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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박연차간 50억원 법적성격 논란

'진짜 대출?' '베트남 직항로 개설 대가?'…규명 필요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3.19 10:07:06

[프라임경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50억원을 수수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돈의 법적 성격을 놓고 문제가 확대될 전망이다.

노 전 대통령측은 박 회장으로부터 퇴임 후 차용증을 쓰고 빌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문제는 차용증 작성 규모와도 맞지 않는다는 것. 더욱 큰 논란을 낳는 대목은 차용증을 작성, 대출로 가장했더라도, 고위공직자가 재임 시 업무에 관해 도와주고 돈을 받는 것도 처벌할 수 있느냐의 부분이다.

따라서 이번 50억 논란에서 가장 큰 문제는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시 박 회장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 도와줬느냐의 부분을 입증하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다.

가장 큰 의심을 살 만한 대목을 찾아보자면, 아무래도 베트남 직항선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판 반 카이 당시 베트남 수상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만나 양국 간의 무역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이 자리에서 베트남측은 한국과 베트남 양국이 성공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각 분야에 걸쳐 성공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판 당시 베트남 수상은 9월 17일 부산을 방문하여 안상영 부산 시장과 베트남 진출기업인 태광실업의 박연차 회장과 함께 부산-호치민시간 직항로를 개설하는 MOU를 체결했다. 태광실업은 보잉기(767)를 임차하고, 베트남 항공이 항공기 운항을 하는 방식으로 10월 23일 항로가 신규 개설을 의논했다. 또 노선간 운행은 주 2회 (목요일, 일요일) 로 합의하기도 했다.(2003년 9월 17일자 사이공 해방신문 등 참조)

즉 정권 차원에서 외교적 뒷받침을 하지 않고서는 일개 지역 기업인이 이루기 어려운 사안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될 만 하다.

이에 따라 이번 50억원 역시 재임 중 행위에 대해 추후(퇴임 후) 대가를 지급한 게 아니냐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본의 명재상 다나카 수상을 영어의 몸으로 만들었던 '록히드 비리' 이상의 사건이 터져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1976년 2월 미상원외교위원회 다국적기업소위원회에서 록히드사가 일본에서의 항공기판매 공작자금으로 마루베니상사를 통하여 일본 정부의 고관들에게 200만 달러를 주었다는 증언에서 비화된 사건이다.

그해 4월 록히드사건에 대한 미국측의 미공개 자료가 일본측에 전달된 이후, 6월부터 마루베니 간부 등 여러 명사들이 계속 체포되고, 7월 27일에는 일본 동경지검 특수부가 다나카 전 수상을 체포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경우 베트남 직항로 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빨리 결백을 입증하는 게 핵심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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