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농협이 최근 사이버 독도 지점을 개설하고 나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 지점 개설이 대구은행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농협, 경북도지사 참여한 성대한 행사
농협중앙회는 20일 사이버농협 '독도(사이버 독도지점)'를 개점했다. 이에 따라 농협측은 서울 서대문 농협 본점에서 기념식까지 개최했다.
사이버 독도지점은 국민들의 독도사랑 운동 참여를 높이고 울릉도와 독도의 특산물 판매를 통해 지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게 농협측 주장이다. 농협은 또 독도관련 금융상품 판매로 독도후원금 조성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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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농협은 이번 사이버 독도지점 개점을 기념해 울진 기성면과 독도를 연결하는 '사이버 독도대교 건설 프로젝트'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독도를 통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 최대한의 효과를 이끌어 내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민족은행으로 이미지 메이킹되어 있는 상황에서 '농협+독도'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 다른 은행들을 압도할 수 있다는 복안도 갖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특히, 최원병 농협 중앙회장이 참석한 기념식에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참석케 해 든든한 뒷배경으로 삼는 치밀함도 과시했다.
◆대구은행, 이미 사이버독도지점 만들고 '관련특허'
하지만 이런 농협의 행보에 타은행의 권리 침해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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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은 하춘수 신임 행장으로 선장이 바뀌긴 했지만, 사이버 독도 지점에 대해서는 전임 행장 시절의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대구은행 홍보관계자는 독도 사이버 지점에 대한 유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유지가) 당연하다"고 확인했다.
대구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대구은행은 이번 사이버 독도 지점 운영에 대해 상당한 금융시스템상 노하우를 얻은 터이고 이를 특허로 만든 상태다. 대구은행측은 '독도 지점'에 대한 특허는 아니나, "인터넷 뱅킹을 통한 사이버 지점 시스템 및 방법이라는 특허를 냈다"고 설명했다. 즉 사이버 지점 운영에 대한 일반적 기법을 모두 특허낸 것으로, 사이버 독도 지점, 사이버 제주도 지점 등을 모두 특허법 시스템이 보호하게 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특허권 유효 기간은 "2020년까지"라고 부연했다.
◆연고권에선 농협 앞서지만…
물론 이에 대해 농협측도 할 말이 없지는 않다. 실제로 독도를 생활권으로 두는 울릉군에 진출한 금융권 오프라인 현황은, 농협, 수협, 새마을금고 등이다(30일 기준, 울릉군청 공보계 자료).
따라서 굳이 독도와 금융권의 연계성을 찾는다면 농협쪽이 좀 더 우세하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시중은행이 사이버 지점을 통한 마케팅 기법을 침해하는 셈이 된다는 논란에서 농협이 전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건 아니다.
이에 따라 지난 해 농협 구조조정 논란을 빚은 '최원병 농협호'는 금년 초입부터 다시 한 번 '사이버 독도 대전'을 치르는 구설수의 연타를 기록할 수도 있어 보인다. 이에 따라 농협의 이번 행동에 따른 대구은행측의 반응과, 대구은행이 최종 승리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구은행 사이버 독도 지점의 경우 이미 2006년에 이용자 16만명을 기록할 정도의(이화언 저, CEO 레터, 2009년 3월 30일 간) 효자상품이다. 즉 독도 사이버지점 문제는 두 은행 모두 선뜻 남에게 내주기 아까운 '황금어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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