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과도 우려에도 교체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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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변경 전 공식 마스코트와 변경 후 공식 마스코트> |
그룹이나 관공서가 상징물을 바꾸게 되면 디자인 비용을 훨씬 뛰어넘는 홍보비용 재지출이 필요하다. 각종 교체 사업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 일례로 삼양사는 2004년 말 창립 80주년 만에 CI를 바꿨다. 비용은 10억원선. GS그룹은 LG와 그룹분리를 하면서 산하 기업들의 상징을 모두 바꾸느라 2000여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단 초기 비용을 생각하더라도, 대외 이미지 변신엔 성공했다는 평가들이 나온 바 있다. 서울시 역시 왕범이를 빨리 접고 해치 사용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초기 비용을 아끼지 않겠다는 장기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치는 '선악을 구별하고 정의를 지킨다'는 전설 속의 동물인 '해태'의 원래 이름이다.
최근 오세훈 시장이 공무원 부패 1회 적발시에도 퇴출 방침을 세움으로써, 부패척결을 주요 코드로 잡았다는 풀이를 낳고 있다. 연초에 서울시 복지관련 공무원들의 부정이 드러나는 등 '복마전 서울시' 이미지가 여전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해치 선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부정확 영어 논란 하이 서울도 교체' 신호탄?
이에 따라, 서울시 표어인 '하이 서울'이나 이 표어를 사용한 '하이 서울 페스티벌'도 이름을 바꾸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 대변인실 관계자는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대변인실 홍보팀에 근무하는 이 인사는 "하이 서울의 경우 도시간에 통용되는 것"이라면서 교체 필요성을 일단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이른바 콩글리시 논란(하이 서울은 서울시가 스스로 자신에게 인사하는 게 되어 '브로큰 잉글리시'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일부에서 (논란을) 조장한다"고 폄하했다.
하지만 하이 서울 문제는 왕범이->해치 교체 못지 않게 빨리 손을 대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고, 그런 만큼 이번 교체에 힘입어 하이 서울에 관련한 각종 교체도 재검토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이 서울 페스티벌은 최근 연간 한 번 축제를 하던 것을 4개로 쪼개긴 했지만, 외국인 유치 성적이 신통찮다는 논란이 오히려 더 커진 상황이다. 손을 대기엔 이렇게 각종 문제가 위축될 때가 외려 더 좋은 시기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셈이다.
2005년 '한국영어를 고발한다(넥서스 간)'을 펴낸 최용식 씨가 서울시의 '하이 서울'의 경우 슬로건의 주체인 서울이 스스로에게 "안녕 서울"이라고 인사하는 형식이라고 꼬집었다. 최씨는 당시, 현대 마케팅 원칙에서 슬로건은 주체가 되는 국가·도시·단체·개인·기업의 가치나 비전, 역사, 특징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문구라서, '우리가 이렇다고 선언하는 형식'이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가 이번 마스코트 교체 선언 이후, 과감하게 이미지 제고에 줄줄이 손을 댈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전남주 기자 cnj@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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