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충청북도를 무대로, 시중은행들의 금고 쟁탈전이 일찍부터 과열 양상을 빚을 전망이다.
연말 유치전 본선을 앞두고 한여름에나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됐던 지역 금고 유치전이 신한지주측의 신한은행 엄호로 일찍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신한생명보험이 충청북도에 콜센터를 설립 추진하는 문제를 놓고 분석이 무성하다.
충청북도 청주시는, 25일 신한생명보험과 콜센터 설치를 위한 투자협약을 맺을 예정으로 알려져 이변이 없는 한 청주에 신한생명의 콜센터가 4월경 들어서게 된다.
지금처럼 경기가 어려운 때, 콜센터 하나라도 지역 경제에 상당한 이바지가 되기 때문에 뉴스거리가 되기에 충분한 것.
하지만 이런 축자적 의미 외에도, 다른 숨은 뜻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충북지역의 금고 문제가 일찍부터 불꽃튀는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되는 신호탄을 신한측이 쏘아올렸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연말이면, 충북도와 충북 교육청, 청주시, 충주시, 보은군, 옥천군, 진천군 등의 금고 계약 기간이 만료되고, 이들의 유치를 위한 금융권 물밑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신한생명이 이번에 투자하는 30억원은, 사실상 같은 신한지주 가족인 신한은행을 위해 충청북도에 밑거름을 뿌리는 것이라는 해석이 지나치지 않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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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 남대문 신한은행 본점> |
특히 현재 충청 지역에 연고를 둔 지방은행이 없는 터라, 충북도내 지자체의 금고 운영권 유치전에는 농협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등 상당한 금융기관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쉽게 큰 자금을 틀어쥔 영업처를 확보하는 계기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일전인 셈이다.
신한은행은 과거부터 시도금고 유치와 관리에 적잖은 노하우를 자랑해 왔다. 더욱이 신한은행은 현재 충북도와 충주시, 제천시 등의 특별회계를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단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농협만 떨치면 승기를 잡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신한은행은 현재 이백순 신임행장이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
이 신임 행장은 1971년 제일은행에 입행, 1982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일해 왔다. 이후 한결같이 신한은행의 현장 일선에서 활동해 온 '신한맨'의 전설이다.
더구나 라회장의 신임이 돈독한 이 신임 행장이 올해안으로 여러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해줘야 은행 내부의 신망과 전폭적 지지를 더 빠르게 얻을 수 있음은 불문가지다.
더욱이, 이 행장이 이끌게 된 신한은행은 점포수 921개, 1만 926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된 총자산 249조5000억원의 거대은행이다. 이런 몸집을 이끌고 유치전에서 타행에 밀렸다가는 신임 행장의 체면이 서지 않을 수도 있다.
2008년 말 국내 총 자산 2위를 자리매김하며 우리은행을 앞서게 된 터라, 더욱 막중한 승리의 필요성이 이 행장 어깨에 걸려 있는 셈이다. 따라서 신한지주 내부의 지원사격까지 받은 터에 유치전을 위한 신한은행측 노력은 더 진지할 수 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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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
농협은 해당 지자체 출장소 등을 통해 관련 공무원들과 긴밀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며, 장학금 지급과 각종 성금 기탁 등 지역사회환원에 활발하다는 점으로 신한은행에 맞설 태세다.
그런가 하면 하나은행 역시 이번 인수전에서 전혀 연고권이 없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새롭게 시선을 끌고 있다.
신한은행이 충북은행을 인수한 옛 조흥은행의 후신으로서 충북도내 지자체 금고 운영에 군침을 흘리고 있지만, 하나은행은 또다른 지역은행이었던 충청은행과 인연이 있다. 따라서 하나은행이 신한은행의 이같은 행보를 방치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금년 초 충청하나은행은 충청은행 출신 인사인 박종덕 씨를 대표로 맞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2009년 연말 충북지역 금고 유치전에서 물러앉아 있지만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박 대표의 부임이 연말 금고 유치전을 대비, 미리부터 포석을 깔았던 묘수가 아니었느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박 대표는 실제로 1월달 열린 취임식에서 "충청하나은행 출범 10년의 경험을 발판으로 올해는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해"라고 강조했다. "모든 임직원이 총자산 100조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고도 당부, 공세적 영업 전략에 시도금고 유치전을 이미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박 대표는 사실상 하나은행 내 충청은행 출신 인맥의 상징과도 같은 인사이기 때문. 명문 대전고를 나와 충남대를 졸업한 박 대표는, 1981년 충청은행에 입사해 1998년 충청하나은행 출범이후 충청영업추진팀장, 충청경영관리팀장, 본부장 등을 거쳤다.
아울러, 박 대표가 구 충청은행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자리에 올랐다는 점도 그의 투지를 불타오르게 할 전망이다. 충청은행 인맥 후배들의 향후 행내 입지를 위해라도 그의 공세적 역할이 예상된다는 것.
이렇게 외환위기 무렵 군소은행들이 거대 금융기관으로 흡수통합된 이력이 이번 2009년 충북도 지역 시도금고 유치전에서 다시 복잡한 관계를 엮어 나가게 됐다. 다른 은행들의 선전도 기대되지만,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펼칠 자존심 대결이 특히 금융계 관계자와 지역 주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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