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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시중은행, 국제영업망 구축경쟁 본격화

국제通 간부들 은행역량강화 동력 찾아 정중동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4.02 12:33:23
   
  <사진=해외 영업망이 외화차입 창구 역할 등으로 새롭게 조명되면서 시중은행들이 활발한 진출 노력을 펴고 있다.(사진제공=신한은행)>  
[프라임경제] 미국발 금융위기가 해결 시그널을 보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가이스너 미 재무부 장관 1일 '블룸버그' 인터뷰 등) 금융권에 드리운 먹구름은 아직 완전히 걷히지 않고 있다. 주요 거래처인 기업들의 경영 상황이 아직 나아지지 않고 있는 데다가, 일부 은행은 지난 4분기 적자를 내기도 하는 등으로 인해 시중은행간 경쟁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각국은 국내 시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성장 동력을 찾는 시각을 외부로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은행에서 국제영업망 확충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우리은행, '우리은행 중국법인' 성공 

   
   

우리은행은 중국영업망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케이스.

우리은행은 2007년 중국법인을 설립하고, 곧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위안화 통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는 등 현지 뿌리내리기에 나섰다.

우리은행 중국법인은 북경, 상해, 천진 등 5개 분행을 거느리고(이 분행이 각기 또 지점망을 거느림) 한국계 은행 최초로 인터넷뱅킹, 중국 개인대상 위안화 영업 등을 펼치고 있다. 법인장을 맡고 있는 김희태 부

   
  <사진=김희태 우리은행 중국법인장>  
행장은 중앙대 법학과 출신으로 구 한일은행 입행 후 뉴욕과 도쿄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코스모폴리탄. 중국법인 뿌리내리기를 진두지휘할 적임자인 셈이다.

2008년에는 중국내 한국계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창립 1주년을 맞았으나, 당초 계획했던 기념식을 취소하고 봉사활동으로 유적지 청소에 나섰고, 베이징대에 도서 100여권을 기증하는 등으로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노력을 펼쳐 왔다. 또한 현지인 채용을 적극적으로 해 중국 영업에 효율을 최대화하고 있다.

이런 관리 덕일까. 우리은행은 2008년 말 중국 '우정저축은행'으로부터 5년 만기 정기예금3억 위안을 유치한 데 이어, 금년 1월에는 중'국은행'으로부터 8억 2400만 위안(약 1억2000만 달러) 차입을 추진하는 데에도 우리은행 중국법인의 덕을 톡톡히 봤다는 후문이다. 우리은행 중국법인은 자금 차입을 위해 국내 본점과 공동으로 중국 현지 26개 은행들을 끊임없이 방문, 우리은행의 건전성과 위기극복 능력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IR(기업설명회) 활동을 벌여 일을 성사시켰다.

◆중앙亞로 눈돌린 KB, '카자흐스탄 투자'

KB금융과 KB국민은행은 2008년 지주 전환 문제 등으로 그간 활발한 해외 진출을 다각도로 모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은 이 와중에도 성장 동력 개발이라는 차원에서 중앙아시아 국가인 카자흐스탄을 주목, 투자에 나섰다. 우라늄(매장량 1위) 등 풍부한 광물 매장과 높은 성장 잠재력으로 주목받는 카자흐스탄에서 금융기관 지분을 인수해 두면 향후 우리 나라 기업 진출 확대 등과 맞물려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KB국민은행의 복안.

이에 따라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은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인수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지난 8월 BCC 지분 23%를 매입하는 데 이어 총 12억7000만달러를 들여 BCC 경영권을 인수하겠다고 밝혀 해외 진출 교두보 구상을 본격화했다.

   
  <사진=강정원 KB국민은행장>  
한때 BCC에 발목을 잡힐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지난 해 겨울 신현갑 KB금융지주 부사장(CFO)이 컨퍼런스 콜에서 "BCC의 자금 및 외환 포지션이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시장의 불안심리에 대해 해명에 나섰고, 금년 3월 말에는 강정원 KB국민은행장이 직접 "BCC의 경우 다른 카자흐스탄 은행들에 비해 자산내용이 건전한 편이다. 아울러 카자흐스탄에 대한 국가 위험도가 우리 나라보다 낮다는 외국 기관의 평가도 있다"면서 신중한 분석 끝에 이뤄진 투자임을 시사했다.  

강 행장은 "국내 상황이 여의치 않은 만큼 올해 추가 해외투자 계획은 없다"면서도 "BCC 투자가 앞으로 우리에게 큰 리턴을 가져다 줄 투자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평가, 강한 자신감를 드러내기도 했다.

사실 BCC 지분 인수는 지주 전환이 본격 마무리되고 황영기 회장이 결국 강 행장과의 경쟁구도에서 지주회장으로 낙점되기 전인 2008년 봄부터 야심차게 추진됐던 사업이다. 강 행장의 자존심이 걸린 사업부분인 셈.

더욱이 강 행장 자신이 외국에서 오래 수학한 데다가, 씨티은행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해외 투자에 대한 사전 조사를 해외 금융권 기준으로 꼼꼼히 챙기도록 한 점이 이번 세계 금융위기에서도 '해외투자로 인한 곤욕'을 면하게 한 기틀이라는 평가다.

◆'신한 재팬' 추진하는 신한銀, "선진국 금융이 못하는 情을 담은 금융"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은 일본 거주 교포들이 자금을 모아 연 은행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국제화 시도를 뗄래야 뗄 수 없다.

이에 따라 '신한 재팬'이 현재 추진 중이고, 재일 교포 지분의 결속력이 떨어진다는 우려 때문에 일본 내 신한은행 지점을 일부 통폐합하는 등으로 지분 관리 노력을 펴고 있다.

   
  <사진=서울 남대문 신한금융지주·신한은행 본사>  
이백순 신임행장이 신한은행의 사령탑에 공식 부임하기 이전 일본을 방문, 재일 교포 지분 관리 문제와 신한 재팬 설립 마무리를 직접 챙긴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이 행장은 당초 내정 단계까지만 해도 라응찬 회장(당시 행장)의 비서실장으로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인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가려져 왔다. 하지만 이러한 행보를 보이면서 오사카 지점에 근무한 경험 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 행장은 신한 재팬이 신한은행(본국)과 일본 내 신한 거래고객들과의 어느 정도 단절을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일부 기자들의 우려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서, 신한 재팬을 통한 일본 내 거점 확보와 재일 교포 지분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한편 이 행장은 "정을 담은 금융"을 콘셉트로 선진국 금융권을 잡겠다는 발언을 내놔 눈길을 끈다. 이 행장은 "선진국 금융에 비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부문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선진국 금융은 정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이런 부족한 점을 파고 드는 경영을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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