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북한 미사일 발사 국면 등으로 한반도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북·안보 관련 부문에서 전문성을 쌓고 있는 송영선 의원을 만나 향후 한반도 관련 전망을 들어봤다. 북한과 안보 문제에서 17대, 18대 국회를 거치면서 거침없는 발언을 내놓고 있는 송 의원은 북한 미사일의 괌 타격설 등 최근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실제로 송 의원과 2일 저녁 인터뷰를 하면서 미사일 발사시점에 관한 분석을 들었는데, 3일 아침 일각에서 미 관리들이 송 의원 발언과 유사한 내용을 내놓기 시작해 흥미롭다.
-북한 미사일의 발사가 임박했다고 주장하셨는데, 4일 혹은 5일로 보는 근거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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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너무 낮은 상태에서 액체 연료를 주입하는 것도 어렵지만 일단 주입한 연료는 미사일 산화 가능성, 폭발 우려 등 다음 문제가 있다. 주입을 지금 시작했으니 4,5일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많은 북한 전문가들과 때로는 엇갈린 발언을 내놔 더 부각이 되는 것 같은데,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이번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4일 혹은 5일이라고 하는 것은 북한이 4~8일에 한다고 한 다음에 이야기한 것이지만, 2월달에 이미 많은 북한전문가들이 2월 16일에서19일, 3월 8일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건 기본적으로 미사일이 뭔지 모르는 발언이다. 미사일이 레고 장난감이 아니다. 원격제어 장치를 트럭에 싣고 간다고 해서 바로 다음 다음 날 쏠 수 있는 게 아닌데, 연료 주입이라든지 그런 게 필요하다. 그런데, 액체 연료이기 때문에 연소용 연료를 넣을 때 추울 때엔 얼 수 있다, 또 주입 후 오래 끌면 미사일을 연료가 부식시킨다는 문제가 있다.
(군사학 지식과 정세 분석을 함께 푸는 방법을) 공부 안 하는 자칭 전문가가 너무 많다.
G20회의가 진행됐고, 터키를 오바마가 처음에는 4일에서 5일 방문한다고 계획이 잡혀 있었는데, 이게 일정이 변경됐는데 우리 날짜로는 7,8일 무렵이 된다.
그래서 4일이나 5일은 G20로 세계 정상들이 영국 런던에 모이고, 미국은 중동 정세 문제에 시선을 돌린 사이에 북한이 “우리를 우습게 알지만, 4000Km 가는 미사일 갖고 있다”는 시위를 하기 적당한 때라고 본다.
-이번 미사일 발사를 인공위성 쪽으로 가닥을 잡는 기류가 있다. 핵문제와 미사일기술간에 연관이 생기는 경우 심각성을 부인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북한 핵 소형화(작은 핵탄두를 만들어 미사일에 다는 기술) 문제에 관한 의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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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와 핵장치는 다르다는 점을 우선 설명해야 할 것 같다. 핵무기는 전술적 핵장치를 말하는데, 즉 미사일에 장착해 날아갈 수 있는 정도가 돼야 한다. 나가사키(2차 대전 당시)에 투하한 것처럼 공중 투하를 통한 무기는 핵폭탄이라고 해야 하고. (포탄으로 만들어) 야포에 장착하는 것은 핵포탄이라고 한다. 또 미사일에 탑재하는 핵탄두를 합쳐서, 핵장치라고 한다.
그럼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할 만한 소형 핵장치를 만드는 게 가능하냐? 그 가능성은 일단 아니라고 본다. 2001년 금창리 핵사찰 때, 미국도 들어갔는데, 기폭장치 실험 구조를 보니까 핵폭탄 실험은 안 하고 파일럿 스터디는 한 것 같다.
그걸 한 걸 보니. 노동 미사일 같은 데 정도 장착하기 보다는, 포탄에 쓸 수 있는 핵장치 정도는 만들었지 않겠나. 이렇게 소형화한 핵무기 아닌 소형화된 전술적 핵장치는 갖고 있을 것이라고 작년 대정부질의 때 이야기한 바 있다.
하지만, 도리어 이것(핵장치)은 미국에 대한 위협은 (아직은) 안 되지만 우리에 대한 위협은 충분히 되는 것이다. 미국도 70년대까지는 야포로 쏘는 핵포탄을 실전무기로 활용한 바 있다.
-그럼 북한 미사일 실험은 국제정세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
▲북한 미사일은 멀티 퍼포즈(다목적), 즉 폴리터리(밀러터리와 폴리틱스의 합성어) 웨폰이다. 멀리터리 웨폰으로 쓸 가능성은 적다.
