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이 20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서울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천명하고 나서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 예측해 온 차기 대선주자 후보군으로 직상장하기보다는 시장을 한 차례 더 해 기반을 굳힌 다음에 그 이후를 도모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게 됐다. 즉 장기적인 구상으로 서울시에서 업적 쌓기에 나설 것이라는 것.
이는 한나라당에만 해도 박근혜 전 대표, 정몽준 의원, 홍준표 원내대표 등 거물급이 포진해 있어 직접 당장 나서기 보다는 구체적인 성적표를 만드는 게 낫다는 풀이를 한 셈이다. 이에 따라 차기 서울시장 임기를 통해, 오 시장은 발전방안 성과 내기에 오 시장이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강 르네상스'와 '뚝섬 개발', '성수동 IT 산업지구'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재선', 야당은 물론 당내 견제세력 뚫어야
국회의원을 역임한 바 있긴 하지만, 오 시장의 서울시장 입성은 의외의 일로 여겨졌다. 당초 초선으로 활동을 접은 이후 오 시장이 다시 국회로 돌아가겠다고 나설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한나라당에서도 시장 후보로 급부상한 것이 당시 열린우리당이 내세운 '강효리'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의 대항마 차원에서 이뤄진 측면이 강했기 때문. 방송 경력과 환경권 전문 변호사 등으로 인지도가 높은 그는 다분히 정통 정치인으로서보다는 '구원투수(내지는 얼굴마담)'으로 지자체장을 거머쥔 이질적 캐릭터였던 셈이다.
이런 이미지는 '창의 시정'을 통해 공무원들의 빅뱅적 사고를 유도하고, '한강 르네상스'를 본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많이 희석됐다. 많은 원성을 들으면서도 공무원 퇴출제를 도입, 불량 공무원 솎아내기를 단행하면서 추진력도 입증했다.
하지만 아직 그가 '당연한 듯' 재선 시도에 나서는 대해 불만을 표하는 움직임이 없지 않다.
우선 아직 대항마가 확실히 떠오르지 않은 사정이지만, 민주당에서 추미애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등 거물급 인사가 나설 경우 힘겨루기를 해야 한다. 더욱이 한나라당 내에서도 그의 출마에 대해 '당내 경선을 치러라'라는 요구가 내년이나 올해 하반기 중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그 선봉에는 '젊은 피'로 한나라당내에서 돌풍을 일으켜 온 원희룡 의원이 있다
이에 따라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없을 수 없다. 시장을 두 번 한 이후 정치적 가도를 닦기 위해서도 무언가 성과를 내야 하는데, 그 시장 재선을 위해서도 어느 정도 플랜은 내놔야 한다는 국면에 서 있다.
◆이명박 전임시장은 청계천, 오 시장은 성수동 IT 단지?
임기 중에 청계천이라는 거대 사업을 만들어 내 톡톡하게 재미를 본 전임시장(이명박 대통령)의 예처럼 단기에 모든 것을 끝내기는 사정이 녹록치 않다.
다만 오 시장은 청계천보다는 더 큰 구상을 그리고 밑공사를 제시해 당내 반발 세력은 물론, 다른 당의 경쟁자들을 물리치는 방안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재선 임기 중에 이 프로젝트들을 현실화하면, 거물 정치인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풀이다.
오 시장이 현재 공을 들이는 사업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성을 울려라-여행 프로젝트', '창의 시정' 등보다는 아무래도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가시적 성과를 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들이 많다.
이는 오 시장이 20일 "앞으로 도시 대 도시 경쟁 시대가 온다"고 천명한 것만 봐도 그가 가시적인 서울시 발전 방안에 목마르다는 것을 읽어낼 수 있다는 말들이 많다. 한강변의 경치 자체를 바꿀 것으로 알려진 '한강 르네상스'이 완료되면 뚝섬이 서울의 맨하튼으로 변화하게 되는 등 서울시의 발전축이 추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밀어주고 있는 금융중심지 구상(금융위는 강력한 '금융허브' 경쟁자군이었던 인천과 경기도 고양을 밀어내고 부산과 서울만 일단 지정, 선택과 집중을 꾀했다)으로 발전에 박차를 가할 것도 기대된다.
한편, 공장지대로 발전이 상대적으로 더뎠던 성수동 지역에는 IT 산업공간이 조성되는 안이 추진된다.
6일 서울시는 '산업뉴타운 프로젝트'를 발표, 3조 4420억원을 투자해 성수동 등 6개 구획을 산업뉴타운으로 만들겠다고 발언했다. 이에 따르면 성수동은 IT 중심지로 떠오르게 된다.
◆노들섬 처참한 실패 교훈 살려 성과낼까?
하지만 이런 여러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는, 바꾸어 말해서 그 과정에서 오 시장에게 유능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넘을 고비가 남아 있다.
과거 서울시 예산 5000억 원을 들여 노들섬에 오페라극장을 건립한다는 이명박 대통령(당시 서울시장)의 계획을 오 시장이 취임하면서 민자 유치로 오페라 외에 다양한 공연·전시 행사를 소화할 수 있는 문화콤플렉스를 조성하는 쪽으로 확대구상한 바 있다.
하지만, 심층검토 결과, 민자유치가 만만치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 바 있다.
전임 시장 그것도 당시 대권에 도전하는 전임시장의 정책을 바꾸려고 시도한 자체가 눈길을 끌기엔 충분했지만, 오히려 잘못 일을 만져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되었다는 것.
이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이나 예산집행 계획 없이 정책발표를 먼저 공표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이미지 정치 행보의 증거로 꼽히고 있다.
즉 오 시장은 대형 치적을 만들어 정치력을 돋보이게 해야 하는 정치적 능력과 함께, 행정적으로 치밀하고 꼼꼼하게 사업을 꾸려 가야 하는 도백(道伯)으로서의 능력을 조화해 나가야 한다는 요구를 함께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임기 기간 중에 화려하게 뉴스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성수동 프로젝트와 뚝섬 문제 등이 용두사미가 되어서는 이미지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의 재선 여부, 더 나아가서는 거물 정치인으로서의 성장 한계를 결정지을 분수령으로 한강 르네상스 등 사업 추진 과정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오 시장은 청계천으로 대권을 거머쥔 이명박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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