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2008년 4분기 적자 전환 등으로 뒤숭숭한 KB금융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오는 27일 KB금융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사외이사 후보 중 하나인 변보경 후보에 대해 이해상충을 이유로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변 후보는 덕망있는 기업인이라는 평판이 높으나, 여신 관계로 이해상충 지적을 받아왔다. CGCG도 "변보경 후보는 자회사와의 거래관계로 인해 KB금융지주회사와 이해관계가 상충되고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장하성 펀드에 찍히면 힘들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우찬 KDI 교수가 운영위원장을,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운영위원(수석 이코노미스트)을 맡고 있다. 흔히 장하성 펀드로 불리는 것은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장하성 펀드 등에 이론적 배경, 일명 '펀드 행동주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에 '찍힌' 회사는 장하성 펀드의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게 아니더라도 상당한 타격을 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10월 장하성 펀드는 한국전기초자 경영진과 대주주인 아사히글라스에 주주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대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해 파란을 일으켰다.
장하성 펀드 측은 현재 전기초자가 영업활동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3000억원에 달하는 보유현금성 자산에 대한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다. 2007년 11월에는 장하성 펀드는 소액주주들과 연합해 전기초자의 대주주인 아사히글라스가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무산시킨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장하성 펀드가 나타나는 곳에서는 소액 주주들이 속된 말로 기를 펴는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벽산건설 주주총회가 최근 표대결 없이 무사히(?) 끝난 것도 장하성 펀드가 떠난 덕분이라는 분석도 있다.
◆임기 단축도 했는데…이것만으로는 힘들 수도
결국 장하성 펀드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혼동돼 언급되는 현재 상황에서, KB금융이 이번 연구소 보고서의 강한 공격과 그로 인해 새삼스럽게 쏠리는 세간의 눈길을 어떻게 감당할지 주목을 끌고 있다.
물의를 빚은 변 후보는, 사실 이번 보고서 지적 사항(이해상충 우려 부분)대로 지난 번 재신임 여부를 논하는 과정에서도 격론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임기를 1년으로 하기로 하는 등 문제를 조정하는 선에서 이번에도 사외이사 후보로 다시 나섰다. 이것으로 문제는 일단락된 듯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다시 재론됨으로써, KB금융의 속앓이는 심각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사외이사들도 변 후보를 더 이상 감싸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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