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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중국법인, 첫돌만에 효자 노릇 '톡톡'

현지화로 외화차입 등 중책…서울시 관광홍보창구 역할도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4.01 15:03:20
[프라임경제] 우리은행 중국법인이 성공적인 해외 영업 사례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신한은행의 '신한 재팬' 막바지 작업이 일본 당국의 지체로 진통을 겪고 있고, KB국민은행의 카자흐스탄 금융권 진출이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우리은행의 중국 사업이 상대적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것.
   
   

◆2007년 설립, 짧은 역사 불구 욱일승천

2007년 11월 우리은행은 중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금융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우리은행 중국법인은 북경, 상해, 천진 등 5개 분행을 거느리고(이 분행이 각기 또 지점망을 거느림) 활발히 해외 영업망 가동에 나섰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중국법인은 한국계 은행 최초로 인터넷뱅킹, 중국 개인대상 위안화 영업 등을 시작하는 성과를 올렸다.

◆'돌잔치 자축' 대신 유적지 청소하면서 현지인 마음 사로잡아 

2008년에는 중국내 한국계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창립 1주년을 맞았으나, 당초 계획했던 기념식을 취소하고 봉사활동으로 전환했다.

이러한 행보는 중국이 올림픽 거품 붕괴(어느 나라든 올림픽 개최 후에 경제가 침체에 들어간다는 속설)로 인한 증시 버블 붕괴 현상으로 고통받는 현실과,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몰고온 세계 금융 위기 속에서 화려한 기념식보다는 현지인과의 스킨십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우리은행 중국법인은 이날 기념식 예산을 절약한 대금 등으로 중국인들이 자국 자존심 상징으로 생각하는 베이징대에 도서 100여권을 기증하고, 중국내 유적지에서 직원들을 동원, 일제히 환경미화 활동에 나서 현지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한 현지인 채용을 적극적으로 해 중국 영업에 효율을 최대화하고 있다.

   
  <사진=김희태 중국법인장(부행장급)은 중앙대 법대를 졸업하고 한일은행(우리은행 전신)에 입행했다. 준법감시인 등 요직을 지내기도 한 그는 뉴욕과 도쿄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국제통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책임자급은 한국에서 나가지만 직원들은 현지에서도 채용하고 있다"면서 중국 내 영업에서 현지은행에 절대 밀리지 않는 인프라를 마련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아울러 현지에서 나는 수익을 환원하는 데에도 노력, 이미지 제고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외화조달 창구로 기능 '효자'

우리은행이 이처럼 중국법인 운영에 심혈을 기울인 대가는, 우리 나라가 지난 해 10월경 수시로 외환위기 가능성에 시달리고 연초에 우리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들이 BIS 비율 확충에 나선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우리은행은 2008년 말 중국 우정저축은행으로부터 5년 만기 정기예금3억 위안을 유치한 데 이어, 금년 1월에는 중국은행(Bank Of China)으로부터 8억 2400만 위안(약 1억2000만 달러) 차입에 성공했다. 금년에 우리은행이 이번에 차입한 자금은 단기가 아닌 1년 만기로 세계 금융위기 발생 이후 중국계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것으로는 최대로, 이에는 우리은행 중국법인의 역할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중국법인은 자금 차입을 위해 국내 본점과 공동으로 중국 현지 26개 은행들을 끊임없이 방문, 우리은행의 건전성과 위기극복 능력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IR(기업설명회) 활동을 벌여왔다. 중국은행으로부터 얻은 자금의 차입 금리는 상하이 은행간 차입 기준금리, 이른바 사이보(SHIBOR)에 1%포인트를 더한 연 3.2%에 불과하다. 세계 금융위기 이전의 일반 차입과 비슷한 수준이라 더욱 뜻이 깊었다는 후문.

◆문화 홍보에 적극 협력, 한류 열풍에 기여

이와 같이 중국 현지 뿌리내리기와 우리은행 이익 창출에 성공한 우리은행 중국법인은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우리 국익 실현에도 기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서울특별시와 업무협약을 맺고(이순우 행장 대행 시절) 우리은행 중국법인에 일정 부분에서 서울 관광 자료를 제공하는 부스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의 자투리 공간을 최대한 활용, 부스를 마련해 자료를 게시, 제공하고 한국(서울) 관광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것.

이에 대해 1일 우리은행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비용을 전부 대는 것"이라면서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중국 내에서 땅값이 가장 높은 축인 북경과 상해 분행 두 군데에서 이같은 협조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단이라는 데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해외 진출 사례 중 성공작으로 꼽히는 우리은행 중국법인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며 시금석을 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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