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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KB국민은행 도움받아 야외극장 리뉴얼
국립극장은 지난 해 4월 KB청소년하늘극장을 개관했다. 기존의 야외극장을 고쳐 천장개폐형 첨단 시설을 만든 것.
이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당시 국립극장은 이를 청소년 전용극장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했다(2008년 5월 1일자 연합뉴스 등).
하지만 이렇게 개막식을 한지 불과 반년여 만에 국립극장은 이 극장을 대중공연 유치에 활용하는 등 초심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국립극장은 금년 초 가수 김장훈 씨가 이 건물을 쓰겠다고 나서자 이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지만, 김 씨측이 국립극장의 코미디로 공세를 펴고 일부에서 대중문화 홀대로 비판하자 백기를 들었다.
국립극장은 당초 사적인 공연 등에 대여할 수 없다는 규정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자 결국 스스로 말을 뒤집었다. 국립극장의 이같은 판단에는 당시 예술의 전당과 인순이간 공연장 대여 거부 논쟁 등이 공연장측에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정황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스스로 규정 해석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권위를 실추시킨 것은 물론, 메세나를 받을 때 조사된 기부자의 의사와 다르게 사용하는 등 도덕적 해이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메세나 동기와 다른 시설사용, 그래도 기부는 계속 받아
이런 상황에서 국립극장은 KB국민은행에서 들어오는 지원금품은 꼬박꼬박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전혀 내부 자성도 없다는 논란까지 낳고 있다.
김장훈 공연으로 기부시설 운영 능력에 한계를 드러낸 이상, 메세나를 접수하는 데 당분간 자중해야 함에도 금년 들어서서도 또 기부를 받고 있는 것. 지난 7일, KB국민은행은 KB청소년 하늘극장에서 국립극장 관계자 및 안숙선 씨가 참석한 자리에서 6억 5500만원을 전달했다. KB청소년 하늘극장은 대중가수의 개인적 공연을 유치할 수 있느냐가 논란이 됐던 바로 그 자리.
이렇게 금전적 문제에서 국립극장이 초연할 수 없는 것은 국립극장이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
책임운영제는 각 기관이 자립 재정으로 운영하고 인사권 등에서도 독립적으로 권한을 행사하게 하는 제도다.
하지만 국립극장은 2008년 가을 현재 자립도가 14.1%에 지나지 않는다(한나라당 정해걸 의원 2008년 9월 25일 발표 자료 기준).
결국 재정 자립을 위해 운영 효율화나 기부금 유치 등에 목을 멜 수 밖에 없는 구조고, 또 그 성과도 신통찮아 메세나의 기본 의도는 살리지 못하면서도 메세나를 계속 받을 수 밖에 없는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는 것.
◆임연철 신임 극장장 결단 필요한 때?
이에 따라 이번 정권 들어서면서 새롭게 임명(2009년 초 교체)된 임연철 극장장이 이런 모순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임 극장장은 예술경영을 대학원에서 공부했고, 중앙대에서 겸임교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생의 대부분을 언론기관(중앙일보 기자로 출발, 동아일보 간부를 지내다가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도왔다)에서 보낸 임 극장장인 만큼, 이번에 경영성과의 효과적 개선이나, 메세나의 활용 문제 등에서 근본적 수술을 하지 못하면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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