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롯데가 부산갈매기들의 '야구 순정'을 짓밟았다?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개막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롯데 인터넷 입장권 예매가 두 차례나 지장을 받는 상황이 빚어졌다.
더욱이 다른 구단은 야구팬 편의를 위해 구단 홈페이지와 인터넷 티켓 예매 사이트, 그리고 편의점 등에서도 입장권을 판매함에도, 롯데는 인터넷 티켓 사이트에 판매사업을 발주하지 않고, 홈페이지 예매 방식을 고집해 혼선을 빚었다는 평가다.
◆티켓링크, 인터파크 등과 수수료 나누기 싫었다?
이에 따라, 프로야구가 개막하는 4일만 손꼽아 기다리던 부산 야구팬들은 단단히 화가 났다는 후문이다.
물론 롯데 구단측도 서버를 늘리는 등 대비를 했으나, 지난 달 28일, 야구팬들이 몰리면서 예매는 단 3시간 만에 중단됐다.
이후 1일 다시 시작된 입장권 예매 역시 서버가 다운되는 등 진통이 반복됐다. 티켓을 예매하는 대행 업체와 분담을 했다면 이런 현상이 없었겠지만 굳이 다른 구단과 다른 행보를 보인 롯데측에 항의가 빗발친 것은 당연한 수순.
약간의 수수료를 주고 사업을 발주했다면 간단했을 것인데 롯데가 '소탐대실'했다는 풀이까지 나오면서 팬들의 서운함은 더 높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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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3일 오후 3시 50분 현재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예매 문제로 인한 팬 항의 쇄도로 다운되거나 일시 정지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
◆부산시민 야구 사랑에 연고팀 대응이 '고작' 이것?
부산 시민들의 롯데 사랑과 야구 사랑은 유별나다.
부산 시민들은 자신들의 도시를 '球都'로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사직 구장에는 젊은이들이 데이트 장소로 활용하거나, 아이 손을 잡고 온 부부, 초로의 신사들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부산 시민들이 '롯데 야구팀'을 응원하기 위해 몰려드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별반 놀이 문화가 발전하지 않아서라기 보다는 야구에 대한 강한 사랑이 개항 이후부터 전해져 온 데다가, 지역 연고 기업인 롯데에 대한 사랑까지 투영되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많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구장을 드나들고, 홈런볼이라도 나올라 치면 선물을 받는 행운도 누리면서 자란 부산시민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좀처럼 시즌이면 구장의 흡인력을 피하기 어렵다는 후문. 부산 출신 인사들은 "사직 구장에는 홈런볼을 어른이 잡으면 주변에서 '아 주라(아이에게 줘라)'라며 강권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시민들은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야구장에 각별한 사랑을 갖고 '롯데 자이언츠를 사랑하는 부산 갈매기'로 키워지는 것.
그런데 이런 각별한 사랑을 롯데 자이언츠는 수수료 수익 문제로만 바라보는 게 아니냐는 서운함이 불거지면서 후폭풍은 만만찮을 전망이다.
롯데는 지난해 홈관중 138만 명을 끌어 모으며 프로야구 역사상 최다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성과에 안주해 팬관리에 세심함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올 시즌 150만명 돌파 목표 달성이 가능하겠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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