라임경제] 서울특별시의 축제 패턴이 달라진다.

서울시는 지난 해 연말 하이 서울피스티벌 예산이 대거 삭감되는 불운을 겪었다.

서울시를 널리 알리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린 오세훈 시장의 야심이 좋지 않은 작황으로 견제를 받았던 것.

◆이미지 뚜렷하지 않은 관제 축제 한계

서울시 축제를 대표하는 '하이 서울 페스티벌'은 2008년 페스티벌 행사가 연중 4개 코드로 분산됐지만, 만족도나 외국인 관광객 참여도는 오히려 낮아지는 끔찍한 결과가 2008년에 서울시를 덮쳤다.

2007년 84.1%이던 만족도는 2008년 봄페스티벌은 75.6%, 여름페스티벌은 70%로 각각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문제는 시민 참여율 자체가 떨어지는 역풍이 불었다는 것. 2007년에는 전체 응답자의 6.9%가 참여했다고 밝혔지만, 2008년 봄에는 4.1%, 여름에는 2%에 머물렀다(이상, 서울시, ARS 조사결과).

외국인 유치에도 역시 좋지 않은 영향이 강하다는 평이 나오면서 분산 개최에 적색 경보가 켜졌다.

여기에 경기 한파까지 겹치면서 효과가 낮은 축제 분산을 굳이 고집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이 대두됐고, 서울시의회는 시에서 신청한 민간 위탁 비용을 대거 삭감해 버려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결국 2009년 하이 서울페스티벌은 봄과 겨울로 한정해 치르게 됐다. 예산 다이어트가 결국 행사 축소와 집중을 불가피하게 만든 셈이다.

◆'궁' 코드 선택, 600년 문화도시로 이미지 특색살리기

이에 따라 살아남은 일정은 2009년 겨울의 빛축제. 그리고 내달 2일부터 진행되는 하이 서울페스티벌 봄축제다.

봄 축제의 경우, '궁'을 코드로 하여 가지런히 꿰어진다.

개막식에 해당하는 꽃분홍길 퍼레이드는 다음달 2일 저녁 7시 청계광장에서 서울광장, 태평로까지 펼쳐진다. 축제 기간에 서울광장 하늘에는 수많은 용이 승천해 하늘을 뒤덮는 모습을 형상화한 '오월의 궁'이 축제의 상징물로 설치된다.

또 5대 궁궐에서는 서울의 600년 역사를 되살린다. 청계천과 서울광장도 행사 공간으로 활용되지만, '궁'이 적극적 주제로 초점이 맞춰지는 셈이다.  

서울광장에 만들어지는 축제의 상징도 '오월의 궁'이다. '오월의 궁'은 최장 130m에 달하는 40여개 섬유소재로 이뤄진다.

경복궁에서는 '세종대왕 즉위식'을, 창경궁에서는 시민들이 궁궐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궁궐의 일상'을, 창덕궁에서는 7일 명인들이 출연하는 전통예술의 향연 '배꽃 향기 바람에 날리고'를 진행한다. 덕수궁에서는 대한제국과 근대를 주제로 한 '대한제국 만국박람회', '고궁가족음악회'가 준비된다. 경희궁은 뮤지컬 '대장금' 공연 무대로 쓰인다. 

   
  <재미가 있으면 참여는 저절로 뒤따른다. 뚜렷한 특색이 없는 백화점 진행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서울시 축제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눈길을 끄는 방식으로 새롭게 운영된다. 사진=2009년 4월 연등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  
◆자치구 축제, 종교 행사 등 특색 살리기·자발적 참여 지원

시민 참여율이 낮고 흥미를 유발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금년부터는 열린 축제 요소가 강화된다. 꽃분홍길은 서치라이트와 레이저를 이용한 미디어아트인 동시에, 시민 누구나 함께 어울려 강강술래, 단심줄감기, 희망의 박 터트리기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재미와 참여만 보장하면 오히려 백화점식 행사보다 더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6일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는 봉축행사가 동대문운동장에서 탑골공원을 거쳐 보신각까지 펼쳐졌는데, 광화문 일원에 교통 통제를 하는 등 일부 불편 사항을 빼고는 원활하게 진행됐다.

명동 페스티벌 등(1일부터 5일까지) 역시 일본인 관광객 증가 등의 상황에서 지역 특색에 맞게 독려하는 방식으로 특화된다. 여의도 벚꽃축제는 이미 성황리에 마쳤다. 하이 서울 피스티벌 자체가 축소돼 선택과 집중을 하는 대신 '연계 축제' 형식으로 관련을 주고 받는 서울시내 행사만 14개 축제. 특색없는 백화점 행사를 지양하는 대신, '따로 또 같이'를 지향한다.

이런 새 방식에 의문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07년 설문조사에서 서울시가 2004년부터 페스티벌 기간 동안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백화점 등에서 상품가격을 할인해주는 '하이서울 그랜드세일'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1.7%가 "몰랐다"는 반응을 보인 점은 시정과 시민참여 불일치를 방증하는 케이스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등 민간이 각자 기획, 제공하는 '명동 러시 이벤트' 등 각종 행사와 혜택 연계, 참여 방법 홍보 등을 더 밀착형으로 시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화문  앞이 광장으로 새롭게 조성,  오는 7월 서울을 상징하는 거리로 다시 탄생하는 등 서울의 새 명소가 될 전망인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4일 '서울시청 앞 봉축상징물 점등식' 참석에 앞서 불교계에 광화문 광장을 내년부터 점등식 행사장으로 적극사용하도록 할 뜻을 시사한 바 있다. 

본격적 광장 시대 개막을 앞두고 축제 문화 제고와 예산 절감의 두 가지 과제를 받아든 오 시장이 이번 해 축제 운영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서울시에 '광장'과 '축제'라는 두 가지의 새 문화코드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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