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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호씨 비자금 연루說…대통령 아들들 대체 왜?

평범한 직업 구하기 어렵고 유혹에 상시 노출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4.08 10:21:05

[프라임경제] 친인척 점검이 엄격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에는 친인척 비리가 없었으나, 전두환 전 대통령 시대에는 이른바 '대군'이라고까지 불리면서 대통령 형제들이 득세했다.

이후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대통령의 아들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새로운 전통이 생겼다.

◆노무현 전 대통령-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간 거래에 건호 씨 개입?

노무현 전 대통령이 7일 홈페이지를 통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의 돈거래를 인정해 비판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아들 건호 씨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현재 연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 모 씨가 박 회장을 찾아가면서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 씨가 동행했다는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비자금의 사용처를 둘러싼 검찰 조사 과정에서 "건호 씨와 조카사위 연 모 씨가 나를 찾아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 씨가 박 회장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송금받기 전에 동행이 이뤄진 만큼, 이 돈의 성격과 노 전 대통령의 인지 여부를 놓고 의혹 규명이 필요한 셈.

박 회장은 이들에게 직접 돈을 주지 않고 정상문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매개로 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져 법정 공방을 통해 건호 씨가 수사망의 압박을 피할 여지는 아직 있다. 하지만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는 경우, 건호 씨에 대한 충분하고도 가혹한 조사가 진행될 여지가 없지 않다.

◆김현철 파동 이래 또한번 아들 논란 

김영삼 전 대통령 시대 이래, '대통령의 아들'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아 왔다. 현철 씨는 '소통령'으로까지 불릴 정도였고, 국정원의 정보를 접하는 등으로 정보 수집을 하고 권력에 끊임없이 개입해 정치인들의 불만을 샀다.

이후 형사처벌 대상으로 떠올라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등 퇴장이 아름답지 못했다. 이후 거제에서 총선 출마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여론 역풍으로 좌절됐고, 이후 한나라당 산하기관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으로 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들도 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들은 '홍삼 트리오'까지 지칭되면서 김 전 대통령 치세 말의 레임덕 현상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렇게 대통령의 아들들이 정치에 개입하고 이권 논란에 휘말리는 것은 우선 이들의 인격 수양 부족이라는 지적이 많지만, 이들 주변에 끊임없이 달려드는 부나방 같은 존재들이 많다는 데 있다.

국정원, 청와대 민정라인 등 이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곳들도 오히려 이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선을 대려는 노력을 해 문제점 차단이 제대로 안 됐다는 주장도 많다. 아울러, 이들이 늦은 나이까지 제대로 직업을 갖지 못하는 등 불행한 과거를 겪었기 때문이라는 풀이도 있다. 김영삼,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은 오랜 야당 생활을 했고, 군사정부의 탄압으로 아들들도 평범하게 사는 게 어려웠다는 것.

이런 요인들이 복합돼 권력과 돈의 유혹에 유달리 약하고 특별한 자리에 머물러 있는 '이상한 인물'이 양산됐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은 평범하게 살기 바랬다?

노 전 대통령도 이런 문제를 의식, 걱정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은 아들 건호 씨와 딸 정연 씨가 평범하게 살기를 바랬다는 평가도 나온다. 딸은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하다가(주한 영국대사관 근무) 결혼했고 이후 유학을 가는 길을 택했다.

아들 역시 평범한 직장인(LG그룹 입사)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이렇게 주변 관리에 나름대로 신경을 썼던 노무현 부자 역시 박연차 그물과는 100% 거리를 두지 못했고, 노 전 대통령은 부인의 검찰 수사 가능성 못지 않게 아들의 곤욕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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