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우 부활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라세티 프리미어가 오히려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각종 미비점으로 인한 불만이 설왕설래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는 데다가, 리콜 가능성마저 타진되면서 ‘가문의 영광’에서 ‘우환거리’로 전락할 가능성마저 엿보이는 것.
◆야심찬 유럽 수출, 출발은 좋았다
최근 라세티는 라세티 프리미어로 업그레이드됐다. 사실상 신차나 다름없다는 것. 실제로 라세티 프리미어는 ‘시보레 크루즈’라는 이름으로 수출이 추진된다. GM본사가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1600cc급 시장에 GM Car로 수출돼 본사 살리기에 동원되는 것. 그만큼 GM대우는 물론 GM 전체 차원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차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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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는 현재 산업은행에 긴급운전자금 등의 목적으로 1조원 지원을 요청해 둔 상태이며, 생산라인 휴업, 사무직원 임금 감액 등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 나가 있는 GM 계열사들이 현지 정부에 도움을 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런 터에 라세티 프리미어에 세계적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한 터이다.
이에 따라 GM대우측은 지난 달 라세티 프리미어 유럽수출을 개시했다. 1.6, 1.8, 2.0 등 다양한 모델을 모두 선적, 2000대를 수출한 것.
특히 이번 수출에서는 라세티 프리미어의 디젤 모델이 포함돼 큰 눈길을 끌었다. 디젤차가 50% 이상을 점유하는 유럽 중소형차 시장의 특성을 라세티 프리미어가 파고들어갈 수 있느냐의 문제가 걸린 것. 이에 따라 GM대우차의 회생 여부는 물론 우리 나라 차산업 수출역사를 새롭게 쓸 것으로도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런 야심찬 수출 등 첫단추에 비해, 최근 각종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6단 변속기, 어쩐지 미덥잖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뛰어난 연비와 함께, 국내 준중형급(흔히 아반떼급이라고도 함)에서는 최초로 6단 자동변속기를 다는 등의 장점으로 눈길을 끌었다.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의 연비는 5단 수동변속기 장착 차량이 19.0km/ℓ, 국내 최초로 준중형 차량에 적용된 6단 자동변속기 장착 차량은 15.0km/ℓ를 실현했다. 또 정숙성에서도 호평이 상당히 나왔다.
그러나 단점도 지적됐다.
우선 가장 먼저 언급되는 단점은 ‘엔진소음’ 문제. 라세티 프리미어 동호회 아이디 ‘*살통통’은 현재 2800Km를 탔다고 전제하고, 자신의 체험담을 올려 회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 네티즌은 “처음에는 생각보다 정숙한 편이어서 뽑기를 잘 했나보다 하고 대단히 만족했었는데, 갑자기 진동과 소음이 증가해서 좀 아쉽다”고 말했다. 이 네티즌은 “누구는 불량연료 때문에 인젝터가 막혀가면 그럴 수 있다는데, 차 나가는 힘이나 연비 등은 별로 차이가 없는데 왜 그런 건지”라면서 기술력 문제에 의혹을 제기했다.
‘미션 논란’도 최근 중요 논점으로 떠올랐다. 구 미션과 신미션을 단 차 사이에 성능 차이가 심각하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연말연시에 라세티 프리미어가 미션에 문제가 있어 업그레이드 모델이 출시된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일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문의를 많이 했는데, 당시 GM대우가 이 문의를 어물쩍 넘겼다는 불만의 소리도 나왔었다.
문제는 구미션 차량과 신미션 차량 사이에 체감 차이가 상당하고, 이로 인해 구미션 차량 소유자들 사이에 불만이 팽배해 있다는 것.
현재 각종 동호회에서는 구미션 문제로 인해 불만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많다. ‘*상사’ 등 네티즌들은 “아직 해결된 게 없다”, “왜 이걸 교체를 안 해주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회원들 사이에는 차대 번호를 이용, 신미션차인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등 뜬소리까지 돌 정도로, 대우차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비등하고 있다.
물론 자동차회사로서는, 구미션 제품과 신미션 장작 차량이 교체되는 가운데 판매가 끊기지 않기를 바랄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어떤 형태로든 문제 수습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상도의상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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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완전한 기술이란 없지만, GM대우로서는 안정적이면서도 빠른 해외 시장 개척 등으로 GM본사 살리기의 교두보를 놔줘야 한다는 상황에서 오히려 ‘시기상조론’을 만들어 내는 실책을 범한 셈이다.
급발진 논란도 최근 제기됐으나(다음 라세티 프리미어 카페 ‘뿡*이’) 이는 아직 라세티 프리미어 전반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리콜 논란, 본격화되면 GM대우에 결정타될 수도
문제는 리콜 논란이 어디까지 불똥을 튀길지 모른다는 데 있다. 국토해양부에서 예비조사 중인 가운데(관계자 '시동꺼짐‘ 관련) 이 문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또한 자칫 리콜로 이어져 큰 손실을 GM대우측에 입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리콜이라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기술적인 오류를 큰 사고가 나기 전에 바로잡음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메이커에 대한 신뢰감과 충성도를 높일 수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 대규모 리콜 조치를 당하기라도 하면 GM대우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데 있다. 운전자금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이미 판매된 라세티 프리미어 중 상당수를 리콜해야 한다는 것은 감당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 내외의 시각.
자칫 잘못되면 라세티 프리미어가 GM대우 살리기의 효자상품이 아닌 회사를 물어뜯는 ‘살모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리콜 예비심사가 장기화될 조짐도 없지 않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예비심사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수 있고, 리콜 명령이 나올 수 있고, 과징금이 나오는 경우도 법상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 그 기간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현재 라세티 프리미어 2000대 유럽 수출 이후 수출망을 본격적으로 다져야 할 GM대우로서는 마치 ‘목에 가시가 걸린 것 같은’ 불명확성을 안고 가게 됐다.
차라리 빨리 리콜 조치를 하는 게 낫다는 소리도 나올 정도로, 이런 불확실한 상황은 영업 등에 별반 도움이 되는 게 아님은 불문가지다.
우려 요인은 또 있다. 현재 예비조사 중인 결함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일단 초점으로 잡고 있는 엔진 시동꺼짐 상황 외에 다른 문제들까지 줄줄이 걸려올라올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어 수출은 물론 내수까지 사실상 곤란을 겪을 수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현재 시동꺼짐 상태에 대해 결함조사를 하고 있지만, 안전기준에 적합한지 전반적으로 조사를 한다”는 병행 입장을 보여 ‘다각도 전방위 조사’를 함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성능시험연구소 등의 협조를 얻어 조사가 되면 “안전운행에 문제가 큰 부분이(걸려나온다고 한다)라면 과징금 처분이 가능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리콜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문제가 여러 건 걸려 나오면 GM대우에 문제들에 대한 불이익이 중첩적으로 겹쳐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GM대우의 경영 사정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라세티 프리미어 건이 어떤 리콜 결과를 얻을지 주목된다. 문제는 이 고비를 넘은 후에도, 이미 여러 불만들을 서로 공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GM대우를 장기적으로 외면할 것이라는 데 있다.
‘가문의 영광’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라세티 프리미가 ‘가문의 우환’으로 초단기간 내에 추락하고 있는 상황은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추락하는 프리미어는 날개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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