우선 대남 압박용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잘못됐다”는 말이 사람들 입에서 나오길 바라는 것이다. 이른바 ‘남남 갈등’ 가능성이다. “차라리 돈 좀 (북측에) 주는 게 낫다. 미사일 국면이 이렇게까지 되니까 대외 신인도도 어려워지고” 등의 불평이 나오면 이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손상이 된다.
아울러 일본이 중유 제공 약속을 해 놓고 이것이 안 지켜졌는데, 미사일이 일본 영공을 통과하는(통과해 태평양으로 가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 이것은 일본에 대한 강한 압박이다.
그럼 중국과 러시아는 뭐라고 하는가? 중국과 러시아는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상황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지금 태도는 사실상 무언의 지지다. 미일 동맹, 한미 동맹을 루즈(느슨)하게 하는 게 러시아, 중국이 싫을 리 없다. 북한은 이를 이용한다. 6자 회담의 약화다.
대미 문제로는, “우리를 우습게 알지만, 4000Km 가는 미사일 갖고 있다”는 시위인 것이다. 아직 소형 핵탄두를 못 만들었다고 해도 (추후 가능성 때문에) 위협이 된다. 북미 수교 후 비핵화하겠다는 카드를 내밀기 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북한 주민들의 민심 소요 가능성을 제어하는 것이다. 군사력 과시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북한 후계 구도에 대해서도 최근 예측을 내놨는데? 로열 패밀리를 앞세운 집단 지도체체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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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김정일의 1남인 김정철보다 3남인 김정운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김정철 영웅화 작업을 하던 중에 그의 모친이 죽었고 장성택이 그 뒤를 밀었으나 손을 뗀 것 같다. 김정운이 김정일이 생각하기에 지도자감으로 여러 요소를 더 많이 갖췄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장성택이 후계자를 세우고 그 뒤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수렴청정을 할 가능성, 다른 여러 간부와 같이 집단지도체제를 할 가능성이 있지만 많이 부각되게 나서는 것은 꺼릴 것이다.
이미 장성택은 한 번 이 (후계구도) 문제로 숙청됐던 것이 있어서 (향후 이 다음 지도자 결정 국면에서) 외부(주: 외국은 물론 북한 군부 등도 포함하는 것으로 보임)에 어떻게 보이는가를 굉장히 의식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김정일 사후에도 직접 나서기보다는 김정운 뒤에서 정치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일련의 발언으로 ‘대북 강경론자’라는 평가를 듣는 것으로 아는데,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햇볕 정책은 둘 중 하나다.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을 전혀 몰랐거나, 김정일을 알면서도 우리 남쪽 국민을 철저히 속인 것이다. 김정일은 안 바뀐다. 햇볕을 비춰주면 감사하는 게 아니고, 더우면 감사하는 데 아니고 햇볕이 너무 많다고 하는 격이다.
독일 통일 과정에서 기본 기조만 가져오고 서독 정부가 끈질기게 상호성을 주장하고 돈을 주는 만큼 요구조건을 걸고 관철시킨 것은 배우지 않은 게 햇볕정책이다.
따라서 난 대북 강경론자가 아닌 현실론자라고 생각한다.
-통일부 폐지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폐지론’엔 반대다.
이번 정권 들어서기 전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인수위 기록을 보면, 통일부 폐지 하자는 용어는 없지만, 통일부 조직이나 구성은 바꾸자는 이야기는 있다.
조직이나 체질을 일부 바꾸자는 이야기라면 공감한다.
-송 의원의 ‘북한 괌 목표설’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면전 발언 아니냐는 것이다.
▲괌을 목표로 한다고 해서 그게 바로 전면전으로 간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건 전쟁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안 되어 있는 비판론이다. 예를 들어 서해 교전이나 연평 해전을 우리가 전쟁 발발이라든지 전면전으로 보나?
물론 괌을 타격한다면 혹은 괌 공군기지에 시설을 파괴한다면 미국이 북한에 어느 정도 보복을 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킬 정도가 아니다. 김정일은 여우다.
괌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는 점을 과시해 협상력을 높이는 것을 감안하지 않고 전면전 운운하는 것은 문제다. 그러면서도 알래스카 사정권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나?
오히려 북한 미사일 사거리를 감안하면 괌 목표설이 더 맞다. 공부 안 하는 자칭 전문가가 너무 많다.
나는 국민을 위한 국회의원 역할을 하고 싶은 것이지, 금배지에 안주하는 국회의원은 하기 싫다. 그래서 비교섭단체 정당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혼자 자료를 찾고 요구하면서 공부, 연구하고 있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전남주 기자 cnj@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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