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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몸부림, 산업은행 감동시킬까?

산은 관계자 "지원여부 아직 결정된 바 없어"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3.18 09:16:19

[프라임경제] GM대우가 드디어 산업은행에 '공개 연애편지'를 보냈다.

산업은행에 1조원 긴급 지원을 요청했던 GM대우는 17일 드디어 임원 외 일반 사무직원 임금 삭감이라는 카드를 공표했다.

GM대우자동차 노조 역시 일반 사무직 직원들의 임금 10% 삭감안을 받아들이기로 해 이번 일이 성사됐다. 어려운 상황에 노조가 노조원 이익 보호만 고집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노사 모두가 공유하게 된 셈이다.

◆직원 이메일 내용, 언론에 신속히 알려진 배경은?

GM대우 회사측은 17일 오전  공지를 통해 오는 5월부터 사원부터 부장에 이르는 일반사무직원들의 임금을 평균 10% 삭감키로 했다.

기본급을 줄이는 등 인위적인 임근 삭감의 형태는 아니지만 관례화 된 시간외 수당을 줄이는 방법이다.

문제는 이런 '평사원 월급봉투'에까지 '칼을 대는' 방식은 국내 최초라고 알려졌다는 부분이다.

GM대우측이 이같은 '초유의 사건'을 만들고 이것이 사내 이메일망 밖으로 빠르게 알려진 것은, 산업은행이 제시한 자구노력안 제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공개적으로 충격요법을 병행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는 사정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지난 번 지식경제부 지원요청이나 산업은행 지원요청 당시에 일부 임원을 통해 "그렇게 어려운 상황은 아닌데"라는 여유를 조금은 보이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리말디 GM대우 사장, 신동아 3월호에 심히 충격?

대국민 호소라도 해야 할 정도로 사정이 급박해진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다만 아직 그 정도로 빈사 지경은 아니고, 다만 정부 당국과 산업은행에 적극적으로 회생 의지를 보여줘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풀이다.

이는 이윤호 지경부 장관이 최근 '신동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GM이 우리 나라에 진출해 있는 GM대우가 버릴 수 없는 핵심 자회사라는 확언이 있어야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공개하는 등 여론과 당국 입장이 '비우호적'으로 돌아가는 데 따른 압박감 때문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인천광역시에서 GM대우를 적극적으로 살리겠다고 나섰지만, GM대우차 사주기 운동을 폈다가 오히려 공정거래법 위반 논란 등으로 슬그머니 이야기를 접어 버리는 등 믿을 만한 구원군은 어디서도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도 GM대우가 평사원 임금 삭감이라는 극약 처방을 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다. 

◆인천광역시 '지못미 GM대우'

안상수 인천광역시장의 눈물겨운 노력조차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싱거운 결과로 끝난 이 상황에서, 이제 믿을 것은 산업은행 뿐이다. 그리고 그 산업은행은 아직 국책은행 면모를 벗지 못하고 있는 '민영화 추진 단계'다.

결국 당국에 최대한 잘 보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산업은행은 아직 GM대우의 이같은 애절한 행보에 큰 화답을 할 기색이 없다. 18일 아침, 산업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GM대우 지원 건에 대해서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것. 여운만 남겨 놓은 셈이다. 결국 앞으로 며칠간이 이번 평사원 임금 삭감이라는 극약 처방의 약효가 나타날 분수령인 만큼, 이번 일을 지켜보는 GM대우 간부들의 눈길은 온통 여의도 산업은행에 붙박혀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이런 특단의 조치에도 별무 소용으로 결론이 나는 경우, GM대우 간부들, 특히 그리말디 사장 등의 입지가 급격히 축소될 여지도 있는 점도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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