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9일 재보선이 결국 무소속과 민주진보진영의 자리 분배로 끝나면서 정국 후폭풍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한나라당은 5:0 전패라는 기록으로 인해 당내 내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정권 심판론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낸 만큼, 청와대로서도 돌격 내각 등 국정 2기 운영의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이 재보선 판세를 의식, 속도 조절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평가다.
◆당선자 면면 '올드보이들의 기염'
홍영표 민주당 후보가 인천 부평을에서 당선된 것을 위시해, 정동영 무소속 후보가 전북 전주 덕진, 신건 무소속 후보가 전북 완산갑에서 당선됐다.
경북 경주에서는 무소속인 정수성 후보가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울산 북구에서는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가 당선, 국회 복귀의 감격을 누리게 됐다.
충청에서는 증평 기초의회에 민주당이 발을 꽂아 자유선진당 아성을 무너뜨렸고, 역시 기초선거인 경기 시흥시장에도 민주당이 승리를 거뒀다.
한 마디로 '무소속의 강세, 영웅의 귀환'으로 정리할 수 있는 선거였다.
전북 지역은 민주당 텃밭이라는 인식을 깨고 과거 DJ 정권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신건 씨를 당선시키고, 민주당의 공처너 배제에 반발해 뛰쳐 나온 정동영 후보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민주당 간판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게 아니라는 복잡한 그래프를 그렸다.
즉, '김대중=민주당=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등식 하나가 지배했던 호남권에서 인물론이 부각될 여지가 높아진 것이다.
아울러 울산에서 조승수 후보가 당선돼 진보신당이 드디어 원외 정당의 설움을 벗게 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조 후보 개인적으로는 금배지를 잃고 보낸 시간을 보상받게 된 셈이다.
◆한나라당, 박희태 체제 흔들? 박근혜 위상 상승할 듯
한편, 한나라당은 민주당 등의 파상 공세로 5:0 전패를 기록하게 되면서 공천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특히, 박희태 체제가 친이,친박간 긴장상황에서 청와대 의중을 반영해 움직이는 '관리형'이라는 특수성상, 이번 선거 결과는 가뜩이나 약하다는 평을 듣는 리더십을 흔들 공산이 크다.
반면, 무소속으로 나선 정수성 예비역 대장(박근혜 전 대표 안보특보 역임)의 당선은 '박근혜=선거의 여왕'이라는 등식을 다시금 증명, 그녀의 정치적 영향력을 입증했다는 풀이를 낳고 있다.
정종복 전 의원은 총선 공천과정에서 많은 친박 인사들에게 고통을 안겼다는 혐의 아닌 혐의로 인해 결국 두 번이나 고배를 들게 됐다. 친박의 결집력을 다시금 보여준 케이스라는 것이다.
다만 친이 계열에서도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박 전 대표의 한나라당 후보 지원의 부실을 문제삼고 역공을 펼 가능성도 있어 당내 분열은 상당히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거나 소강 상태로 끌 가능성도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 체면 치레엔 성공?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수도권에서 국회의원, 기초단체장 등을 배출하면서 기치로 들었던 '정권 심판론'의 윤곽을 어느 정도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무소속 후보 두 명이 전북 지역에서 승리한 점, 그리고 '정동영 복귀 시도론과 그 후폭풍' 등 정치적 이벤트가 남아 있는 점은 끝내 정세균 체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정 전 통일부장관을 공천 배제한 것이 정 대표의 당권 강화를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터에 이같은 선거결과가 나온 만큼, 리더십 발휘에는 어느 정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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