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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前장관,세번째 승부수 던지나

친정 민주당 공천배제에 "무쏘의 뿔처럼 혼자가라" 되뇌는中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4.08 09:49:54

[프라임경제] 천주교 신자(세례명 '다윗')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불교 경전 말씀을 깊이 새기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정치권 복귀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이번 4월 재보선에서 전주 덕진갑에 눈독을 들였다. 하지만 친정 민주당에서는 그의 공천을 배제하려는 듯 '전략공천 지역' 카드를 꺼내들었고, 결국 그는 공천 배제라는 결과를 최종 통보받았다. 이후 정 전 장관은 "무쏘의 뿔처럼 혼자 가라는 불교 경전 말씀이 와닿는다"고 언론에 심경을 토로, '무소속으로라도 출마 강행'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번에 무소속 출마라는 결단을 내리게 되면 그로서는 사실상 세번째 정치적 결단을 내리는 셈이 된다.

◆'정풍운동'으로 권노갑 거세 이끌어내

문화방송 기자로 일하던 정 전 장관은 1996년 권노갑 전 의원의 도움을 받아 정계에 입문했다.

동교동계의 대들보격이었던 권 의원의 도움으로 들어온 데다가, 참신한 호남 정치인의 외부 수혈이라는 당시 동교동계의 필요성에 가장 잘 부합하는 인사로 꼽혀 그는 초선 시절부터 주목을 받았다. DJ 계열의 후광과 방송으로 널리 알려진 인지도가 겹쳐 호황을 누린 것.

하지만 정 전 장관은 이 차원에 만족하지 않았다. 정 전 장관은 2000년 김대중 정권의 '2인자'였던 권노갑 전 의원(이 당시 구 민주당 고문)의 2선 후퇴를 외치는 이른바 '정풍(整風) 운동'을 도모했다.

당시 그의 보좌진으로 일했던 모 인사는 "당시 의원(정 전 장관)이 자칫 역풍을 맞을까 노심초사하는 것을 보는 보좌진도 속이 탔다"고 말해,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역풍 정도가 아니라 자칫 '인수분해'되어 정치권에서 사라질 수도 있었던 상황. 하지만 결국 이 문제가 정풍 운동을 편 쪽에 유리하게 끝나면서, 정 전 장관은 주가가 상승하게 됐다.

한화갑 전 의원과의 교감설과 정치적 은인을 배신했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당시 이 운동의 성공으로 인기있는 의원에서 구 민주당을 이끌 차세대 리더급으로 떠오르게 된 것.

◆노무현 정권과 선긋기는 절반의 성공

이후 구 민주당에서 구 열린우리당이 분당돼 나오는 과정에서 정 전 장관은 배를 갈아탔고, 이후 열린우리당의 선장 자리까지 역임하는 행운을 누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것도 정치 경력에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치세 말기에 구 열린우리당의 대선 주자급으로 부상한 이들은 당시 'Anything But 노무현' 현상 때문에 큰 우려에 휩싸였다. 더욱이 노 전 대통령이 김근태-정동영 두 인사에 대해 모두 역할론이 있다는 입장을 편 것도 정 전 장관에게는 불만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정 전 장관도 마찬가지였고, 정 전 장관은 결국 2007년 4월말 청와대 독대로 노 전 대통령과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런 선긋기 후 나선 대선에서 구 대통합민주신당(구 열린우리당의 후신) 정 전 대표는 그러나 '이명박 열풍'을 결국 꺾지 못하고 패배해 야인이 됐다.

◆세번째 승부수, 패해도 이겨도 논란거리

이번에 무소속 출마 승부수를 던지게 되면 정 전 장관으로서는 세번째 결단을 내리게 되는 셈이다. 이번엔 친정인 민주당(구 민주당과 구 대통합민주신당의 결합)에 등을 돌리게 되는 부담을 안게 된다.

권 전 의원과 대척점에 선 부담감을 반복하게 되는 것.

더욱이 이번 출마는 지난 번 동작을 출마를 하면서 동작을 버리지 않겠다고 말한 것을 뒤엎는 것이어서 비판 여지가 더 많다. 정치적 탯자리라는 연고권을 주장하지만, 후배에게 일단 물려주고 떠난 선거구를 다시 찾는 것도 문제라는 비판과, 전국구 정치인이 안전 드라이브를 지향하고 호남에 내려온다는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더욱이, 만에 하나 이번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후에라도 패배를 하게 되면 그야말로 정치적 생명이 끝날 수 있다는 부담감도 없지 않다. 정 전 장관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 체제 모두에게 화약통이나 다름없는 성적표가 29일 개봉되는 셈이다. 이번 정 전 장관의 승부수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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