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디플레이션보다는 인플레이션이 낫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국채를 직접 사들이는 통화 공급 정책을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우리 시간으로 19일 새벽 알려진 이 정책으로, 이제 미국 시장에는 연준리(미 중앙은행 역할)가 공급하는 본원통화가 대량으로 늘어나게 된다.
◆통화량 확대, 금리인하 확산 전망
이 조치에 따라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고 국채 금리를 기준으로 형성되는 여타 실세금리의 동반 하락이 가능할 것으로 해외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국채 수요를 대거 발생시키면, 국채 가격은 상승하고 시장에 현금이 그만큼 유입되는데, 이는 자금시장 전반에 금리인하를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FRB가 지난 번 모기지 증권 인수를 통해 모기지 금리의 인하를 유도한 바 있는 경험을 살린 것이다.
미 당국은 국채 직접 매입 뿐만 아니라, 자동차할부판매와 학자금대출, 신용카드 대출 등 소비자들의 실생활에 직결된 부문의 자금공급도 돕고 나설 태세다. 최대 1조 달러 규모의 기간물자산담보대출금(TALF)에서 인수 가능한 담보증권의 대상범위를 확대하는 것도 곧 검토된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달러 약세, FRB 큰 출혈 불가피…그런데 왜?
이번 조치로 미국 금융시장은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급격히 형성됐다. 일단 당장 다우 지수가 현지시간 18일 90포인트 뛰어올랐으며, 씨티, 웰스파고, AIG 등 금융주가 큰 상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미국, 그리고 세계 금융시장에 안정요인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FRB가 이번에 매입한 국채를 경기 회복 이후 시장에 다시 내놓을 때에는 대량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는 만큼 손실이라는 이야기다.
더욱이 장기적으로는 이번에 공급량 확대 정책으로 인한 달러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벌써부터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 문제를 감안하고라도, 국채 매입으로 돈이 돌게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더 크게 FRB를 짓눌렀던 것으로 보인다. 디플레이션보다는 인플레이션이 낫다는 경제계의 속언처럼, 일단 침체 장기화로 빈사 지경으로 서서히 걸어들어가는 것보다는 공급량 확대를 통한 회복으로 문제를 풀고, 달러 약세 등은 추후 해결하자는 '결단'을 내린 셈이다.
문제는 이번 조치가 과연 시장에 훈풍을 더할 수 있을지다. 미국 증시 뿐만 아니라, 미 금융 및 실물계 전반, 나아가서는 세계 경제 전반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 조치의 효과를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몇 개월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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