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3월 초 1000선 부근에서 현재 1300선 중반까지 한 달을 넘겨 상승세를 이어왔다. 문제는 이같은 상승세가 단기 과열 논란을 낳고 있다는 데 있다. 불경기에 반복되는 단기 상승과 하락의 반복에 갇혀 있다는 것. 베어마켓 랠리까지는 아니어도, 오랜 상승에서 한 번 숨고르기를 하며 쉬어가는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영증권은 15일 "코스피지수가 2분기 예상 고점인 1350선에 도달했다"면서, 조정을 한 다음 3분기에 비교적 강한 반등기에 다시 들어갈 것으로 봤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에 반등세로 들어가는 것은 맞지만 지금부터 2분기는 조정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
또 미국 증시의 반등이 가파르기는 하나, 한편 미국 기업의 부도율은 증시가 상승 속도를 더한 3월에도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바다 건너 미국 경제사정이 완전한 회복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미국 사정에 영향을 받는 우리 증시 역시 조정기를 각오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국내 시장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것도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을 많은 이들이 예견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제로인이 1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이후 국내주식형펀드에서는 1056억원이 순유출된 반면 국외주식형펀드에는 701억원이 순유입됐다. 대체로 코스피 등 국내 시장에 대한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작은 신호로 이탈 붐이 일 수 있다는 것.
코스피의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끌어 줘야 할 대장주들에게 더 이상의 상승에너지가 마땅찮다는 경고 신호도 나오고 있다.
곧 1분기 실적 발표를 하는 삼성전자에 대해 다수 증권사는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내는 있지만, 과열 주의를 당부하는 목소리도 감지되고 있는 것. 외국계인 메릴린치는 15일자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여 올해와 내년 추정 EPS를 각각 32%, 5% 상향 조정했다"면서도 목표주가를 35만원에서 41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데 그쳤다. 메릴린치는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 배수가 역사적 평균에 비해 너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은행 등 금융부분이 삼성전자와 함께 주가를 견인할 가능성도 있지만, 여기에는 부담감도 강하게 따른다. 은행주가 바닥을 쳤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본격적 은행주 주가 상승에는 '경기가 완만한 회복을 보여준다면'이라는 단서가 따르고 있다.
미국 시중은행들의 스트레스 결과가 다음 주 중 나오면(대체로 19개 은행들이 무사통과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금융 부문에도 이것이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반대로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너무 크게 둘 수 없다는 문제가 있어 상쇄가 불가피하다. 신한, 우리, KB금융 등은 1분기 실적 흑자를 점치고 있지만, 은행주들이 금년 2분까지는 고전 국면을 겪을 것이라는 데에는 사실상 이견이 없다. 하나금융처럼 1분기 적자전환 우려를 여전히 떨치지 못하는 곳도 있다.
이에 따라, 차익실현을 무리하게 하려 들거나 무턱대고 매수기회로 판단한 비중확대를 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영역에 관심을 갖고 비중확대를 하는 등 신중함을 가질 때라는 조언이 유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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