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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 '빌딩의 꿈 혹은 착각'

업무타운,초고층빌딩 투자강세…실적악화,공실률악화'문제'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4.08 10:02:18

   
   
[프라임경제] 하나금융지주와 그 산하금융기관인 하나은행의 부동산 개발 관련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하나금융지주가 최근 경기도 고양시와 손잡고 '하나드림타운' 구성을 추진하기로 하는 등 지역개발과 금융중심지 개발이라는 윈윈 전략의 비전을 제시한 가운데, 이번엔 하나은행이 참여하는 서울특별시내 초고층 빌딩 구상이 윤곽을 드러냈다.

◆부동산 개발의 꿈, 하나가 투자하면 다릅니다?

우선 하나금융지주가 추진하는 하나드림타운은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처음 시도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일산신도시를 갖고 있는 고양시는 베드타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기 위해 자급형 도시로의 탈바꿈 노력을 경주하는 와중에 하나금융지주라는 든든한 배경을 얻게 됐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이번 사업으로 조성되는 하나드림타운에 우선 하나금융의 기능들을 이전하는 등 공격적으로 투자하게 된다. 다른 기업들의 진출을 유도하려면 먼저 나서야 한다는 처방전인 셈이다.

실제로, 스페인 산탄데르그룹이 주거, 기업, 금융의 복합도시인 산탄데르 시티를 세운 적이 있는데, 하나금융은 이를 모델로 삼겠다고 언급하고 있다. 세계적 금융그룹으로 뻗어나가고자 글로벌 헤드쿼터 구축을 새롭게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이라는 단서를 전제로 "(을지로 사옥에서 상당부분의) 헤드쿼터 기능이 이전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는 안"이라고 부연설명했다.

◆하나은행 투자하는 서울라이트빌딩, 랜드마크로 우뚝 설 듯

한편 하나금융지주 산하인 하나은행은 상암 '서울라이트'(seoulite·133층·640m) 건설에 참여한다. 이 사업에는 현재 산업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굴지의 은행들이 출자한다는 것.

상암 디지털미디어센터(DMC) 랜드마크 빌딩 서울라이트는 금년 가을 착공해, 2015년 완공될 예정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건설 중인 높이 800m '버즈두바이'보다는 조금 낮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빛'이란 뜻을 담은 이름의 값어치를 철저히 활용해, 약 4만 개의 발광다이오드(LED) 패널을 부착한 '수퍼 스킨'을 건물 외관에 덧씌워 서울 하늘에 빛을 주게 된다. 더욱이 대나무처럼 빌딩 한가운데를 비워 지진·바람진동에 강하고 자체 기압차 이용 발전 등이 가능하다는 전언이다.

   
  <사진=서울라이트 빌딩 구상도>  

하나은행이 부동산 관련 투자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천 청라지구의 국제업무타운 구상에도 콘소시엄 참여를 한 적이 있는 것. 현재 이 구상의 가장 큰 부분을 맡았던 포스코는 이 콘소시엄을 독립회사로 발전시켜 '청라국제업무타운'을 출범시켰다.

◆공실률 문제 등 부담감, 실적 불안한데 큰 투자도 논란

하지만 이런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의 투자 행보가 높은 수익이 보장되는 탄탄대로는 아닐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선 서울라이트의 경우 추후 완공될 '제2롯데월드'(112층·555m112층·555m), 용산 '서울드림타워'(152층·620m), 뚝섬 '현대차그룹 사옥'(110층·550m), 삼성동 '한국전력 대형 복합단지 프로젝트'(최고 114층) 등  쟁쟁한 빌딩들과 사무실 수주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다.

현대차사옥이야 그렇다 쳐도, 우선 놀이시설과 호텔을 표방하는 제 2 롯데월드 역시 상당한 규모의 사무실 공간을 새롭게 시장에 내놓게 되는 등, 이들 마천루들이 모두 완공되면 서울의 사무실 임대 시장은 대규모 지각변동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문제는 현재도 서울지역 공실률이 점차 높이지는 추세라는 것이다. 불경기로 인해 공간 축소 등으로 기업들이 부동산 관련 지출을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컨설팅 기업 세빌스코리아가 지난 3월말을 기준으로 서울 소재 81개 주요빌딩을 조사한 결과, 공실률은 1분기에 2.2%로 나와, 전분기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경우에 따라서는 장기 불황으로 이런 현상이 악화 혹은 유지될 수 있다는 소리도 나온다.

하나금융지주의 악화 우려 실적(추정)도 논란거리. 현재 하나금융지주는 4대금융지주지만, 우리, KB국민, 신한 등에 비해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경고음이 없지 않다.

일례로, 신한은행의 지난 해 대손충당금은 8772억원대, 우리은행이 1조 5700억원대, 국민은행이 1조 8113억원대인데, 하나은행은 1조 1909억원대를 쌓았다. 키코 손실 등으로 충당금 부담이 몸집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금년 1분기 실적 역시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증권가 애널리스트 등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이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1분기 238억원 적자를 예상하는 등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적자 경고가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KB금융, 신한지주, 외환은행의 1분기 흑자가 무난히 예상되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것.

이런 터에 본업인 금융보다 다른 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과연 옳으냐는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외연 넓히기나 성장 동력의 개발 등 필요에 따라 불가피한 점이 있으나,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의 이러한 행보는 앞으로도 세인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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